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애플, 중국서 잘 나간다는데…삼성전자는 왜 '미지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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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애플, 중국서 잘 나간다는데…삼성전자는 왜 '미지근'할까
  • 장경윤 기자
  • 승인 2021.02.05 15: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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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 아이폰12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4분기 중국 내 스마트폰 점유율 11%로 성장
- 삼성전자는 낮은 점유율로 '기타 업체'로 분류돼…2013년 점유율 20%대에서 지난해 1%대로 추락
- 프리미엄과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서 경쟁 업체에 밀려…부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도 여전
- 화웨이 공백 공략 위해 조기 출시·저가 전략 펼친 갤럭시S21은 호평

애플이 아이폰12의 인기에 힘입어 중국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중국 내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애플과 중국 업체들 사이에서 차별화된 전략을 찾아내는 것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해 4분기 중국 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11%로 전년 대비 6% 성장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애플이 지난해 말 선보인 자사의 첫 5G 스마트폰인 '아이폰12' 시리즈가 중국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같은 중국 기업으로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됐던 샤오미·오포·비보 등은 오히려 점유율이 감소했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전체적으로 침체를 겪으며 중국 업체들도 출하량이 떨어진 탓으로 풀이된다. 업체별 점유율은 비보가 18%, 오포가 16%, 샤오미가 10% 순이다. 각각 전년 대비 -22%, -26%, -15%의 역성장을 나타냈다.

중국 내 스마트폰 시장의 선두주자인 화웨이는 여전히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으나 그 비중은 지난해 2분기 46%에서 바로 다음 분기에 41.2%까지 떨어졌다. 미국 제재의 영향, 자회사 매각으로 인한 경쟁력 하락 등으로 향후 계속 입지가 줄어들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점유율 상위 5개 기업에 들지 못해 '기타 업체'에 분류됐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삼성전자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2%로 7위에 머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내 600달러(한화 약 68만원) 이상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지난해 상반기 기준 2.5%의 점유율로 5위에 머무르고 있다.

자료 :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

2013년만 해도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20%에 달했던 삼성전자가 이토록 부진을 면치 못하는 주요 원인에 대해 업계는 중국 내 삼성전자 브랜드의 명확한 포지셔닝 실패, 과거 이슈로 인한 브랜드 이미지 하락 등을 꼽는다.

먼저 지난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화웨이·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의 성장이 삼성전자에게 지속적인 위기로 다가왔다.

화웨이는 2015년 10%대의 점유율에서 2017년에는 21%까지 점유율을 늘렸으며, 2013년 7.9%의 점유율을 기록하던 샤오미는 2015년 18.6%의 점유율로 전성기를 맞았다. 이후에는 입지가 다소 좁아지기는 했으나, 2017년에는 12%대의 점유율을 꾸준히 유지했다.

반면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2015년 7.6%, 2016년 4.9%, 2017년에는 2.1%까지 추락했다. 특히 2017년 4분기는 1%대 마저 깨져 0.8%를 기록했다. 프리미엄 폰은 차별화 전략으로 중국 내 충성고객을 다수 확보한 애플에, 중저가 폰은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브랜드에 밀려 포지셔닝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지난 2016년 발생한 '갤럭시노트7' 폭발 사고도 중국 내 삼성전자 브랜드의 이미지를 크게 훼손하는 영향을 미쳤다. 당시 갤럭시노트7의 폭발 사고를 인지한 삼성전자는 전세계에서 리콜을 실시했는데, 중국 만은 리콜 대상 국가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중국의 삼성전자 직원들이 갤럭시노트7 폭발 사고에 대한 사죄의 의미로 소비자들에게 절을 올리기도 했으나 여론은 호전되지 않았다. 2017년 사드 배치 문제로 반한정서는 더욱 심화됐다.

2019년에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자국 업체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강화되며 삼성의 자리를 또 한번 위협했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 전체의 시장 점유율은 2018년 1분기 71.8%에서 다음해 동기 85.1%로 크게 상승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21 시리즈가 전시되어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중국 기업들의 득세 속에서 삼성전자는 갤럭시S10 출시로 중국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다만 점유율은 2019년 1분기 기준 1.1%로 여전히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었다. 2020년 출시된 갤럭시S20 시리즈도 판매 부진 속에서 중국 시장 내 판도를 바꾸지는 못했다.

물론 삼성전자에게도 반등의 기회는 있다. 중국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신형 스마트폰 '갤럭시S21' 시리즈는 중국 소비자들에게 적잖은 호평을 받고 있다.

매체들은 주로 "그간 고가 전략을 유지해 온 삼성전자가 갤럭시S21에서 최소 4999위안(한화 약 85만원)의 가격으로 변신을 시도했다", "가장 싼 기본 모델의 경우 공급 부족 현상이 발견된다"는 등 갤럭시S21의 저렴한 가격에 주목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대내외적인 이슈로 중국에서 낮은 점유율을 보여온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중국 시장을 포기한 것도 아니고 다양한 전략을 펼쳐 나가고 있으므로 상황을 계속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고 전했다.

장경윤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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