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취재] 자동차 반도체 부족 사태, GM 등 글로벌 메이커 車생산 중단·감산...현대차 등 국내 업계 '위기감'
상태바
[심층 취재] 자동차 반도체 부족 사태, GM 등 글로벌 메이커 車생산 중단·감산...현대차 등 국내 업계 '위기감'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1.02.11 11: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GM 다음달 중순까지 50% 감산 조치 이어가기로
- 반도체 품귀 장기화하면 현대차 등 한국 업체도 영향 불가피
- 자동차산업협회, 국내 수급 차질 따른 완성차 업체 피해 대책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반도체를 제때 확보하지 못하는 일부 제조사들이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현대자동차와 기아, 쌍용자동차 등 국내 업체들은 2~3개월은 버틸 수 있지만 장기화에 따른 생산 차질도 예상돼 위기감이 감돈다.

10일 녹색경제신문이 입수한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의 '차량용 반도체 수급차질과 대응' 보고서에 따르면 대만 TSMC가 세계 공급량의 70%를 점유하는 차량 전력제어용 마이크로 콘트롤 유닛(MCU)의 공급지연이 확산되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공장 가동 중단 및 생산량 하향 조정이 확대되고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폭스바겐·토요타·GM 등이 반도체 공급차질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폭스바겐은 올해 1분기 중국 5만대 감산을 포함해 총 10만대 감산이 예상된다. 아우디는 생산 차질로 1만명 이상이 휴직하는 등 고용 위기로 확산하고 있다.

토요타는 중국·미국·일본 공장의 생산량 조정에 들어갔다. 또한 포드·르노·FCA·혼다·닛산 등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일시 생산 중단이 지속되는 양상이다.

특히 GM은 미국·캐나다·멕시코·한국의 일부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등 생산 차질이 확대되고 있다.

한국GM 부평공장 생산라인[사진 연합뉴스]

로이터통신은 9일(현지 시간)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에 따른 북미 지역 3개 공장의 감산 조치가 적어도 다음달 중순까지 연장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페어팩스, 캐나다 잉거솔, 멕시코 포토시 공장 등이 대상이다. 이들 공장은 이번주부터 공장을 가동하지 않고 있다. GM은 미국 웬츠빌과 멕시코 라모스아리스페 공장의 가동률도 낮추기로 했다.

한국GM도 감산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한국GM 부평2공장은 8일부터 가동률을 50%로 조정했다. 부평2공장은 말리부와 트랙스 등을 생산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 등 국내 업체들은 2~3개월 분량의 반도체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삼성과 쌍용차도 당분간은 수급차질에 따른 문제는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반도체 품귀현상이 장기화하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IHS마킷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수급차질은 올해 1분기에만 67만대가 예상된다. 

반도체 공급 차질이 오는 3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핵심 반도체 중 하나인 마이크로 컨트롤 유닛(MCU)은 지금 주문해도 26주가 지나야 납품 받을 수 있기 때문.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문제는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이 크다.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은 자동차 판매가 크게 줄어들 것에 대비해 반도체 주문량을 줄였고, 가전 및 정보기술(IT) 기업들은 비대면 문화 확산을 염두에 두고 주문을 늘렸다.

TSMC 등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들은 가전 및 IT제품에 들어가는 반도체부터 생산하기 시작했고, 차량용 반도체 생산은 뒤로 밀리게 됐다.

문제는 당장 해결이 힘들다는 것이다. TSMC 등 기존 업체 외 새로운 파운드리 업체를 발굴하려면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

정만기 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반도체 공급 차질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단기 물량 확보가 필수적"이라며 "정부가 TSMC의 증산 등을 대만 정부에 요청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수급 차질 장기화에 대비해 삼성전자와 DB하이텍 등 국내 파운드리 업체의 차량용 반도체 생산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며 "신규투자 인센티브 제공 및 세제 지원 등을 통해 이들 업체가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하도록 유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