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여력 정체에 '외화보험'은 불티···생보사, 원금손실위험 등 소비자보호 대책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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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여력 정체에 '외화보험'은 불티···생보사, 원금손실위험 등 소비자보호 대책 서둘러야
  • 윤덕제 기자
  • 승인 2021.02.10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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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러수요 증가 등 외화자산 관심 고조에 외화보험 3년간 70% 이상 급성장
- 보험사의 신성장동력 확보 수요와 자산다양화 욕구의 소비자 니즈 맞아떨어져
- 불완전판매 가능성 증가 등에 대한 소비자 보호 대책 방안 마련 시급
저금리 장기화 등으로 인해 외화보험을 통한 수익률 개선을 기대하는 소비자 관심이 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최근 달러수요 증가 등으로 외화보험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저금리 장기화로 수익률 개선을 바라는 금융소비자의 기대와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골몰하는 보험사들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다만, 외화보험 판매과정 중 발생할 수 있는 소비자 보호 문제는 해결 과제로 떠올랐다.

외화보험은 보험료 납입과 보험금 및 해약환급금 지급 등이 외화로 이뤄지는 보험으로, 외화종신보험, 외화연금보험 등으로 구분된다. 기존에는 원화를 달러화로 변환하는 시스템 문제로 외국계 보험회사들이 주로 판매했으나, 투자자 관심이 커지면서 최근 국내 보험사들도 잇따라 뛰어들고 있는 추세다.

업계 1위 삼성생명은 지난해 11월 보험료와 보험금을 달러 기준으로 산정하는 '삼성 달러종신보험'을 내놨다. 이 상품은 보험료, 보험금, 해지환급금 등의 계약기준이 달러이며, 납입보험료는 납입기준 환율을 반영하기 때문에 매월 변동된다. 오는 4월에는 달러연금보험도 출시할 예정이다. 업계 2위 한화생명과 교보생명도 오는 4월을 목표로 관련 상품을 준비 중이다.

10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까지 생명보험회사의 외화보험 누적 판매량은 3조2000억원 수준으로, 최근 3년(2017년~2019년) 간 연평균 73.2% 증가했다. 지난 2017년 5355건, 3230억원의 판매량이 지난 2019년에는 7만8634건의 969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동안은 4만6011건, 7580억원 판매됐다. 전체 외화보험의 85% 가량은 저축성 외화보험이었으며, 개인 외화예금 적립금도 지난해 12월 기준 198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보였다.

하지만 외화보험은 계약자가 외화로 납입한 보험료를 만기 시 자국통화로 환전해 보험금을 받는 구조로, 환율변동에 따라 환차손이 발생할 수 있어, 불완전판매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 보다 외화보험시장이 발달한 일본과 대만의 소비자 보호 관련 제도개선사항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자료=보험연구원]

 

보험연구원 변헤원 연구위원에 따르면 일본의 경우 저금리 장가화와 자산분배 다양화 수요가 커지면서 지난 2016년 이후 외화보험 판매가 크게 증가했다. 

지난 2016년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정책 이후 일시납을 중심으로 외화보험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 일본 5대 생명보험회사의 지난 2018년 외화보험 판매액은 전년대비 5% 증가한 3조6000억 엔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화보험 판매 급증 후유증으로 관련 민원 역시 최근 8년(2012년~2019년) 동안 4.7배 늘었다. 제기된 민원의 67%는 판매과정 중 원금손실위험 등에 대한 설명이 불충분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일본에서는 외화보험 판매과정의 소비자 보호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개선 조치를 단행했다.

먼저 고령계약자 보호 조치의 일환으로 외화보험의 복잡한 구조와 위험을 고령자가 이해하기 쉽게 게약 체결 시 친족의 동석을 요구하고 본인의 의향에 따른 상품내용 여부 재확인 필요성을 지적했다. 또한 일본 생명보험협회는 지난 2019년 고령자를 위한 생명보험 서비스 가이드라인 재정을 통해 고객과의 분쟁을 사전에 방지하고자 조치했다.

보험모집인 자격시험 외에 외화보험 판매자격시험제도를 별도로 신설해, 상품설명 미흡에 다른 소비자의 불만해소와 상품 판매자의 역량을 높였다.

이외에도 고객의 투자경험, 보유자산 및 가입목적 등 고객성향을 파악한 후 외화보험 가입을 진해하도록 가입절차를 개선했으며, 공시제도도 손봤다.

대만 역시 외화보험 모집자격 시험을 도입하고, 판매과정에서 상품설명 의무를 강화하는 등의 자율운영규정을 제정했다. 이와 함께 대만의 금융감독위원회는 건전한 외화보험 사업 운영을 위해 판매자격 요건과 운영상 주의사항을 제공했다.

변 위원은 "최근 우리나라 외화보험시장 성장은 생명보험산업의 성장여력이 정체된 상황에서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보험회사의 니즈와 저금리 상황에서 자산을 다양화 하고자 하는 소비자의 욕구가 부합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외화보험 판매과정에서 원금손실위험에 대한 이해 부족 등 불완전판매가 발생할 수 있다"며 "외화보험이 소비자와 보험회사 모두에게 유용한 보험상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국내 상황에 적합한 정책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덕제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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