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림파마텍 LDS주사기 탄생 비화, 이재용 부회장의 전폭적 도움 있었다...삼성전자 등 그룹 차원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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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림파마텍 LDS주사기 탄생 비화, 이재용 부회장의 전폭적 도움 있었다...삼성전자 등 그룹 차원 지원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1.02.20 0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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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스마트공장팀 30여명, 밤낮없이 풍림파마텍 생산 지원
-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삼성바이오로직스, FDA 긴급 승인에 중요 역할
- 문 대통령 "삼성의 전방위적인 협력으로 우수한 제품의 양산을 이끌었다"

미국 FDA(식품의약국)의 긴급사용 승인을 받은 이른바 '쥐어짜는 K-주사기' 탄생 뒤엔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 

삼성그룹 차원에서 아이디어부터 제조 중소기업 발굴, 국내외 승인 절차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도왔다는 점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역할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은 지난해 3월 마스크 대란 당시에도 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53톤의 원료 도입하는 등 코로나19 방역에 큰 역할을 지속 수행하고 있다. 

20일 정부 및 업계에 따르면 풍림파마텍의 코로나19 백신용 'LDS(LowDeadSpace, 최소잔량주사) 주사기' 아이디어는 제약업계 시장을 주시하던 삼성에피스에서 나왔고 삼성전자가 스마트공장 체계를 지원해 곧바로 대량 양산 체계 구축에 나설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삼성은 자신의 공을 외부에 알리지 않았다. 삼성은 당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선고공판을 앞두고 언론플레이란 오해를 피하기 위해서 였다. 

또한 삼성은 문재인 대통령이 풍림파마텍 주사기 공장을 방문하며 축하하는 상황에서도 조용히 지켜만 봐야 했다. 

첨단 주사기 제조사 풍림파마텍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한 연구원의 설명을 듣고 있다. [KTV 유튜브영상 캡처]
첨단 주사기 제조사 풍림파마텍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한 연구원의 설명을 듣고 있다. [KTV 유튜브영상 캡처]

문 대통령은 지난 18일 전북 군산에 있는 풍림파마텍을 방문해 “정부는 충분한 물량의 백신과 주사기를 확보했고 예방접종 계획도 빈틈없이 마련했다”며 "삼성은 최소잔여형 주사기 수요가 늘어날 것을 먼저 예측했고, 풍림파마텍의 기술력을 인정해 생산라인의 자동화와 금형기술을 지원하는 등 전방위적인 협력으로 우수한 제품의 양산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조희민 풍림파마텍 대표와 김종호 삼성전자 스마트공장지원센터장,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 외에 백신주사기를 생산하고 있는 신아양행의 방상혁 대표, 두원메디텍의 서효석 대표도 참석했다. 

LDS주사기는 주사기에 남는 백신 잔량을 최소화하는 주사기다. 일반 주사기로는 백신 1병으로 5명을 접종할 수 있지만 LDS주사기로는 6명을 접종할 수 있다. 백신을 20% 증산하는 효과인 것이다.

LDS주사기 탄생 비화는 삼성에피스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생산에 적합한 업체로 풍림파마텍을 찾아냈다. 이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풍림파마텍에 LDS주사기 제작이 가능한지 먼저 연락했다. 

풍림파마텍은 처음엔 대기업과의 협업 경험이 적고 기술탈취를 염려해 거절했다.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삼성과 협력 필요성을 조율해 성사됐다. 풍림파마텍은 마침 제품 설계나 특허 등을 갖추고 있었다. 

이후 삼성전자는 구미·광주 협력사 공장을 통해 백신주사기 생산을 위한 시제품 금형 제작 지원에 나서 지난해 연말 연휴 기간 4일 만에 이를 마쳤다. 

삼성전자 스마트공장센터 소속 제조 전문가 30여명이  풍림파마텍에 파견돼 주사기 사출 생산성부터 자동화 조립, 원자재 구분관리, 물류 최적화 등 수주부터 출하까지 생산 공정 전 과정의 효율화를 도왔다. 풍림파마텍 주사기 라인의 생산성을 5배 향상시켰으며 주사기 자동조립 설비도 지원했다.

풍림파마텍 관계자는 한 매체에 “기술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삼성전자 관계자들께서 직접 라인에 들어와 설 명절에도 밤낮없이 함께 일했다”며 “삼성바이오에피스가 FDA에 제출할 서류를 함께 꼼꼼이 검토해주고, 삼성전자는 미국 현지에서 FDA 승인과 관련 특이사항이 없는지 실시간으로 내용을 공유해 시행착오를 줄여주었다”고 전했다.

풍림파마텍 LDS주사기는 한 달 만에 FDA 승인을 받았다. FDA 승인은 통상 수개월 이상이 걸리는데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 도움이 컸던 셈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스마트공장 전용대출 프로그램과 방역물품 패스트트랙 등 행정·자금 지원을 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풍림파마텍의 서류작업과 인허가 절차 등을 지원해 지난 1월 15일 식약처 승인을 이끌어냈다. 또 지난달 18일 미국 FDA에 승인신청을 한 뒤 이달 17일 승인을 받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제약업체들과 구축한 네트워크를 통해 FDA 긴급 승인을 도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화이자 백신 일부 물량이 국내 조기 도입되도록 하는 데에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풍림파마텍 LDS 주사기가 FDA 긴급사용 승인을 받으면 일부 물량을 화이자에 납품하는 조건이 달렸다는 것. 

삼성은 지난달 18일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실형 선고가 나온 이후에도 LDS 주사기의 FDA 승인을 위한 지원을 이어갔던 것은 국익을 위한 대승적 차원이라고 한다. 

한편, 풍림파마텍은 3월부터 월 2000만개 대량생산체제를 구축하고 국내외에 공급할 예정이다. 풍림파마텍은 세계 20여개 국으로부터 2억6000만 개 이상의 주사기 구매 요청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교도통신은 지난 18일 문 대통령이 한국 풍림파마텍을 방문한 소식을 전하며 일본 측이 주사기 약 8000만 개 구매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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