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안철수, 단일화 TV토론 '여유'...금태섭과 코로나19 방역·소상공인 보호·부동산 규제 완화 등 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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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안철수, 단일화 TV토론 '여유'...금태섭과 코로나19 방역·소상공인 보호·부동산 규제 완화 등 일치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1.02.18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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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 '문도리코 문재인 취임사'..."제가 2002년 대선 때 '기회의 균등, 과정의 공정, 약자의 보호' 말한 것"
- 금태섭 "자영업자 보호, 정기적으로 임대료 상당부분을 지원하는 데 서울시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
- "격조와 깊이가 있는 수준 높은 TV토론" "안철수가 토론에서 중량감있는 모습" 등 반응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3지대' 단일화 1대1 TV토론에서 전반적으로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안철수 대표와 금 전 의원은 18일 오후 채널A에서 생중계로 진행된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TV토론에 출연해 문재인 정부 4년을 실랄하게 비판하면서도 때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안 대표는 이날 토론에 앞서 과거 금 전 의원과의 인연을 들며 "애틋해서 공격을 못하겠네"라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 토론에서 공격은 전혀 하지 않았다. 

안 대표와 금 전 후보는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후보와 캠프 상황실장으로 함께 한 바 있다.

안 대표는 토론이 시작되자 "(문재인 정부는) 너무 불행하게도 실패했다"며 "이 정부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무능과 위선의 정부다. 무능의 대표적 사례는 지금 이 시간에도 체감하는 부동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위선의 예도 너무 많다. 본인들은 수십억 강남아파트를 사고 부동산 차익을 너무 많이 누리지만 서민한테는 강남에서 살 필요가 없다고 얘길 한다"며 "검찰총장 임명할 때는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라 했는데 실제로 비리 수사 과정에서 얼마나 탄압 있었나"라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현 정부의 인재를 보면 우리나라 전체 인재 풀에서 '우리 편'만, 그중 내가 만나본 사람만, 그중 내가 말 잘 듣는 사람만 인사한다"며 "결국은 무능하고 부패한 사람을 인사할 수밖에 없다. 정말 불행한 일이다. 앞으론 착한 척 하며 실제론 온갖 나쁜 짓을 하는 것이 이 정권 핵심 인사의 가장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좌), 금태섭 전 의원

또한 안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사에 대해 "제가 2002년 대선 때 '기회의 균등, 과정의 공정, 약자의 보호'에 대해 얘기했다. 그런데 지난 대선 문재인 정부 캠프에서 그걸 그대로 갖다 썼다"며 "갖다 쓴 건 좋지만 실행에 못 옮긴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전했다.

이어 "다른 여러 가지 저희 캠프에서 고민한 정책들을 많이 갖다 썼지만 표현만 갖다 쓰고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세간에선 '문도리코'(문재인 대통령+신도리코 사무기기 업체명)라는 별명까지 얻었다"고 꼬집었다.

안 대표와 금 전 의원은 이날 토론 주제였던 문재인 정부 4년 평가에 대해 한 목소리로 "무능과 위선의 정부"라고 질타했다. 반면 최종 단일화 파트너인 국민의힘에 대해 비판을 자제하며 협력과 통합의 대상으로 평가했다.

이날 토론은 정부 비판에 집중하며 기존 정치권의 설전보다는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하지만 금 전 의원은 안 대표의 소통 부족 문제 등을 거론하며 공격에도 나서며 한 때 긴장감이 조성됐다. 이에 안 대표는 시종일관 차분한 목소리로 여유있게 대응했다.

금 전 의원은 "국정을 운영하다보면 정책은 실패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신뢰"라며 "이 정부는 아무렇지 않게 말을 뒤집고 지속적으로 적을 만든다. 전 정권 탓, 야당 탓을 하다가 안 되면 검찰, 법원, 언론 탓을 한다. 자기들 빼고 다 문제라고 한다"고 힐난했다.

