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취재] 빌라 매매 가격·거래량 상승…아파트 대체재? 위험도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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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취재] 빌라 매매 가격·거래량 상승…아파트 대체재? 위험도 커져
  • 이우호 기자
  • 승인 2021.02.03 1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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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 "공공 재개발 지역 빌라 투자는 노후도와 주민찬성률 잘 살펴봐야"
- 권리산정일과 주변 상가 이해따라 공공재개발 사업 엎어질 수 있어 과도한 투자 삼가야
흑석동 재개발 지역 [이우호 기자]
흑석동 재개발 지역 [이우호 기자]

"빌라도 이제 프리미엄 가격이 많이 붙고, 이미 매물은 씨가 마르고 있어요."
 
3일 서울 동작구 흑석동 A공인중개사 사무소 관계자는 "빌라 매물은 요즘 구경하기 힘들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A씨의 말대로 최근 빌라도 귀한 몸이 됐다. 서울 지역 빌라 전·월세 거래량은 소폭 감소했지만 매매량은 크게 증가한 것이 최근 주택 수요자들이 빌라를 아파트 대체재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대변한다. 

정부가 서울 주택 공급 늘리기 목적으로 공공재개발 활성화·역세권 고밀도개발 등에 나설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아파트 장만에 부담을 느낀 젊은 무주택자들이 상대적으로 금액 낮은 빌라 시장에 눈을 돌리면서 다세대·연립주택 인기가 치솟은 것으로 분석된다.

빌라 수요가 몰리면서 지난달 빌라 거래량이 아파트를 뛰어넘고 상승률도 10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부동산 플랫폼 '다방'이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 실거래 데이터 분석 결과, 2020년 12월 △단독(다가구) △다세대 △연립주택 전·월세 거래량은 총 1만4567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11월 1만4983건 대비 2.78% 감소한 수치이며 2020년 월별 거래량 중 최저치다.

반면 매매는 크게 늘었다. 빌라를 아파트처럼 생각하는 투자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작년 12월 매매량은 총 6209건으로 11월(5022건) 대비 23.64% 증가했다. 지역구별 거래량을 보면, 영등포구가 163건으로 전월 83건 대비 96.39%로 가장 크게 뛰었다. 이어 △강남구(86건→141건, 63.95%) △광진구(154건→249건, 61.69%) △종로구(77건→124건, 61.04%) 등 순으로 거래가 늘었다.

면적별 평균 매매가는 전용 85㎡를 기점으로 크게 올랐다. 전용 85~100㎡ 다세대·연립 주택 경우 평균 4억4997만원으로 전달 대비 33.81% 올랐고, 전용 100㎡ 이상 대형 평형도 동기간 15.67% 오름세를 보였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 투자자문센터 부장은 "집값 상승에 따른 젊은 세대의 빌라 매매 시장 진입도 수요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며 "부동산 시장이 언제나 지금 같지는 않으니 매매 시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국토교통부가 1월 서울 공공재개발 1차 후보지 여덟 곳을 발표한 이후 △종로 △영등포 △용산 등 밀집 지역 빌라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역세권 고밀도개발에 따라 역 근처 빌라에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공공재개발에 편승한 빌라인기 현상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공공재개발 지역 빌라 투자에 적잖은 리스크가 있기 때문이다. 상가 소유주와 신축 빌라 소유주가 사업 추진에 반대할 개연성이 높아 이로 인해 재개발사업 전망이 불투명할 수 있다.

신축 건물 소유자의 반대 이유는 권리산정일 때문이다. 재개발 지역에 신축한 다세대주택은 가구별 소유자에게 입주권을 갖지 못하는데, 이 시점을 권리산정일이라 부른다. 공공재개발은 2020년 9월21일(공모공고일)을 권리산정일로 규정했다. 이날 이후 지은 신축 건물 소유자는 모두 현금 청산 대상이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 부장은 "공공 재개발 지역 빌라 투자는 노후도와 주민찬성률을 잘 살펴봐야 한다"며 "권리산정일과 주변 상가 이해관계에 따라 얼마든지 공공재개발이 엎어질 수 있기 때문에 과도한 대출금으로 투자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이우호 기자  re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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