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금융권 주요 뉴스] 코로나가 당긴 변화의 방아쇠, 보수적 금융산업 관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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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금융권 주요 뉴스] 코로나가 당긴 변화의 방아쇠, 보수적 금융산업 관통
  • 박종훈 기자
  • 승인 2020.12.30 0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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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권별 15개 주요 이슈 점검

 

(편집자 註) 전 세계적 전염병 확산이 처음 있는 일은 아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각 산업의 영향은 초유의 경험이었다. 보수적 성격의 금융산업 역시 변화를 가속해야 했다.

기존과 다른 사업, 소비자들의 니즈 충족, 그에 따라 바뀌는 규제에 몸을 맞추느라 다사다난했던 2020년 주요 금융권 뉴스를 꼽았다.

◆ 금융지주 회장 연임 행렬
◆ 디지털전문보험사 출범 등 '디지털 전환' 박차
◆ 환경·사회·지배구조, 시동 건 금융지주 ESG경영
◆ 현재진행형 라임사태, 은행도 책임 커
◆ 역대 최저 기준금리···가보지 않은 길

◆ 동학개미운동 들불···개인투자자 순매수 역대 최대규모
◆ 보험사 M&A 큰 손은 금융지주···더케이손보·푸르덴셜생명 인수
◆ 펀드사태, 초유의 전액배상···땅에 떨어진 소비자신뢰
◆ 공인인증서 폐지···드디어!
◆ 코로나19 반사이익으로 보험업 실적 '훈풍'
◆ 공모주 청약 열풍···'따상' 이어져
◆ 코스피 역대 최고치 경신···사상 첫 2800 돌파
◆ 실적 선방에도 2금융권 위축 지속
◆ 카카오그룹의 약진, 메기가 아니라 상어
◆ 비트코인 선두로 암호화폐 재점화


◆ 금융지주 회장 연임 행렬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을 필두로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윤종규 KB금융 회장 등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이 연이어 연임에 성공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신한은행 채용비리 사태와 관련해 재판 중이었지만, 2019년 12월 회추위서 단독 추천을 받았고, 올해 1월 1심 판결 이후 연임에 성공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도 DLF사태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금감원 중징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서울행정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며 3월 연임에 성공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9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뒤를 이어 3연임의 역사를 썼다. 우리파이낸셜, LIG손해보험, 현대증권, 푸르덴셜생명 등의 연이은 M&A로 지주 포트폴리오를 강화했으며, 신한금융·은행과 리딩뱅크 자리를 두고 경쟁 중이다.

한편 2021년까지 임기인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후임은 안갯속이다. 2인자로 손꼽히던 함영주 부회장 채용비리·사모펀드 사태 등으로 재판 중이라 거취가 불확실해진 것이다.


◆ 디지털전문보험사 출범 등 '디지털 전환' 박차

보험업계에 최근 5년 만에 신생사가 출범하면서 '디지털전업'을 선포한 가운데 올해 보험사들은 '디지털화의 전환'을 우선 과제로 실행했다.

국내 최초 디지털 전업 손보사를 표방하며 올해 초 영업을 개시한 캐롯손해보험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상품군으로 고객몰이에 나섰다. 

주력 상품인 실제 운행한 거리만큼 보험료를 납부하는, 이른바 '퍼마일(PER MILE)' 개념의 자동차보험을 국내에서 첫 선을 보이며, 출시 8개월 만에 계약건수 5만건을 달성했다.  

또한 하나금융이 인수한 더케이손해보험은 하나손해보험으로 간판을 바꿔달고 디지털 기반 종합 손보사로 새출발했다.

다수의 보험사들이 디지털 환경에 선제 대응하겠다는 목표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한화생명은 본사 사업본부의 과반이 넘는 60%가 디지털 및 신사업 영역으로 개편했고, 삼성생명은 미래경쟁력 확보를 위해 디지털사업부, 데이터전략팀을 확대 재편했다.

