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 사업본부의 핵심 부서 성과급을 역대 최대로 지급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삼성전자 생활가전 부서인 CE사업부보다 더 높은 비율을 지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H&A 사업본부의 성과급 지급률(기본급 기준)은 키친어플라이언스사업부(냉장고·식기세척기 등)와 리빙어플라이언스사업부(세탁기·건조기·스타일러 등)가 각각 750%로 정해졌다. 이는 역대 LG전자 성과급 사례 중 최고치다. H&A사업부는 네 곳이 있는데 나머지 에어솔루션사업부(에어컨 등)는 600%로, 부품솔루션사업부는 610%로 정해졌다. 

기본급의 750%는 연봉 기준으로 할 경우 연봉의 37.5%다. H&A사업부 네 곳을 평균으로 치면 기본급의 677%(연봉의 33.8%)지만 키친어플라이언스사업부(냉장고·식기세척기 등)와 리빙어플라이언스사업부의 비중이 높다. 

삼성전자는 CE사업부가 생활가전을 담당한다. 단 HE사업부로 TV부문을 따로 두고 있는 LG전자와 달리 TV 부문도 CE에 포함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29일 국내에 근무하는 임직원 10만여 명에게 성과급을 지급했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부문과 프리미엄 TV 판매가 호조를 보인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는 연봉의 50%를 성과급으로 지급받았지만 CE부문은 이보다 낮은 37%로 책정됐다. 

LG전자 H&A 사업부 내의 키친어플라이언스사업부와 리빙어플라이언스사업부가 37.5%를 받으며 삼성전자보다 0.5% 높은 지급비율이 적용되는 셈이다. 

코로나19로 소비자들의 위생,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스타일러, 건조기, 식기세척기 등 신가전의 판매 증가로 생활가전 사업을 이끄는 H&A 사업본부는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한 바 있다.

하지만 이는 생활가전 사업부 일부 부서의 얘기이며 다른 부서들의 성과급은 삼성전자보다 일반적으로 모두 낮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TV 부문인 VD사업부는 연봉의 50%를 지급받았지만 LG전자 TV부문인 HE사업부는 연봉의 10%에 불과하다. 

LG전자는 올해 성과급 책정에서 상당히 고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SK하이닉스로부터 성과급 논란이 재계에 거세게 불어닥치면서 성과급 지급을 두고 경영진 사이에서 고민이 컸다. 성과급 불똥이 LG전자에게도 미칠 수 있었기 때문이다. 

HA&사업본부 등에 사상최대의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결정했지만 제품 단위로 지급하다가 부서 안에서도 성과에 따라 차등지급하는 것으로 갑자기 바뀐 것을 두고 LG전자 직원들 사이에서 말이 많은 상황이다.  

H&A사업부만 보여주기 식으로 높은 성과급 비율을 정해 대대적으로 홍보했다는 비판까지 제기된다. 한편으로 LG전자가 핵심부서 사상최대 성과급을 통해 고심 끝에 직원들 기를 어느정도 살려줬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H&A 사업부 핵심부서의 경우 삼성전자 생활가전 사업부보다도 0.5%를 더 많이 지급한 것을 두고 LG전자가 삼성전자 성과급 비율을 염두에 두고 성과급을 결정했을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지급기준을 염두에 두고 LG전자가 H&A사업부의 성과급을 결정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H&A 일부 사업부서의 성과급 비율이 삼성전자 동일부서보다도 높지만 다른 부서들은 전반적으로 상당히 차이가 많이 난다. 일부 부서만 높게 성과급 비율을 책정하며 보여주기식이라는 비판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