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신용융자 중단·금융당국 신용대출 규제 추진···빚투 제동 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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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신용융자 중단·금융당국 신용대출 규제 추진···빚투 제동 걸리나
  • 박소연 기자
  • 승인 2021.01.22 0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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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용거래융자 잔고 21조원···빚투 우려 확산
통화정책방향 비대면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한국은행 동영상 캡처]
통화정책방향 비대면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한국은행 동영상 캡처]

'빚투(빚내서 투자)' 우려에 증권사들이 신용융자 중단에 속속 나서고 있다. 금융당국은 고액 신용대출 규제를 추진할 계획이다. 빚투 열풍에 제동이 걸릴지 주목된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7일 처음으로 20조원를 넘어선 데 이어 지난 18일 21조3465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개인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에서 빌린 금액으로, 최근 급증세를 보임에 따라 빚투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양상이다. 

증가하는 반대매매 규모도 경고음을 내고 있다. 반대매매는 증권사의 돈을 빌려 매수한 주식(신용거래)의 가치가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거나, 외상거래로 산 주식(미수거래)에 대해 결제대금을 납입하지 못할 경우 증권사가 강제로 처분해 채권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지난 14일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금액은 387억원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 27일 이후 12년 2개월여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5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빚투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 총재는 "자산가격 상승이 실물경기, 소득 여건에 비춰볼 때 좀 빠르고 그 과정에서 차입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과도한 레버리지에 기반한 투자 확대는 혹시라도 예상치 못한 쇼크로 가격조정이 있을 경우에 투자자가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의 손실을 유발할 수 있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증권사들은 서둘러 신용대출 중단에 들어가는 모습이다. NH투자증권은 21일부터 신용거래융자 신규매수와 증권담보융자 신규대출을 일시 중단했다. 삼성증권은 22일부터 신용융자매수와 증권담보대출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20일부터 증권담보융자 신규대출을 중단했다. 

금융당국은 고액 신용대출 급증에 따라 고강도 규제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업무계획 발표를 통해 1분기 중 일정금액 이상의 신용대출에 대한 원금분할상환 의무화 등을 담은 '가계부채 관리 선진화 방안' 마련 계획을 밝혔다. 이는 고액 신용대출의 경우 원금과 이자를 매달 함께 갚는 방식을 의무화하겠다는 내용이다. 기존의 만기 일시 상환 방식으로는 매달 이자만 내고 원금은 만기에 갚으면 된다. 

증권업계와 금융당국의 움직임으로 대출이 상대적으로 어려워지며 무리한 빚투에는 다소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은 21일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영끌, 빚투'와 같은 성급하고 무리한 투자는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나 회장은 "자신에게 적합한 투자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판단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본인의 투자성향, 자금의 목적, 투자기간 등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투자대상에 대한 철저한 평가가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소연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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