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영업환경 악화에 '제판(製販)분리' 유혹↑....판매자 전문성 강화 必
상태바
보험사, 영업환경 악화에 '제판(製販)분리' 유혹↑....판매자 전문성 강화 必
  • 윤덕제 기자
  • 승인 2021.01.08 16: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시장경쟁심화, 빅테크의 금융업진출, 금융상품 판매자책임 강화...제판분리 촉진
- 제판분리 확산 시 GA시장 경쟁 심화, 불완전판매 책임문제 공백 우려
- 판매자 책임문제 및 상품판매회사 영업행위 규제 등의 사전 검토 필요
판매조직 분사를 공식화한 한화생명과 미래에셋생명[사진=각사 제공]

 

최근 보험업계는 장기간 지속된 수익성 저하와 비용관리 압박을 벗어나기 위해 판매조직 분사를 통한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제판분리로 경영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상품·서비스 경쟁력 강화와 판매자전문성 확보가 관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한, 향후 GA시장 경쟁 심화에 따른 불완전판매에 대한 배상책임능력 확보 등 실효성 있는 제재조치 마련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8일 보험연구원 김동겸 연구위원은 '보험산업 제판분리 논의 배경과 향후 과제' 보고서에서 "최근 보험회사의 전속영업조직 분리 검토는 보험영업 환경변화와 보험모집 관련 제도 변화에 기초하고 있다"며 "제판분리를 통해 보험회사 경영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추가 비용분석에 기초한 영업조직 운영전략을 마련해야 하며, 우선 상품 및 서비스 경쟁력 강화와 판매자전문성 확보가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최근 일부 보험회사를 중심으로 한 제판분리 추진은 급격한 영업환경 변화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보험영업 시장주도권이 공급자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변화하는 가운데 모집수수료 체계 변화, 설계사에 대한 고용보험 도입, 산재보험 확대 적용 및 빅테크기업의 금융업 진출도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기존 보험사들의 영업활동 기반인 전속설계사의 반복적 이탈로 영업조직 유지가 어려워지면서 판매자회사 설립이 영업통제권을 확보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으로 부각했다는 것이다.

제판(製販)분리는 상품·서비스의 제조와 판매 과정 분리를 의미한다. 국내의 경우 보험상품 판매 과정에서 법인보험대리점(GA), 은행(방카슈랑스채널), 카드회사 등 비전속채널을 활용하고 있어 제판분리가 어느 정도 진행됐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과거 전속판매인력 규모가 시장점유율을 결정짓는 주된 요인이었으나 비전속영업조직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제조와 판매 기능을 개별적으로 수행할 완전분리 형태의 유인이 커졌다.

[자료=보험연구원]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생명보험업계의 설계사를 통한 전속영업조직의 매출비중은 지난 1995년 99.1%에서 2019년에는 49.0%로 감소한 반면, 방카슈랑스 등의 비전속영업조직 매출비중은 0.9%에서 51.0%로 크게 증가했다.

손해보험 역시 지난 2019년 기준 비전속영업조직을 통한 매출비중은 51.6%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9년 GA채널을 통한 개인보험 매출비중이 75%를 넘는 손보사도 3개사이다.

보험상품과 판매조직의 분리, 일명 '제판(製販)분리'는 이미 보험 선진국에서 활성화돼 있다. 영업조직 분사로 보험회사는 혁신상품 개발과 고객서비스 및 자산운용에 집중할 수 있을 뿐만 이나라 설계사 조직의 직접 운용에 따른 비용도 줄어드는 장점이 있다. 또한 판매채널 회사는 마케팅 인프라를 모아 소비자에게 여러 회사 상품을 비교 분석할 수 있어 소비자선택권을  넓혀준다.

[자료=보험연구원]

 

지난해 12월 미래에셋생명은 상품 및 서비스 중심의 미래형 보험사 체제 전환을 목표로 전속 판매채널을 우선 분리한다고 밝힌 데 이어, 한화생명은 영업조직 전문성 확보를 통한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물적분할 형태로 분사계획을 공식화했다. 또한 삼성화재의 삼성화재금융서비스 등 작년말 기준 10개 보험회사(생보 7개사, 손보 3개사)가 자회사형 GA를 운영 중이다.

다만 제판분리가 확산될 경우 GA 시장에서의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돼 GA의 불완전판매에 대한 배상책임능력 확보와 실효성 있는 제재조치는 앞으로의 과제가 될 전망이다.

김 연구위원은 "보험상품의 제조와 판매 기능 분화가 가속화될 경우 회사 간 상품 및 서비스 경쟁이 보다 치열해 이에 대비한 상품운영전략 마련이 요구된다"며 "소비자들도 다양하고 복잡한 상품에 대한 전문적 자문을 요구함에 따라 판매자 교육 강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감독당국은 보험산업 내 제판분리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불완전판매에 대한 판매자책임 문제 및 판매회사에 대한 영업행위 규제 등에 대한 정책적 검토도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윤덕제 기자  financial@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