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 업계 최초 도입 '드라이브 스루'...점주·직원은 '대략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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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 업계 최초 도입 '드라이브 스루'...점주·직원은 '대략난감'
  • 김지우 기자
  • 승인 2021.01.25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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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근무자, 매장 밖으로 나가 물건 전달
불법 주정차·계산 지연·도난 등 뒷감당 우려
지난해 12월 CU는 편의점 업계 최초로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를 도입했다. [사진=BGF리테일]

CU가 편의점 업계 최초로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를 선보였다. 하지만 이를 위한 별도의 시스템을 마련하지 않은 채 운영에 들어가면서 주정차 위반 등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근무자 역시 업무 부담이 가중된다는 지적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지난해 12월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 서비스는 모빌리티 커머스 플랫폼 ‘오윈’ 앱을 통해 특정 점포를 지정해 미리 상품을 주문하고 결제한 후 차로 이동, 점포 앞에서 ‘점원 호출’ 기능을 통해 근무자에게 상품을 전달받는 방식이다.

드라이브 스루는 최근 유통업계에서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소비 선호에 따라 편리와 안전을 챙기는 서비스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교통법규 위반과 불법 주정차, 교통 정체, 보행자 안전시설 미흡 등의 민원도 함께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CU가 운영하고 있는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는 판매자나 소비자를 위한 시설이 따로 마련돼 있지 않다. 따라서 길가에 차량을 주정차하고 물품을 건네받아 불법주정차 등의 문제가 뒤따른다.

실제 CU 드라이브스루를 이용한 A씨는 "미리 주문하고 매장 앞에 도착해 몇 분간 기다렸지만, 근무자가 나오지 않아 결국 내려서 상품을 받아와야 했다"고 말했다. 

CU관계자는 "시설을 투자하는 게 최선이겠지만 DT시설을 갖춘 점포를 마련하기 위해 점포 휴업 등을 감수하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라며 "이 서비스는 기존 점포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추가적인 매출을 올리는 방안으로 마련됐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가맹점주가 드라이브스루 서비스를 신청을 하면 영업담당자가 점포 상황을 확인하고 승인한다"며 "주정차가 불가한 점포는 승인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불법주정차 문제 외에도 편의점 근무자들 사이에서는 '근무자를 고려하지 않은 채 수익 올리기에만 급급한 탁상공론 서비스'라는 볼멘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도 CU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루리웹 사이트 캡처]

편의점은 통상 한 명이 근무하는 경우가 많다. 물품 계산은 물론 진열, 검수, 청소 등 기본적인 매장관리가 주요 업무다. 최근에는 배달 서비스가 도입돼 물품을 챙겨 배달원에게 전달하는 업무가 추가됐다.

여기에 매장 밖으로 나와 고객에게 물품을 전달하는 일까지 맡게 되면 업무 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편의점 근무자 A씨는 "본사에서 고객의 편의를 위해 여러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할 일이 많이 늘어난 상태다"라며 "드라이브 스루 이용고객이 매장 바로 앞이 아닌 길 건너편에 차를 대고 호출을 누르면 어쩔 수 없이 갖다줘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근무자가 자리를 비우게 되면 계산 지연이나 도난 등의 우려도 뒤따른다.

따라서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가 원활하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한 매장당 최소 두 명 이상이 같은 시간에 근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CU 관계자는 "두 명이 동시에 근무하게 되면 그만큼 점주에게는 인건비 부담이 늘어나 정책상 규정하기 어렵다"며 "근무자들이 해당 서비스로 인해 불편한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몇 미터 이내에서만 호출이 가능하도록 하는 등 시스템 정교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는 평일 오전 7시(주말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별도의 수수료 없이 이용 가능하다. CU는 현재 서울 및 수도권에서 500여 점포에서 이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고, 올 상반기까지 전국 약 3000점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김지우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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