금 전 의원은 인사 문제에 대해 "상징적으로 조국 장관의 임명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마음에 빚진 사람들에게 자리를 주는 것이 특징"이라며 "자기편만 챙긴다. 황희 문체부 장관의 경우가 딱 부합한다. 전문성이 전혀 없다. 오직 대통령 측근이라는 이유로 발탁됐다. 뚜껑을 열어보니 도덕성이 엉망이었다"고 비판했다.

안 대표도 "문 정권은 도덕적인 기준을 갖추지 못하면 아예 추천하지 않겠다고 국민께 약속했다"며 "그런데 요즘 취임하고 있는 장관을 보라. 자기들이 약속한 기준에도 못 미치는 인사가 너무 많다. 그런데도 국회의 동의를 받지 않고 임명하는 인사가 전임 정권에 몇 배나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서울 미래 비전위원회 발족"...금태섭 "새로운 사람들이 도전해야 할 때"

두 후보는 취임 직후 추진할 정책을 묻는 질문에 코로나19 방역, 소상공인·자영업자 보호. 부동산 규제 완화 등에서 비슷한 정책을 내놨다.

안 대표는 우선 코로나19 방역과 부동산 문제를 꼽았다. 안 대표는 "큰 문제는 코로나19 방역이다. 저는 의사출신으로서 여러 이야기를 해왔고, 그게 늦었지만 중앙정부에서 하나씩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둘째로는 부동산 문제다. 우선 재개발·재건축 관련 비합리적인 부분에 대해 규제를 푸는 게 부동산 정상화의 시작"이라며 "이런 많은 일자리들이 없어지면서 생기는 민생경제 문제가 있다. 이런 문제 해결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동시에 이번 시장은 인수위원회 기간 없다. 서울 미래 비전위원회를 발족해 지난 9년간의 여러 정책을 평가하겠다"고 전했다.

금 전 원은 "이번 시장 임기는 1년이다. 코로나19 피해를 가장 강하게 받은 게 소상공인·자영업자"라며 "저는 무엇보다도 자영업자를 지키겠다. 저는 정기적으로 임대료 상당부분을 지원하는 데 서울시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 전 의원은 10년전 박원순 전 시장에게 후보직을 양보했던 안 전 대표의 과거를 겨냥하며 새 인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금 전 의원은 "안 후보가 10년 전에 새정치 들고 나왔다. 2011년 새정치를 들고 나와 2012년 대선을 치렀다"며 "2012년에 대선에 나선 사람이 2027년에 또 대선 나간다는 것을 비판하는것이 아니라 결과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유능하고 새로운 시각에서 여러 가지를 보고 새로운 사람들이 도전해야 할 때"라고 짚었다.

금태섭 SNS '클럽하우스' 관련 "함께 네티즌과 얘기할 용의 있냐"...안철수 "당연하다"

안 대표는 이에 "금 후보나 저나 사실 정치를 같은 시기에 시작했다. 새로운 사람이 필요하다 하면 금 후보도 10년 된 사람"이라며 "정치 10년을 하면서 포기하지 않고 개혁하겠다는 의지를 알 것이다. 금 후보가 민주당에서 고난받는 것을 보며 마음속으로 깊이 응원했다"고 응수했다.

안 대표는 금 전 의원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클럽하우스'를 언급하며 '저와 함께 네티즌과 얘기할 용의가 있냐'고 하자, "당연하다. 저도 클럽하우스 요청을 받아서 시간을 마련하는 중"이라며 화답했다.

두 후보는 서울시 ‘퀴어(성소수자) 퍼레이드’를 놓고 이견을 드러냈다.

