[진단] 본궤도 오른 보험사 디지털 전환···"독립 기술확보가 성공여부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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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본궤도 오른 보험사 디지털 전환···"독립 기술확보가 성공여부 좌우"
  • 윤덕제 기자
  • 승인 2021.02.22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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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보험사 조직개편은 디지털 부문 확대 개편에 방점
- 디지털 전환은 사업모델이 새로운 방식으로 변화하는 것...수요자 중심의 혁신 의미
-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은 자체 기술 개발 등 독립적 기술 확보가 관건
올해 많은 보험사들이 디지털 부문 조직개편을 확대하며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사진=삼성생명, 교보생명, 흥국생명]

 

"디지털 전환으로 소비자 편익을 위한 자유로운 경쟁 시장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빅테크 기업의 보험업 진출과 디지털손해보험사 설립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보험사들의 디지털 전환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독립적인 기술 확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기존 보험사들이 디지털 전환으로 인해 외부 기술과 데이터 의존성이 높아질 수 있는데, 이는 장기 사업모델 수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23일 녹색경제신문 취재 결과, 최근 보험산업에서는 빅테크 기업의 시장 진입이 가시화되면서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 화두로 급부상하고 있다. 

모바일 금융 플랫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삼성생명, DGB생명 등 기존 보험사와 업무 제휴를 맺고 보험 설계사 플랫폼 확장을 가속화했다.

지난해 12월말에는 또 다른 빅테크 기업인 카카오페이가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을 위한 예비인가를 신청해 올해 하반기 출범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국내 1호 디지털 손해보험사로 지난해 영업을 개시한 캐롯손해보험은 주력상품인 퍼마일자동차보험 가입 고객이 이달초 기준으로 12만명을 넘기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기존 보험사들도 디지털 전환에 그동안 소극적인 대응에 머물렀으나 올해는 최우선 경영전략으로 삼고 있으며, 소액단기보험회사의 진입장벽이 완화되는 등 금융당국의 규제개선 의지가 더해지면서 향후 보험산업의 디지털 전환은 더욱 속도감있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디지털 전환으로 인해 보험회사는 외부 기술과 데이터 의존성이 높아질 수 있는데, 이는 장기 사업모델 수립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보험회사는 자체 기술 개발 및 스타트업 투자 확대를 통해 독립적인 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자료=보험연구원]

 

김규동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산업의 디지털 전환은 기술을 이용해 단순히 보험회사의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것이 아니라, 전통적인 보험산업 모델을 혁신하는 것"이라며 "보험회사는 장기적 지속가능 성장을 위해 기술과 데이터가 외부 회사에 종속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보험사들은 신규 진입자와 시장 변화로 인한 위기의식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디지털 조직 정비와 확대 등 디지털 전환 투자도 점차 증대하고 있다.

이미 보험사들의 본질적 업무인 상품개발과 가격산출 과정에서는 고객정보를 디지털 방식으로 수집하고, 보장위험을 보다 세분화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자동차보험에서 운행거리 및 운전습관을 반영해 보험료를 할인하거나, 위험에 노출되는 때에만 보장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보험이 판매되고 있다. 또한 동일한 계약에 반복적으로 가입하는 경우, 가입절차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보험 개시와 종료를 편리하게 한 온-오프(On-off)형 여행자보험과 레저보험도 인기를 얻고 있다.

고객과 점점이 발생하는 상품판매와 보험금 청구는 고객의 편의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AI를 이용해 보험사기를 예측하거나 보험금 청구나 지급이 적절히 이뤄졌는지 평가하는 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하지만 자동차보험 안전운전할인특약의 경우, 시스템을 운영하는 외부 회사는 보험회사에 운전자의 안전운전 점수만 제공하고 운전습관 데이터를 공유하지 않는데, 이는 장기적으로 기술과 데이터 종속 현상으로 이어지고 보험사 장기 전략 수립에 장애가 될 수 있어 우려된다.

즉 외부 기술회사들의 기술적 우위와 플랫폼 경제의 성장으로 인해, 보험회사는 외부 기술 의존도와 외부 플랫폼과 결합된 형태의 보험상품 및 서비스 제공 가능성만 늘어날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에 보험사들은 보다 적극적인 디지털 전환 노력과 장기 전략 수립이 필요하며, 금융당국도 과거 전통적인 보험상품과 판매채널에 적합한 보험규제를 과감히 개선해 디지털 시대에 맞는 새로운 규제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빅테크 플랫폼의 시장 지배력 우위로 인한 독과점 구조 가능성에 대한 대책과 온라인 플랫폼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보험서비스들을 규제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또한 보험판매 과정에서 인공지능 및 로보어드바이저의 활용은 법규상 근거가 미비해 보험사들이 쉽게 적용하지 못하고 있어, 보험회사의 사후 책임하에 신속히 도입할 수 있는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

김 위원은 "현재 보험산업의 디지털 전환은 초기 단계이지만 보험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진행되고 있으며, 기존 보험회사와 새로운 진입자의 경쟁은 보험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다"며 "소비자 편익을 높일 수 있는 보험상품과 서비스가 다양하게 판매될 수 있도록 자유로운 경쟁이 가능한 시장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보험연구원]

 

 

윤덕제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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