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 앞다퉈 '실손보험청구서비스' 도입, 왜?···법안 미비에 소비자 불편만 커져
상태바
은행이 앞다퉈 '실손보험청구서비스' 도입, 왜?···법안 미비에 소비자 불편만 커져
  • 윤덕제 기자
  • 승인 2021.02.15 16: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실손보험 전산청구 수요 증가에 유료서비스 인기↑
- 의료정보 전송 플랫폼 등장하며 의료기관 및 관련업계 업무협약으로 서비스 확산
- 보험업계,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법안 통과 위한 구조적 문제 해결에 집중
실손보험 빠른청구 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이 늘고 있다[사진=우리은행, IBK기업은행 제공]

 

실손의료보험 가입자의 보험금 청구 간소화 요구가 커지는 가운데 관련 보험업법이 정비되지 않아 유료 서비스까지 이용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이에 보험업계는 실손의료보험 청구 간소화 관련 법안을 21대 국회에서 가장 시급하게 처리돼야 할 법안으로 지목하며, 올해는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개선방안 마련에 우선 순위를 두겠다고 밝혔다. 현재 21대 국회에는 관련 법안이 총 3건 발의된 상태다.

국내 실손보험 가입자는 3800만명에 이르며 치료 목적의 의료비를 포괄적으로 보장함에 따라 보험금 청구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등 국민생활과 밀접한 보험상품으로 이른바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린다.

하지만 현재 보험금 수령을 위해서는 병원이나 약국에서 진료비 영수증 등의 관련서류를 가입자가 직접 발급받아 보험회사에 제출해야 하는 등 큰 불편을 겪고 있어 보험금 청구 포기 사례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

보험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손해보험사 실손보험 보험금 청구 시 76%가 종이서류로 이뤄졌다.

이런 불편을 해소하고자 보험금 청구에 필요한 서류를 전자적 형태로 전송하고자 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것이 관련 개정법안의 골자다.

그동안 의료계 반발로 10년 이상 관련 법안은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는 가운데 간편 청구를 위한 서비스는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15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 21일 출시한 '실손보험 빠른청구 서비스'를 통해 2주만에 1200건의 보험금 청구가 이뤄졌다. 

이 서비스는 실손보험 가입자가 진단서 등 종이서류 없이도 모바일 뱅킹 앱(app)을 통해 간편하게 신청할 수 있다. 서비스 이용을 위해서는 우리은행의 해당 WON뱅킹에 로그인해야 하며, 세브란스병원, 성모병원 등 90여개 주요 대형병원을 이용한 경우 진단서, 영수증 등 별도의 종이서류를 발급받을 필요없이 WON뱅킹 내에서 보험금 청구가 가능하다. 제휴병원을 제외한 일반병원의 경우 증빙서류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보험금을 청구하면 된다.

IBK기업은행도 모바일 뱅킹 앱 i-ONE뱅크에서 종이서류 없이 간편하게 보험금 청구가 가능한 실손보험 빠른청구 서비스를 지난 5일 출시했다.

다만 대상고객은 삼성화재, 삼성생명, 현대해상, KB손보 등 11개 보험사의 실손보험 가입자이며, 중앙대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약 80여개 제휴병원 이용 고객은 i-ONE뱅크에서 주민등록번호만 입력하면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 비제휴병원의 경우는 증빙서류를 발급받아 촬영한 이미지를 첨부해야 가능하다.

앞서 지난해 2월 신한은행은 모바일 뱅킹 앱 쏠(SOL)을 통해 실손보험 빠른청구 서비스(의료비 돌려받기)를 시작해 1년간 2만5000건의 보험금 청구가 진행됐다.

해당 서비스는 삼성화재, NH농협손보, KB손보, 흥국화재, DB손보, 메리츠화재, 한화손보, 롯데손보 등 8개 보험사의 실손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시작했다.

은행업계는 고객의 일상생활 속 불편함을 해소하고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비대면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향후 서비스 가능 보험사와 제휴 병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문제는 관련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면서 해당 서비스 이용에 비용 부담이 생긴다는 것이다. 제휴보험사 고객은 건 당 수수료에 대해 보험사가 부담하고 있지만 나머지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할 때는 소비자가 서비스 제공업체에 전송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보험연구원 조용운 연구위원은 "피보험자의 번거로움은 청구서 작성보다는 주로 종이증빙서류 발급에 기인하므로 종이서류 발급이 필요하지 않게 되는 청구간소화는 피보험자의 미청구를 줄일 수 있어 소비자 권익증진 및 자원이용 효율화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도 "실손보험 청구가 간소화되면 현재 수기입력의 전통적 업무처리 방식은 확실히 개선될 것"이라며 "소비자와 보험사 및 관련 이해당사자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제도적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윤덕제 기자  financial@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