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재계, 3월 주총 경영권 방어 '위기감'...금호석화 분쟁 '박 회장-조카 표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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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취재] 재계, 3월 주총 경영권 방어 '위기감'...금호석화 분쟁 '박 회장-조카 표대결'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1.01.28 13: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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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경련, 개정상법 설명회서 예고...사후 분쟁가능성 방지 노력 당부
- 박찬구 회장, 조카와 분쟁 예고...감사위원 선출 표대결 전망

올해 3월 주주총회를 앞둔 기업들이 상법개정안에 부담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헤지펀드와 우리사주조합 등 외부로부터 기업지배구조 간섭을 받을 경우 경영권 방어가 어려울 것이란 우려 때문에 위기감이 감돈다.

금호석유화학의 경우 이미 경영권 분쟁 조짐이 일고 있다.

김지평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28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개정 상법 대응을 위한 기업 설명회'에서 “이번 개정 상법 중 특히 다중대표소송과 감사위원 분리선출이 기업들에게 중요할 것”이라며 “다중대표소송은 비상장 자회사 임원도 대표소송의 대상이 되는 만큼, 계열사 경영진의 의무 위반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통과된 상법개정안은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감사위원 분리선출 ▲대주주 의결권 3% 제한 강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앞서 지난해 1월에는 사외이사 자격요건을 강화하고 사업보고서 사전 공시 등을 담은 상법 시행령이 개정된 바 있다.

따라서 주총을 준비하는 기업들의 어려움이 크게 늘었다. 사업보고서의 경우 이전까지는 주총 전에 사업개요만 공표하면 됐으나, 이제는 주총 1주일 전에 사업보고서 전체를 공표해야 한다.

또한 오는 3월 임기 만료되는 감사위원은 이번에 분리 선출해야 한다. 주주들의 폭 넒은 지지를 얻을 수 있는 감사위원 후보도 미리 확보해야 한다.

감사·감사위원 선임시 전자투표제를 도입한 기업은 의사정족수 폐지가 가능한 만큼, 주총 전에 이사회 결의를 거쳐 전자투표제 도입 여부도 결정해야 한다.

김 변호사는 "상장회사의 계열사 간 거래, 합병·분할 등의 조직 변경, 기업 지배구조 변경 등과 관련 추후 이사의 책임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위험 예방 전략을 구축하고 준법통제시스템이 확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감사위원 분리선출 제도를 활용해 헤지펀드들이나 우리사주조합 등 다양한 소수주주들이 주주권 행사나 주주제안을 활발히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소수주주권 행사 기준도 소수주주들에게 유리해진 만큼 기업들은 사후 분쟁 가능성을 미연에 방지하는데 신경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은 “연기금처럼 정부 입김을 강하게 받는 기관들이 기업 지배구조를 간섭하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며 “이렇게 기업 규제가 많아지면 기업들이 투자를 늘리거나 일자리를 만들기 어려워져서 결국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입법적 보완을 서둘러서 우리 기업들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경영권 방어 수단을 갖출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 [금호석화 제공]

한편,  11년 전 형과 경영권 분쟁을 겪었던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이 이번엔 다시 조카와 회사 경영권을 두고 다툴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오는 3월 열릴 주주총회에서 일부 사외이사·감사위원 선출을 둘러싸고 표 대결이 불거질 전망이다.

상법 개정안에 따라 박 회장과 박 회장의 아들 박준경 전무의 의결권이 제한되는 탓에 박철완 상무 우호세력이 지분을 얼마나 가졌는지에 따라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될 수 있다. 상법 개정안이 11년 만에 금호석화의 경영권 분쟁을 초래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박 상무는 전일 공시에서 "기존 대표 보고자(박 회장)와의 지분 공동 보유와 특수 관계를 해소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박 상무와 삼촌인 박 회장과 특별관계인으로 묶여 있었는데 이를 풀고 개인 최대주주로 있겠다는 것이다.

박 상무는 "주주로서 이사·감사를 선임·해임하거나 회사 정관 변경·합병 등 관련 법령에 따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고 전했다.

박 상무는 고(故)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아들로 이 회사 지분 10%를 갖고 있다. 박 회장(6.7%), 사촌인 박 전무(7.2%)보다 많다. 전일 박 상무가 회사 측에 보낸 주주제안서에는 이사교체 등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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