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 '꿩대신 닭'...의류 매출 부진 '향수'로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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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 '꿩대신 닭'...의류 매출 부진 '향수'로 극복?
  • 박금재 기자
  • 승인 2020.12.23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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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직격탄에 향수로 매출 부진 '돌파'
젊은층 중심 인기몰이...향후 시장 확대 '청신호'
엑스니힐로 향수 이미지.
엑스니힐로 향수 이미지.

패션기업들이 '향수'를 미래 먹거리로 발굴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패션시장의 극심한 불황 타개는 물론 '패션과 향수'의 컬래버로 시너지를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향수시장 규모는 2013년 4408억원에서 2018년 5896억원까지 성장했다. 이는 연평균 6%의 성잘률로, 오는 2023년에는 6500억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특히 최근 마스크 착용의 일상화로 메이크업 부문 소비가 줄어든 점이 향수 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메이크업 대신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수단으로 향수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얘기다.

이에 국내 패션기업들이 최근 해외 향수 브랜드를 국내에 도입하거나 신규 향수 브랜드를 론칭하는 등 발빠른 대응에 나선 상태다.

우선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톰브라운'은 지난 22일 향수사업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톰브라운은 최근 BTS 등 셀럽들이 착용하면서 주목받은 패션 브랜드로, 향수사업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해 브랜딩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최근 프랑스 니치 향수 브랜드 '엑스니힐로'의 국내 판권을 확보해 서울 압구정동 갤러리아 명품관에 매장을 열었다. 엑스니힐로는 100㎖ 향수 한 병 가격이 40만~50만원에 달하는 고가 제품이다. 

이길한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스메틱부문 대표이사는 "엑스니힐로는 최근 글로벌 니치 향수 시장에서 가장 뜨겁게 떠오르고 있는 신생 브랜드로 국내에서도 마니아층이 형성돼 있다"며 "앞으로 니치 향수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신규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도입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또 자체 맞춤형 뷰티 브랜드 '로이비'를 선보이며 향과 관련된 제품 소비를 즐기는 MZ세대 공략에 나섰다. 로이비는 MZ세대 맞춤형 브랜드인 만큼 온라인 채널을 통해 판매될 예정이다.

'써스데이 아일랜드'를 운영하는 지엔코는 프리미엄 니치 향수 브랜드 '에타페'를 선보였다. 에타페는 MZ세대가 많이 이용하는 온라인 패션 플랫폼인 'W컨셉'에 입점, 젊은층 사로잡기에 주력하고 있다.

이처럼 패션기업들이 향수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것은 향수의 '높은 마진율'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니치 향수의 원가는 전체 향수 가격의 2~10%에 지나지 않는다"며 "니치 향수가 고가에 판매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를 통해 얻는 수익은 매우 높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패션 수요가 줄면서 각 기업들이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점도 향수시장 확대의 한 요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패션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남성복 시장은 올 상반기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13.9%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기업에서 속속 선보이고 있는 향수 브랜드들이 온라인 채널을 중심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향후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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