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취재] 전세물건 없고 전셋값은 폭등…'임대차 3법'만 원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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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취재] 전세물건 없고 전셋값은 폭등…'임대차 3법'만 원인일까?
  • 이우호 기자
  • 승인 2021.02.02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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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 전월세 전환 비율 높지 않아…전세 재계약 비중 높아짐에 따른 착시효과
- 경기불황·집값 상승 등 경제 요건 외 3기 신도시 전세 수요 폭등도 살펴봐야
2018년 1분기 대비 2020년 1분기 평균 전세 재계약 비용 [연합뉴스]
2018년 1분기 대비 2020년 1분기 평균 전세 재계약 비용 [연합뉴스]

서울 전세 매물 감소와 전셋값 상승을 부추긴 것은 임대차 3법 외에 다른 요인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대차 3법으로 인해 전세물건을 자취를 감췄다는 해석도 있지만 △전세 재계약 비중 증가 △허위매물 단속 강화 △수도권 3기 신도시 청약 대기자 급증 등 다른 요소도 입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2일 녹색경제신문 취재 결과,2020년 서울 아파트 전용 60㎡ 초과~85㎡이하 평균 전세 거래가격은 5억1859만원으로 2018년의 4억6512만원 보다 11.50%(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자료 기준)  뛰었다. 

전세값 논쟁 방아쇠를 당긴 것은 작년 7월 통과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다. 세입자 권리를 강화한 법안이다. 임대 기간 '2년(초기계약)+2년(연장계약)'을 보장하고, 이 기간에 임대료 상승률은 5%로 제한된다.

일각에선 다주택자 세금인상 정책과 임대차2법으로 집주인의 실질 소득이 줄어들어, 집주인이 전세물건을 거둬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임대차법으로 전세 거래가 감소할 수도 있지만, '재계약'으로 인한 신규계약 감소가 늘어난 점도 살펴봐야 한다는 주장도 최근 고개를 들고 있다. 전세 재계약은 전입신고를 생략하기에, 전체 전세 거래가 급격히 줄기보다는 재계약이 늘어난만큼 신규계약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2020년 12월 전월세 거래량 자료 [국토교통부]
2020년 월별 전국 월세 비중 [국토교통부]

또한 월세전환으로 전세 신규계약이 줄어든 것도 아니다. 실제 국토교통부 자료(2020년 12월 주택 매매거래량 및 전월세 거래량)에 따르면 월세 거래가 유의미하게 늘지 않았다. 작년 12월 전월세 거래량 중 월세 비중은 41.0%로 2019년의 동월(39.3%) 대비 1.7%p 증가했으며, 5년 평균(41.6%)과 비교해서는 오히려 0.6%p 감소했다.

다주택자들이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세 중과 등 오는 6월부터 시작될 세금폭탄을 피해서 그동안 전세 또는 월세를 놓았던 물건을 대거 증여로 돌린 것도 전세매물 감소와 전셋값 급등을 초래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매매 대비 증여 비중은 17.4%(상반기)에서 35.7%(하반기)로 급증했다. 

수도권 3기 신도시도 전세 매물이 자취를 감추는 데 한몫한 것으로 꼽힌다.

올해부터 사전청약을 접수하는 수도권 3기 신도시 청약 대기자가 급증하며 무주택 요건을 유지하기 위한 전세수요가 몰려 전세난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직방' 부동산 플랫폼 자료에 따르면, 경기도 하남시 아파트(3기 신도시 해당 지역) 전세 가격은 작년 13.3%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경기권 최대 상승률이다.

수도권 3기 신도시 입주 조건은 △3~5년 무주택 △청약저축 가입 △해당지역 거주 등 요건을 갖춰야 한다. '생애 최초 특별공급'은 세대 구성원 모두 주택 소유 사실이 단 한번도 없어야 한다.

조은영 SH 전세 주택 차장은 "임대차 3법이 작년 전세 시장에 악영향을 끼친 것은 사실이다"며 "다만 전세 재계약 비중 증가 등 긍정적 요소도 고려함과 동시에 정책 도입 혼란에 대한 보완책이 마련되는 시기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우호 기자  re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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