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네이버 '적과의 동침'...바짝 긴장한 유통업계
상태바
신세계-네이버 '적과의 동침'...바짝 긴장한 유통업계
  • 윤대헌 기자
  • 승인 2021.01.29 16: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온·오프라인 강자 상호협력에 시너지 극대 전망
쿠팡·11번가·롯데·현대 등 대비책 마련에 '비상' 

초거대 ‘유통공룡’ 탄생을 앞두고 관련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향후 상황에 따라 유통업계의 대규모 판도 변화가 예고되기 때문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지난 28일 양사 간 협력 방안 논의를 위해 조우했다.

이날 정용진 부회장은 경기도 분당 네이버 사옥을 방문해 이해진 GIO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양 대표는 유통과 온라인 비즈니스를 한다는 공통점이 있는 만큼 시너지를 낼 분야가 있는지 포괄적인 대화가 이뤄졌다고 신세계그룹 측은 밝혔다.

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 [사진=신세계그룹]
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 [사진=신세계그룹]

이번 만남으로 구체적인 방안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온·오프라인 강자 간 협의라는 점에서 업계는 주시하고 있다. 그만큼 유통업계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우선 신세계그룹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판로가 확대되는 점을 들 수 있다. 신세계그룹은 현재 백화점과 대형마트, 편의점 등 오프라인 중심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온라인 분야는 SSG닷컴 하나 뿐이다.

따라서 신세계그룹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등에 업을 경우 판로 확대는 물론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

온라인쇼핑에 약세를 보이고있는 신세계그룹은 현재 온라인쇼핑 1위의 네이버와 손잡으면 이커머스 강자인 쿠팡이나 이베이코리아를 능가할 수 있다. 게다가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에 임점된 38만명에 달하는 상인과도 거래가 가능해진다.

네이버는 콘텐츠 업체인 CJ ENM을 비롯해 빅히트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와 한류 콘텐츠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를 활용한 파급효과도 기대 이상이 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반면 네이버의 경우 직매입을 통해 물건을 판매하는 것이 아닌 거래 중개 업체인 만큼 신세계그룹의 다양한 상품 등을 대거 확보할 수 있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해 CJ그룹과 주식 맞교환을 진행한데 이어 지난 21일에는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과 온·오프라인 연계(O2O) 플랫폼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 제휴를 맺은 바 있다. 이는 온라인은 물론 오프라인에서도 사업 확장을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처럼 거대 공룡기업의 협업에 따른 파급효과로 인해 경쟁 업체는 대비책 마련에 고심하는 분위기다.

쿠팡은 해마다 사세를 더욱 확장하는 추세이고, 11번가는 최근 아마존과의 제휴를 통해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도 ‘발등의 불’이다. 가뜩이나 코로나19 상황에 오프라인 매장이 타격을 입고 있는 만큼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양사 간 협업은 경쟁 업체에게는 위협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신세계와 네이버가 협업에 들어가면 분명 국내 유통시장에는 큰 변화가 있을 것이다”라며 “롯데백화점 역시 지난해부터 온라인을 강화하는 등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하고 있는 이커머스 업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11번가 관계자는 “최근 온라인 시장의 확대와 더불어 관련 업계의 몸집 불리기가 가속화되고 있는 추세다”라며 “게다가 거대 기업인 이베이코리아가 매물로 나온 상황에서 이커머스 시장의 확대는 곧 규모의 싸움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신세계는 백화점과 마트 부문 전년 매출액이 20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네이버는 네이버 페이(간편결제) 거래액이 지난해 6조80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대헌 기자  market@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