금 전 의원은 "국회의원 시절 시청 앞에서 열리는 퀴어 퍼레이드에 참여했다"며 “거기 가보면 정말 부끄럽다. 미국 영국 등 주요국 대사들이 나와서 축제 분위기로 돌아다니는데,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한 명도 안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제3지대에서 단일화한 후보가 (당선돼) 퀴어 퍼레이드에 서울시장으로서 나가는 것은 작지만 중요한 변화”라며 자신과 마찬가지로 “퀴어 축제에 나갈 생각이 있느냐”고 안 대표에게 물었다.

안 대표는 “차별에 반대하는 건 당연하다. 개인들의 인권은 존중돼야 마땅하다”면서도 “그런데 또 자기의 인권뿐 아니라 타인의 인권도 굉장히 소중한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퀴어 축제를 예시로 들며 "그곳은 본인이 (퍼레이드를) 보겠다는 의지를 가진 분들이 본다”며 "퀴어 축제를 광화문에서 하게 되면, 거긴 자원해서 보려고 오는 분도 계시겠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또는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분들도 계시지 않나. 그런 것들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도 존중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금 전 의원은 토론 후 기자들과 만나 토론회 평가에 대한 질문에 "안 후보도 열심히 잘하셨다"면서도 "그러나 제가 좀 더 잘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자신했다.

안 대표는 "토론이라는 것이 특별하게 우열을 가리는 것이 아니다. 누가 더 진정성 있고 정직한가 그리고 누가 능력이 있고 실행에 옮길 수 있는가 그것이 중요한 것"이라며 "특별히 이견이 있는 부분이 많지 않았다. 오래 떨어져 있던 관계다 보니 오해하고 있던 부분들에 대해 설명하고 푸는 좋은 기회였다"고 답변했다.

안 대표는 토론 시작 후 다소 경직된 모습을 보였지만 이후 안정된 모습을 되찾았다. 금 전 의원은 때때로 미소보이기도 했지만 원고를 찾아보느라 허둥대는 모습도 보였다. 

토론 후 인터넷 등에는 두 사람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안 대표가 대체로 잘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홍준표 "안철수의 말 잘 하는 해설사보다 일 잘하는 해결사가 필요...기막힌 레토릭"

서울의 한 변호사는 "오늘 후보단일화 TV토론은 격조와 깊이가 있는 수준 높은 토론이었다"며 "부끄러움을 모르고 후보를 낸 민주당의 토론 수준이 단일화 TV토론의 반만 따라가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평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오늘 안철수 후보가 말한 서울시는 말 잘 하는 해설사보다 일 잘하는 해결사가 필요하다는 말은 기막힌 레토릭이었다"며 "지난 대선 때 토론하는 것을 보고 안초딩이라고 놀렸던 것 정중히 사과드린다. 결단력도 돋보이고 압축된 언어 사용능력은 대단한 진전이었다"고 호평했다.

전 세계일보 북경특파원 루킴 씨는 "안철수가 토론왕됐다"며 "안철수가 금태섭 품고 야권 단일화 완성하겠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경기도 용인시에 거주하는 이모씨는 "안철수 대표가 토론에서 중량감있는 모습을 보였다"며 "코로나19 의료봉사를 한 사람은 안철수 대표 뿐인데 그 얘기가 안나와 아쉬웠다"고 밝혔다. 

반면 '안철수 스토커'로 불리는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안 후보는 손해만 본 토론이었다. 시종일관 금 후보에게 밀리는 장면을 노출했다. 금 후보의 한판승”이라며 “다시는 TV 토론하지 마시라”고 기존 비판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네티즌들은 "큐어축제 우문현답하는 안철수 보고 완전 반함", "안철수의 토론은 네거티브가 아니라 상대에 대한 공감, 인정하는 방식이었으며 대의를 위해 금태섭도 함께 해달라는 진정성이 느껴졌다", "안철수가 실천력과 실력이 있어 보인다", "오늘의 핵심, 말 잘하는 해설사보다 일잘하는 해결사가 되고싶다는 안철수 정답이다", "금태섭 퀴어축제에 빵터졌다" 등 반응을 보였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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