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내에서 현대차 미등기임원과 현대모비스 미등기 임원직만 유지 예상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현대모비스 등기이사직도 내려놓으며 현대차그룹 경영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정 명예회장은 다음달 24일 열리는 현대모비스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정 명예회장의 현대모비스 사내이사 임기만료는 내년 3월이다. 하지만 정 회장은 이보다 1년 빨리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에게 그룹 총수 자리를 물려준 만큼 정 명예회장이 사내이사직을 유지하지 않고 다른 인물을 사내이사직으로 추가해 회사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지난 2월 현대차 이사회는 정 명예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하지 않았으며, 정 명예회장은 작년 3월엔 21년만에 이사회 의장직을 정의선 당시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에게 넘겨준바 있다.
이후 정 명예회장은 현대차 미등기임원과 현대모비스 등기이사직만 유지했으며, 작년 10월에는 그룹 회장직도 아들에게 물려주고 명예회장으로 추대됐다. 정 명예회장은 그룹내에서 현대차 미등기임원과 현대모비스 미등기 임원직만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2018년 9월 그룹 수석부회장을 맡으며 그룹 전반을 지휘해왔고, 2019년 3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대표이사에 올랐다. 2020년 10월 현대차그룹 회장으로 선임돼 3세 경영체제를 완성시켰다. 정 명예회장이 그룹 경영에서 손을 떼지만 앞으로도 정 회장은 정 명예회장을 찾아 그룹 전반의 중요한 사안에 대한 조언을 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1938년생인 정몽구 회장은 현대자동차그룹의 초대 회장이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함께 국내의 대표적인 재벌 총수 2세로 꼽히는 인물이다.
정 명예회장은 한국을 자동차 강국으로 만든 주인공이다. 그의 경영 능력에 대해서는 긍정적 평가가 지배적이다. 현대정공을 성공적으로 키워 아버지인 정주영 회장에게 인정받기도 했고, 현대차그룹을 재계 서열 2위로까지 끌어올렸다.
정 명예회장은 세계 자동차업계 5위 진입, 현대가 적통 계승, 고로 제철소 준공, 그리고 통합사옥 건립을 4대 숙원으로 삼았고 사실상 모두 달성했다. 이 중 앞의 3개는 달성했고 마지막 숙원인 통합사옥 건립이 진행 중이다.
지난 2016년 말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 사건규명으로 국회에 출석한 이후 그는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사실상 경영을 아들 정의선 부회장에게 맡겼다.
김국헌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