보험사들은 비대면 환경의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빅데이터·AI 등 디지털 금융으로 경쟁력 강화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 환경·사회·지배구조, 시동 건 금융지주 ESG경영

재무 수치만이 아니라, 미래 실적의 담보를 위해 각 금융그룹들은 ESG경영의 본격 행보에 나서고 있다.

신한금융은 ESG경영을 위해 전담부서를 설치하고, 신한퓨쳐스랩으로 스타트업 육성, 친환경 카드 출시, 신한생명과 오렌지 라이프의 보험상품 내 ESG펀드 라인업 확대 등 계열사 전반에서 ESG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KB금융그룹도 올해 초 전담부서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1월 그룹 내 사회공헌문화부를 ESG전략부로 개편했고 탈석탄 금융 선언, 20조원 규모의 ESG 관련 상품을 50조원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은 12월 18일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지주 경영지원본부 산하에 6명 규모의 ESG경영부를 신설했다. 우리은행은 지주사의 방침에 따라 홍보브랜드그룹을 브랜드ESG그룹으로 개편하고 산하에 13명 규모의 ESG기획부를 새롭게 만든다.

하나금융그룹은 2018년부터 환경 관련 지표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에너지 효율성을 증대하기 위한 환경경영 시스템을 도입했다. 2016년 CDP에 최초로 참여한 이래로 꾸준히 금융부문 '탄소경영 섹터 아너스'에 편입되며 올해 최초로 최고 등급인 A등급을 획득한 바 있다.


◆ 현재진행형 라임사태, 은행도 책임 커

피해 규모 1조6700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는 라임사태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특히 은행은 공모펀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일반인들에게 판매했다는 책임이 있다. 

게다가 고위험 상품임을 알리지 않은 불완전판매 정황도 드러나 과오가 더욱 무겁다.

은행권 전체 판매액은 34.5% 수준으로 알려졌는데, 우리 3577억원, 신한 2769억원, 하나 871억원, 부산 527억원, 경남 276억원, 농협 89억원, 기업 72억원, 산업 37억원 등 순이다.

금융감독원은 내년 2월 불완전판매 연루 신한·우리·하나·기업·산업·부산 등 6개 은행에 대한 제재심을 열고 징계에 들어갈 계획이다.


◆ 역대 최저 기준금리···가보지 않은 길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5월 28일 기준금리를 연 0.50%로 인하했다. 이는 사상 최저 수준.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으로 각국 중앙은행은 일제히 제로금리 수준으로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미 연준도 이보다 앞서 0~0.25% 수준으로 인하했다.

지금까지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해 금통위원들의 고민은 이후 공개된 의사록에서 엿볼 수 있다. 전통적 통화정책만으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타넘을 수 있을지 '실효하한'에 대한 고민이다.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병행된 유동성 공급으로 올해 증시는 뜨거웠다.

한국은행의 이와 같은 '완화정책'은 한 해 동안 지속됐다.


◆ 동학개미운동 들불···개인투자자 순매수 역대 최대 규모

올해 개인투자자는 코스피 사상 최고치 경신에 큰 역할을 했다. 

개인투자자는 올해 3월 외국인이 12조5550억원어치의 주식을 파는 데 맞서 11조1869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이에 동학농민운동에 빗댄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의 순매수는 올해 역대 최대규모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지난 22일까지 개인투자자의 주식시장 순매수금액은 65조4000억원으로 종전 최대치인 2018년 10조9000억원의 6배 규모였다. 

주식거래에서 개인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64.8%에서 76.2%로 11.4%p 늘었다.


◆ 보험사 M&A 큰 손은 금융지주···더케이손보·푸르덴셜생명 인수

금융지주사들이 다양한 수익원 확보를 위해 비은행 부문 강화를 본격화하면서 올 한해 보험회사 M&A에 적극적이었다. 

지난 2월 하나금융은 한국교직원공제회로부터 더케이손해보험 지분 70%를 인수했다. 교직원을 대상으로 자동차보험 판매를 주력으로 하고 있는 더케이손보는 지난 6월 하나손해보험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디지털 종합손해보험사로 새 출발했다. 금융업계는 하나금융이 2025년까지 그룹의 비은행 부문 이익 비중을 30%까지 확대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그 일환으로 더케이손보를 인수했다는 관측이다.

