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인터뷰 上] 기본소득당 창당 1주년...용혜인 "기본소득, 이슈화 넘어 실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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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인터뷰 上] 기본소득당 창당 1주년...용혜인 "기본소득, 이슈화 넘어 실현으로"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1.01.20 2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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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혜인 "지난해 원내 5개 정당과 기본소득 공론화법 발의...가장 큰 성과"
- "편견때문에 힘들지만 청년세대가 어떤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은지 보여줄 것...선의에 기댈수는 없어"
- "올해 기본소득탄소세, 토지기본소득법, 청년기본소득법 준비...4차 산업혁명 대비한 빅데이터기본소득법 개발 중"

21대 국회의원 300명중에서 가장 주목받지 못했으면서도 가장 눈부신 활약을 했던 한 사람은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다. 

1990년생인 용혜인 의원은 지난해 5월 국회에 입성해 지난 9개월 동안 4개의 기본소득 관련법안을 발의했다. 그리고 기본소득은 여야를 막론하고 이제 정치권의 가장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다. 

기본소득당은 지난해 1월 19일 창당했다. 기본소득당이 창당 1년만에 거둔 성과는 처음 예상과는 달리 놀랍다는 평가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기본소득당 상임대표는 신지혜 서울시장선거 후보가 맡고 있고, 용 의원은 원내대표를 맡고 있다. 

기본소득당 당사를 찾아가 본 사람이라면 한눈에 보더라도 얼마나 젊은 정당인지 한눈에 알아챌 수 있다. 실제로 이들의 평균나이는 24세다. 이들은 이나라 정치의 현재이면서 미래다. 

녹색경제는 창당기념일인 19일 여의도에 있는 기본소득당 당사를 찾아 용혜인 의원에게 지난 1년의 평가와 올해는 어떤 새로운 계획이 있는지 물었다...<<편집자 주>>

용혜인 의원이 인터뷰하는 모습 

▲창당 후 지난 1년간 많은 성과가 있었는데, 스스로 평가해 달라

작년 12월, 전국민적인 기본소득의 공론화를 위한 ‘기본소득 공론화법’을 발의했다. 많은 분들께서 ‘공론화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해주셨고, 많은 동료 국회의원분들도 취지에 공감하며 공동발의로 함께 해주셨다.

그 결과 21대 국회에서 기본소득의 공론화위원회를 통해 전국민적 공론화를 추진하는 법안이, 기본소득당과 함께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정의당, 열린민주당까지 총 5개 정당의 공동발의로 발의될 수 있었다. 지난해 원내 활동으로는 가장 큰 성과라고 본다. 

우리는 기본소득이라는 단일 의제로 창당한 '원 이슈 정당'이다. 그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실제로 증명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기본소득 의제화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지금은 여당의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물론이고, 제1야당인 국민의힘에서도 첫번째 정책으로 기본소득을 명문화했다. 적어도 기본소득이 정치권의 화두가 됐고 낯설지 않은 단어가 됐다. 시간이 많이 걸릴 수도 있었는데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으로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야만 하는 상황이 그런 점에서는 도움이 됐던 것 같다. 

물론, 이재명 지사를 제외한 여타 정치권의 '기본소득'은 실질적인 내용에서 기본소득과는 거리가 있는 것이 대부분이기는 하다. 그래도 9개월만에 여기까지 이르렀다. 

창당부터 지금까지 우리는 늘 불가능해 보이는 일들에 도전했고, 창당부터 원내진출 그리고 기본소득 의제화까지 이뤄냈다. 앞으로 남은 3년3개월 동안 우리는 더 멀리 갈 것이다. 

▲힘들었던 일들도 많았을 것 같은데

무엇보다도 여러가지의 편견이다. 기본소득당의 평균연령은 24세다. 경험이 없다는 이유겠지만 다른 정당들에게는 아주 기본적이고 쉬운 일도 우리에게는 정말 힘든 일들이 많다. 

예를 들면,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 가장 먼저 후보 등록을 마친 신지혜 상임대표는 같은 금액의 기탁금을 냈는데 시민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는 공평하지 않았다. 기존 언론들도 우리에게 공평한 기회를 주지 않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직접 시민들과 만나려고 하고 소통하고 싶은데, 코로나19로 그것도 어렵다. 

그렇다고 해서 좌절할 생각은 전혀 없다. 청년세대가 어떤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은지 보여줄 것이다. 청년들은 어떤 고민을 하는지 알게 하고 싶다. 기성세대의 선의에만 기댈 수는 없지 않나, 정치적인 투쟁이 필요하다면 할 것이다. 힘을 합쳐야 한다면 그것도 할 것이다. 

