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차, 애플카 협상 중단에도 "득 됐다"...미래차 전략 차질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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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차, 애플카 협상 중단에도 "득 됐다"...미래차 전략 차질 없어
  • 김명현 기자
  • 승인 2021.02.10 1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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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외신에 잇따라 언급되며 차세대 전기차 경쟁력 부각 효과
아이오닉5 출시 앞두고 글로벌 관심 제고 효과도
유진투자증권 "현대차그룹의 외부 협업은 보조 전략에 불과"

주식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애플카 호재가 사그라들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애플과 개발 협의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는 공식 입장을 내놔서다. 

해당 발표에 따른 '실망 매물'로 주가 하락이 불가피했지만 결과적으론 현대차그룹의 브랜드 이미지 강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했고, 향후 협상에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녹색경제신문 취재 결과, 지난 8일 현대차그룹이 공식 입장을 발표함에 따라 애플카 협력 기대감으로 상승했던 그룹 주가가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현대차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6.21% 떨어진 23만4000원에 장을 마감했고, 특히 기아는 전일 대비 15%가량 하락한 8만6300원으로 거래를 마치는 등 낙폭이 컸다. 

하지만 협상 중단에도 불구하고 현대차·기아차는 애플카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현대차·기아차가 애플의 유력한 협력 파트너로 주요 외신에 잇따라 거론되며 그룹의 자체 전기차 기술력이 부각되는 계기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애플카 이슈는 지난해 미국 수소차 업체 니콜라의 사기 논란으로 수소트럭을 최초 양산한 현대차의 경쟁력을 각인시켰던 일을 떠올리게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이 애플과 전기차 개발 협의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사진 연합뉴스]

실제 애플은 조건이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애플의 협업 조건을 충족하는 완성차 업체가 극소수인 이유다. 애플은 대량생산 체제와 전기차 전용 플랫폼, 높은 수준의 조립 완성도 등을 원하고 있다. 협업 대상 후보를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보유한 완성차로만 추려봐도 폭스바겐과 GM, 현대차그룹 정도로 좁혀진다. 

현대차그룹은 여기에 미국 공장을 비롯해 글로벌 현지화가 잘 구축돼 있고, 배터리와 IT 공급망 그리고 납품 단가 등의 측면에서도 매력적인 협업 상대란 평가다.

또한 애플카 협력설은 조만간 출시될 현대차그룹의 전용 전기차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리는 데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적용한 첫 모델 '아이오닉5' 출시를 앞두고 있다.

현대차, 기아 양재 사옥. [사진 현대차그룹]

일각에선 애플카 협업 중단이 오히려 잘 됐다고 보기도 한다. 현대차그룹이 공시에 '애플'의 사명을 직접적으로 거론하면서 애플의 악독한 비밀주의에 맞대응하여 향후 있을 비밀유지 압박을 크게 해소하는 기회가 됐다는 해석이다. 

증권가에서도 애플카 협상 중단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분위기다. 현대차의 미래차 전략에 차질이 없다는 얘기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 수소연료전지 브랜드 HTWO 등 독자 브랜드 전략을 통해 미래차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며 "현재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다수의 업체들과 다각도로 협력 관계 구축을 모색하고 있으나 이는 핵심 전략을 보완하기 위한 보조 전략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어 "현대차 아이오닉이 전기차 시장에서 성공한다면 애플과의 파트너십 체결에 굳이 연연할 필요가 없으며 실패한다면 파트너십을 체결하더라도 단순 하청업체에 불과한 관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애플의 고압적인 협상 방식에 현대차그룹이 불리한 조건으로 응할 이유가 없다. 장기적으로 막강한 경쟁자를 키우는 꼴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애플 인사이더는 투자은행 웨드부시 보고서를 인용해 애플이 상반기 중 애플카 파트너사를 공식 발표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유력 후보로는 현대차와 폭스바겐이 꼽혔다. 

김명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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