KB금융지주는 지난 4월 치열한 인수전 끝에 알짜 매물로 알려진 푸르덴셜생명을 품었다. 푸르덴셜생명 지분 100%를 약 2조2200억원에 인수하며 기존의 KB생명 만으로는 한계가 있던 그룹 내 생명보험부문의 영향력을 대폭 강화했다는 평가다. KB금융지주는 국내 최고 수준의 자본 적정성을 유지하고 있는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통해 은행 및 비은행을 아우르는 한층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그룹 내 손해보험 계열사가 없는 신한금융지주 역시 보험사 M&A에 가장 강력한 인수 후보자로 알려져 있다. 금융업계는 신한금융이 취약한 손해보험 부문의 추가 매물에 나타날 경우 언제든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펀드사태, 초유의 전액배상···땅에 떨어진 소비자신뢰

라임자산운용으로부터 시작된 환매중단 사태가 디스커버리, 옵티머스, 이탈리아헬스케어 등 잇따라 발생하며 금융소비자들의 신뢰는 땅에 떨어졌다.

금감원은 7월 라임자산운용의 무역금융펀드 플루토TF-1호 관련 분쟁조정신청에 대해 판매사에게 투자원금 전액 반환 결정을 내렸다. 이 역시 사상 초유의 사태.

분조위는 “판매자의 허위 투자정보 설명, 투자자성향 임의기재, 손실보전각서 작성 등으로 합리적인 투자판단 기회가 박탈된 점을 고려할 때 투자자에게 중과실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판매사에게 책임을 물었다. 향후 타 펀드사태와 관련해서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땅에 떨어진 신뢰회복을 위해 금융권은 자구노력을, 당국은 제도적 규율장치를 모색 중이다.


◆ 공인인증서 폐지···드디어!

20년 넘게 애물단지였던 공인인증서가 12월 10일부터 폐지되고 민간인증서와 함께 본격적인 서비스 경쟁이 시작됐다.

가장 논란이 되었던 부분은 역시 보안성이다. 빅테크의 도전을 앞두고 있는 은행권은 보안 문제를 구실로 외부 인증서 도입보다는 자체 인증서 출시를 검토하고 있는 눈치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작년 7월부터 KB모바일인증서를 출시해 계열사 앱에서 사용을 유도하기도 했다.

인증서 활용의 범용성 역시 숙제인데, 특히 지난 2018년 은행연합회가 출시한 뱅크사인의 이용이 정체돼 있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이용자 수와 범용성 등으로는 현재 통신 3사가 함께 출시한 패스가 독보적이며, 카카오·네이버 등의 추격이 계속되고 있다.


◆ 코로나19 반사이익으로 보험업 실적 '훈풍'

올해 보험사들은 코로나19 사태로 대면채널 부진에 따른 실적악화 우려가 컸으나 오히려 코로나19로 반사이익을 누린 것으로 요약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보험회사의 3분기 누계 당기순이익은 5조5747억원으로 전년 동기 5조2552억원 보다 3195억원(6.1%) 증가했다. 

생명보험사 3분기 누계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보다 3.1% 증가한 3조 1515억원, 손해보험사는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0.2% 늘어 2조423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보험회사의 당기순이익 증가는 저금리에 따른 투자영업이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보험영업손실이 개선된 데 기인했다.

생보사들의 저축성보험 영업실적 호조와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손보사들의 자동차·장기 손해율 하락이 보험영업손실을 줄였다는 분석이다.

다만, 코로나19 지속에 따른 영업여건 및 투자환경 악화 등으로 보험회사의 장기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의 동반 저하가 우려되는 상황으로 과도한 영업경쟁은 피하고 선제적인 자본확충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공모주 청약 열풍···'따상' 이어져

공모주 열풍이 강했던 한 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스팩을 제외한 지난 23일 종가 기준 올해 신규상장종목의 평균 주가상승률은 72.6%를 기록했다. 

