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갈 길 먼 공공재개발…흑석 2구역 흔들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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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갈 길 먼 공공재개발…흑석 2구역 흔들리나
  • 이우호 기자
  • 승인 2021.01.28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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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석 2구역 측 "용적율 분양가 등 국토부가 처음 제시한 조건과 많이 달라"
공공재정비 사업단 "국민 정서 고려필요…급격한 땅값 상승 안 돼"
'아크로' 고층 아파트와 흑석2구역 재개발 지역이 동시에 보이고 있다. [이우호 기자]
'아크로' 고층 아파트와 낡은 상가건물 등이 혼재되어 있는 흑석2구역 재개발 지역. [이우호 기자]

28일 찾은 서울 동작구 흑석동 흑석 2구역은 대낮임에도 찬바람만 불뿐 거리는 한적했다. 코로나 19로 인해 대학가에도 인적이 드물었고, 대학가와 이웃한 낡은 재개발 예정지역도 날씨 탓인지 거리를 거니는 인적이 드물었다. 

간혹 이곳 주민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다가가 재개발사업에 대해 어떻게 예상하느냐는 질문을 던지면, "나도 잘 모른다"거나 "어떻게 되겠지요" 등의 짧은 답만 돌아왔다.

재개발사업이 워낙 호흡이 긴 프로젝트여서 그런지 공재개발 등 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당근책에 특별한 반응이 보이지 않는다. 

흑석2구역 재개발 사업이 시작하기도 전에 흔들리는 모습이다. 

실제 이날 서울 동작구 흑석동 흑석2구역 재개발 추진위원회는 공공재개발 사업 추진을 포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흑석2구역 재개발 추진위원회에 따르면 용적률과 분양가 등 국토교통부가 제시한 공공재개발 조건이 추진위가 기대하는 수준과 크게 다르다는 것이 핵심 이유다.

국토교통부는 홍보자료를 통해 △용적률 120% 완화 △분양가상한제 면제 △고층 완화 같은 핵심 인센티브를 내놨다. 

SH 공공재개발 사업 책자 [이우호 기자]
SH 공공재개발 사업 책자 [이우호 기자]

추진위에 따르면 국토부는 주민설명회에서 용적률 600%(완화된 용적률 적용)보다 한참 못 미치는 450%를 제시했으며 일반 분양가를 3.3㎡당 약 3200만원으로 책정했다.

KB부동산 시세정보에 따르면, 흑석2구역 바로 옆 '아크로리버하임(2019년 12월 입주)'은 81㎡ 시세는 현재 1평 당 약 6000만원(1월22일 시세 기준)에 달한다. 

추진위는 1평당 약 4000만원대로 예상했지만, 현재 국토부가 제시한 가격은 분양가 상한제 적용 가격과 별반 다를 바 없다는 입장이다.

층수도 기존 35~40층으로 기존과 거의 차이가 없다는 주장이다. 공공재건축은 아파트 최고 층수를 50층까지 풀어주지만, 공공재개발은 최고 35층이다.

이진석 흑석2구역 재개발 추진위원회 대표 [이우호 기자]
이진식 흑석2구역 재개발 추진위원회 대표 [이우호 기자]

이진식 흑석2구역 재개발 추진위원회 대표는 “국토교통부가 처음에는 홍보 책자를 가리키며 용적률 120% 완화와 분향가 상한제 폐지를 강조해놓고, 주민들 설명회에서는 턱없이 낮은 조건을 제시했다"며 "그 당시 나눠준 기획안이 자기들 스스로도 논란이 될 거라 생각했는지, 다 걷어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런 식이면 차라리 기존에 추진해왔던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민간 재개발을 추진하는 게 낫다"며 "담당자들에게 설명해도 돌아오는 건 윗선에 보고드리겠다는 원론적 답변 뿐이다. 보여주기식 공급 정책 홍보에만 열을 올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승길 SH 공공재정비사업단 대리는 "주민 사전 설명회에서 홍보 책자를 설명할 당시, 여기 나온 내용은 인센티브 최대치이며 다 적용이 되진 않는다고 미리 말씀을 드렸다"며 "재개발 지역에 급격한 집값 상승은 국민 정서에 맞지 않아 정부는 다각적인 측면을 고려해야 하는 입장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기획안을 나눠주고 수거한 이유는 정해지지 않은 임시 안이기에 거둬들인 것뿐이다"며 "정부는 주변 스카이라인 등을 고려해 고층 완화를 한 것이며, 흑석2동 주민 요구와 주택공급이라는 본래 목적을 잘 조율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흑석2구역은 서울 한강 변 근처와 역세권에 있고 강남과 여의도에 접근이 좋아 재개발 지역으로 주목받아 왔다. 2종 일반주거지역(약 30%)과 준주거지역(상한 용적률 최대 500%)으로 이뤄져 있다.

이우호 기자  re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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