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잘 날 없는' 택배 업계 '산 너머 산'...대리점 '반발'에 추가인력 투입도 '시한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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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잘 날 없는' 택배 업계 '산 너머 산'...대리점 '반발'에 추가인력 투입도 '시한폭탄'
  • 윤대헌 기자
  • 승인 2021.02.05 18: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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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3사, 분류 인력 6000명 투입 완료
택배 대리점연합, 노사 합의 '무효' 주장
분류인력 추가 투입 및 비용 문제 '시한폭탄'

택배 3사(CJ대한통운,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가 택배노조와 약속한 택배 분류인력 6000명을 투입한 가운데, 택배 대리점연합이 택배 노조 합의는 '무효'라고 반발하고 나서 또 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5일 택배 업계에 따르면, 택배노조와의 합의에 따라 CJ대한통운은 4000명, 한진과 롯데글로벌로지스 각각 1000명씩 택배 분류인력을 투입했다.

앞서 택배노조는 이들 3사와 분류인력 투입 완료 시한을 이날로 정하고 지난달 29일 파업을 철회했다. 당시 택배 노사는 사회적 합의기구를 통한 실제 투입 현황 확인·조사와 5월까지 택배가격 논의 마무리 등에 합의했다.

지난 4일, 국내 4개 택배사 대리점 관계자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4일, 국내 4개 택배사 대리점 관계자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이번엔 택배대리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대리점연합회를 배제한 합의'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택배 4사 대리점연합회는 지난 4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29일 이뤄진 택배 노사 합의는 무효라고 주장했다.

대리점연합회 관계자는 "대리점연합회를 배제한 합의는 수용할 수 없고, 합의 무효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오는 17일 열리는 사회적 합의기구 2차 회의에 불참하고 집화를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택배대리점들이 '발끈'하고 나선 것은 이번에 투입된 분류인력의 비용 분담 때문이다.

택배사들은 회사와 대리점 간 분류인력 투입에 드는 비용을 5대5 정도로 분담하거나 우회적인 방법으로 비용 부담을 전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대리점들은 분류인력 비용을 전액 택배사가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택배사와 대리점은 갑을 관계다. 따라서 택배사가 소규모 자영업자인 대리점에 일방적으로 비용을 떠 넘겨도 '울며 겨자먹기'로 일감을 따올 수밖에 없다"며 "이같은 관행이 말끔하게 청산되지 않으면 택배업계의 분란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택배 4사 대리점은 총 4220여개로, 이 가운데 대리점연합회에 소속은 2180여 곳에 달한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택배사와 택배노조는 분류인력 6000명 투입에는 일단 합의했지만, 노조는 턱없이 부족한 인력이라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따라서 설 명절 전 급한 불은 껐지만 여전히 불씨는 남아 있다.

전국에 걸쳐 활동 중인 택배기사가 5만여명에 달해 이들의 불만을 잠재울 만한 인력 보충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여기에 택배기사에게 주어지는 택배가격 인상 문제도 풀어야 할 숙제다.

업계 관계자는 "택배사의 인력 보충과 택배가격 인상은 결국 택배비 인상으로 이어져 소비자 불만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노사가 조금씩 양보해 원만하게 해결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대헌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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