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카톡 메시지 'Be calm and strong(침착하고 강하게)' 입력 이유..."도전에 맞서 투쟁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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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카톡 메시지 'Be calm and strong(침착하고 강하게)' 입력 이유..."도전에 맞서 투쟁 의지"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0.12.13 0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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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밍웨이 명작 '노인과 바다'에 나오는 노인의 다짐 인용
- 윤석열 업무 복귀 후 "헌법정신과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해 최선 다할 것" 메시지와 상통
- 15일 징계위 '운명의 날' 사흘 앞두고 의지 표현
- 징계위에서 해임 등 징계를 받더라도 법적 대응 나설 듯

윤석열 검찰총장의 카카오톡 프로필 화면에 의미심장한 첫 문구가 올라왔다. 

"Be calm and strong(침착하고 강하게)."

13일 정계에 따르면 윤 총장의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프로필 화면은 그간 아무 문구 없이 사용해왔으나 12일 첫 문구가 입력돼 게시됐다. 윤 총장의 운명에 걸린 15일 2차 징계위원회를 사흘 앞둔 시점에서 스스로 다짐이라는 측면에서 그 의미에 관심이 모아진다.

일각에서는 "포기하지 않고 도전에 맞서 불굴의 투지로 싸워나가겠다"는 의지라는 평가가 나온다.

윤 총장의 카카오톡 프로필 속 사진은 지난 9월부터 한동훈 검사장 팬카페 회원이 그린 팬아트 그림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e calm and strong'이라는 문구는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명작 소설 '노인과 바다'에서 노인이 청새치와 끝임없는 사투를 벌이면서 내뱉는 말이다. '노인과 바다'는 헤밍웨이는 1954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는데 결정적 도움을 준 작품이다.

특히 이 소설의 주제는 '인생을 패배가 아닌 승리로 이끌기 위해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인간의 위대함'이라는 점에서 윤 총장의 현재 심정과 의지가 나타나 있다는 평가다.

윤석열 검찰총장 카카오톡 프로필 문구에 'Be calm and strong'이란 내용이 처음 등장했다

'노인과 바다'의 한 대목이다. 노인은 매일 바다로 나가 물고기를 잡는 게 일상이다. 그런데 84일 동안 한 마리도 잡지 못했다. 노인은 85일째 날 새벽에도 어김없이 다시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간다. 그날, 그는 거대한 청새치를 낚는다. 그러나 청새치는 쉽게 잡히지 않는다. 노인은 청새치의 심장을 찌를 수 있는 순간만을 기다린다. 그렇게 며칠 간 사투를 벌인다. 노인은 어부가 된 것을 후회할 정도로 몇 번이나 포기하고 싶었다. 그럴 때 마다 노인은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Be calm and strong, old man"이라고 다짐한다.

따라서 윤 총장의 프로필 문구에 "Be calm and strong"이 새롭게 등장한 것은 "지금은 힘이 들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도전에 맞서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라는 정계의 관측이다. 

이는 윤 총장이 헌법 가치와 법치주의를 지키겠다는 다짐의 표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윤 총장은 지난 1일 법원의 결정에 따라 업무에 복귀하면서 “우리(검찰) 구성원보다도 모든 분들에게 대한민국의 공직자로서 헌법정신과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한 맥락과 일맥상통한다. 

윤석열 검찰총장

윤 총장은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도 "검찰이 헌법 가치와 정치적 중립을 지키고 ‘공정하고 평등한 형사법 집행’을 통해 ‘국민의 검찰’이 되도록 다함께 노력합시다"라며 "저도 여러분의 정의로운 열정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습니다"라고 다짐했다. 

'노인과 바다'에서 유명한 문구에는 "But man is not made for defeat(인간은 패배하지 않는 존재다)"라는 말도 있다. 결국 윤 총장은 2차 징계위원회에서 자신을 징계하겠지만 포기하지 않고 법적 투쟁까지 포함해 싸우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셈이다. 

앞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윤 총장의 싸움을 '노인과 바다'의 한 장면에 비유했다. 진 전 교수는 지난 9일 한 매체의 칼럼에서 "노인이 항구를 돌아왔을 때 그 거대한 물고기는 상어 떼에 뜯어먹혀 앙상한 가시만 남은 상태였다"면서 "검찰 개혁이 지금 딱 그 꼴이 됐다. 살이 모두 뜯겨나간 채 달랑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하나 남았다. 앙상한 가시만 남은 그 물고기는 청와대 벽에 트로피로 걸려 각하의 개혁 위업을 후세에 전하는 데에 쓰일 예정"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필두로 더불어민주당, 청와대 등 여권은 징계위원회 이외에도 '윤 총장 찍어내기'에 집중하고 있다. 공수처 개정안 강행 처리 당시 민주당 일부에선 '윤 총장이 공수처 수사 대상 1호'라는 말도 나왔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윤 총장을 겨냥해 판사와 검사는 선거 출마 1년 전 사퇴하도록 하는 소위 '윤석열 출마금지법'도 발의했다.

윤 총장 측은 해임 등 어떤 징계 처분이 나오든 곧바로 행정소송과 효력 집행정지 신청 등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 확실시된다. 윤 총장은 '검찰총장 직을 지켜 검찰 조직과 공정한 수사를 지켜내는 것'이 절체절명의 과제라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윤 총장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할 경우 대권주자 1위로서 정치적 선택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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