▲용 의원은 국회 기획재정분과 조세개혁소위 위원이기도 한데, 조세분야와 기본소득의 연관성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사실 조세개혁이 동반돼야 (지속가능한) 기본소득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조세가 공평하고 투명해야 기본소득 재원마련이 안정될 수 있고 지속가능한 제도로 정착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조세개혁소위에 있어보니 여러가지로 쉽지 않다. 우선 조세특례조항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을 매겨야 한다는 원칙이 바로 서야 하는데 큰 틀에서 조세개혁을 논의할 기회는 없고 이런 저런 경우에 대한 부분적 감세만 논의된다. 어떤 경우에는 기획재정부 관료분이 오히려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소득파악이 정확해야 세금도 정확하게 부과할 수 있을 텐데, 예를 들어 부동산 양도세 신고는 여전히 전산화가 안돼 수기로 신고한다. 지금이 21세기가 맞나 싶을 정도다. 

그리고 조세관련한 언급을 하면 같이 계신 의원분들께서 행여 증세와 관련한 발언이 아닌가 싶어 과민한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한국납세자연맹에서는 기본소득에도 과세하자는 입장이다. 그러면 선별과정이 없어도 소득에따른 세수환원으로 일정부분 소득재분배와 재원부담 경감효과가 있다는 주장인데, 어떤 입장이신지

현재는 기본소득에 대해서는 비과세하자는 입장이다. 정부에서 세차례 지급했던 재난지원금도 비과세다. 

하지만, 복지체계를 탄탄하게 하자는 취지라면 기본소득과세는 수용할 수 있는 문제다. 현재 비과세를 주장하는 이유는 처음에는 적은 금액으로 기본소득이 시작될 수 밖에 없고, 청년기본소득같은 범주형으로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비과세로 해야 그나마 실질적으로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올해 기본소득제 실현을 위해 준비하는 것들을 소개해 달라

올해 기본소득당은 3대 기본소득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1호법안으로 발의과정을 진행중인 기본소득 탄소세법, 토지보유세 도입과 토지배당을 핵심으로 한 토지기본소득법, 청년들에게 조건없는 기본소득을 시작하기 위한 청년기본소득법을 준비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삶을 위해 탄소세 도입은 피할 수 없는 세계적 흐름이고 국가적 과제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에게 탄소세 도입 검토를 요청했고,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이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면서 정부가 본격적으로 탄소세 도입 검토를 시작하는 성과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기후위기를 극복하고 탄소배출량을 감축하면서도 탄소세는 부익부빈익빈을 가속하는 역진성을 갖고 있어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기본소득’과 연동된 기본소득 탄소세 도입이 필요하다.

올해 저의 1호 법안으로 동료 의원님들 한분 한분 설득하고 있다. 기본소득 탄소세를 통해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시작점을 열겠다. 

최근 많은 우려를 낳고 있는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부동산 불패신화를 깨고 부동산 기대수입을 낮춰야 한다. 토지는 우리 모두의 ‘공유재’임을 전제로, 토지에서 발생한 공유부(富)를 다시 모두의 몫으로 돌리는 토지보유세와 토지기본소득 도입해야 한다. 오는 3월 토지기본소득법 발의를 추진할 계획이다. 올해 두번째 법안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청년기본소득이다. 기본소득당은 줄곧 보편적인 기본소득 도입의 필요성을 이야기하며 모든 국민에게 매월 60만원의 기본소득을 실현하자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국민적 합의를 만들어내기 위한 범주형 기본소득 도입 모델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한데 ‘청년기본소득’이 바로 그것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시작한 ‘청년 기본소득’은 이미 전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제 경기도를 넘어 대한민국의 기본소득 정책으로서 청년기본소득을 시작하기 위한 청년기본소득법을 발의하려고 한다.

4차 산업혁명은 피할 수 없는 시대의 변화이며, 기본소득은 새로운 분배원칙으로서 가장 확실한 대안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새로운 부가가치의 원천인 빅데이터, 빅데이터 형성에 기여하는 플랫폼기업 뿐만 아니라, 이용자들간의 새로운 분배 원칙을 마련하는 것 역시 올해 정치권에서 놓치지 말아야 하는 과제다.

‘빅데이터’라는 공유부(富)의 공유지분권을 설정하고 빅데이터에서 창출되는 부가가치에 대한 분배의 원칙을 기본소득당이 개발할 것이다.

신지혜 상임대표(좌측)과 용혜인 원내대표 

下편에서는 신지혜 기본소득당 상임대표 겸 서울시장선거 후보와의 문답으로 이어간다...<<편집자 주>>

<용혜인 의원은?>

1990년 생이다. 지난해 5월 21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기본소득당의 창당멤버이며 원내대표를 맡아 누구보다 활발한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다. 

 

 

김의철 기자  re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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