양대 증시에서 IPO기업 공모금액은 지난 23일까지 상장기업 기준으로 5조9268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3조9749억원보다 2조원이 늘었고 2018년 2조9603억원 대비 약 2배로 증가했다.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등 '따상(공모가 2배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 소식도 이어졌다. 

지난 7월 상장한 SK바이오팜 청약에서 일반 투자자 청약증거금은 31조원을 기록했다. 카카오게임즈에는 58조6000억원,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에는 58조4000억원이 몰렸다.


◆ 코스피 역대 최고치 경신···사상 첫 2800 돌파

코스피는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3월 1457.64까지 내려갔다가 개인투자자 중심의 매수세 유입과 글로벌 경기부양책 등의 영향으로 지난 7월 전년말 수준을 회복했다. 

12월 24일에는 사상 처음으로 2800선을 돌파하는 등 지난 3월 대비 약 9개월 만에 2배 가까이 상승했다. 

코로나19 백신으로 인한 경제 회복 기대감과 풍부한 유동성 등이 증시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며 증권사들은 내년 코스피 전망치를 3000 이상으로 줄줄이 상향했다. 

다만 급등 피로감으로 인한 단기 조정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경기회복세 지연과 코로나19 확산세 지속 등은 위험 요인으로 지목된다. 


◆ 실적 선방에도 2금융권 위축 지속

카드사와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실적 선방에 성공했다. 그러나 표정은 밝지 않다. 경쟁은 심화되고 사업 수익성은 불투명하다.

신한·삼성·KB국민·현대·우리·하나·롯데·BC 등 8개 전업카드사의 올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조6842억원으로 전년대비 20% 이상 증가했다.

언택트 트렌드가 확산하며 카드사들의 전략은 변화해야 했다.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등에서 카드사들의 행보는 해외 선진국 사례 등과 비교해 봐도 신속한 대응이었다.

국내 79개 저축은행도 3분기 누적 순이익 1조203억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코로나19 지원을 위한 정부 조치로 인한 일시적 효과가 사라지면 당장 내년부터 건전성 악화가 우려된다.


◆ 카카오그룹의 약진, 메기가 아니라 상어

수많은 사용자를, 심지어 열혈 팬을 확보하고 있고 지불결제 시스템이 구축돼 있는 빅테크기업의 금융산업 도전이 가열차다.

2020년은 빅테크·핀테크의 도전과 전통 금융업의 수성이 지속 이슈였다.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기존보다 완화된 규제로 이미 금융산업에 뛰어들었단 평가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를 앞세운 카카오의 약진이 두드러질 수밖에 없었던 한해다. 올해 카카오는 3분기 처음으로 매출 1조원, 영업익 1000억원을 넘어섰다.

카카오뱅크는 3분기 당기순익 406억원을 기록하면 전년동기 58억에 비해 600% 증가했다. 고객 수는 1300만명을 돌파. 총 자산 25조원 규모다. 내년 하반기 IPO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 비트코인 선두로 암호화폐 재점화

지난 2017년 1만9800달러, 약 2200만원을 찍었던 비트코인은 급격히 폭락했다. 개당 4000달러 수준까지 떨어진 것.

한물 간 비트코인이 다시 불이 붙었다. 12월 17일 사상 처음으로 2만달러를 돌파하고, 27일에는 국내 거래소에서 장중 3000만원을 돌파하는 등 천정부지다.

과거 '코인열풍' 때는 개인투자자들의 관심과 지지를 받았던 것이 최근엔 달라졌다. 특히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이 주목할 만하다. 이는 안정적 투자자산으로 신뢰받기 시작했다는 시그널이다.

비트코인을 필두로 이더리움 등 타 암호화폐 가격도 상승 중. 향후 미래 통화로 각국이 CDBC에 대한 검토와 실험을 지속하는 가운데, 암호화폐의 미래는 지금보다 더 밝을 수 있다.

박종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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