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넘기는 '배터리 소송'…발 묶인 LG-SK '합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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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넘기는 '배터리 소송'…발 묶인 LG-SK '합의' 가능성
  • 서창완 기자
  • 승인 2020.12.11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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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판결 세 차례 연기… 미국 ITC 결정에 해석 분분
코로나19 영향 vs 미국 정치 사정·완성차 업계 이해관계 고려
LG화학 본사가 위치한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위)와 SK이노베이션 본사가 있는 종로구 서린동 SK빌딩 [사진=연합뉴스]
LG화학 본사가 위치한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위)와 SK이노베이션 본사가 있는 종로구 서린동 SK빌딩 [사진=연합뉴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 최종 판결이 해를 넘기게 됐다. 세 번째 연기로 미국 내 코로나19 상황이 크게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두 달 연기에도 '합의'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양사 입장이 크게 바뀌지 않아서다. 오히려 합의금 차이를 좁히려면 '공신력 있는 결과'가 필요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종 판결 결정이 '합의 급물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미국 ITC는 지난 10일로 예정됐던 최종 판결 일정을 내년 2월 10일로 연기했다. 지난 10월 5일에서 10월 26일, 12월 10일로 연기된 데 이은 3번째 연기 결정이다. ITC는 최종 판결 연기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연기 결정의 표면적 이유는 미국 내 코로나19 상황이다. 미국은 이미 1530만명 넘는 확진자가 발생했을 정도로 내부 상황이 좋지 않다. 이례적 판결 연기 결정에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현지 상황이 반영됐을 거라는 관측이다. 실제로 미국 ITC는 올해만 50건 이상되는 소송 건을 연기했다.

반면 미국 ITC의 계속된 연기 결정에 의미를 부여하는 해석도 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시기 등 정치 상황을 고려한 전략적 결정이라는 분석이다. 포드와 폭스바겐이 소송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점도 미국 ITC가 최종 판결 결정을 내리는 데 부담이었을 거라는 관측이다.

실제 미국 ITC가 최종 판결에서 SK이노베이션의 패소 판결을 내릴 경우 이들 완성차 업체들도 피해를 볼 수 있다. 미국 내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와 필요한 부품 수입 금지 조치가 내려지면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기로 계약된 폭스바겐과 포드 등의 신형 자동차 전략에도 차질을 빚게 된다.

증권투자업계에서는 연기 결정을 분석하는 게 큰 의미가 없다고 보고 있다. 이해관계에 따라 유리한 쪽으로 해석할 뿐 합의 가능성에도 영향이 없다는 분석이 크다. 

증권투자업계 관계자는 "미국 내 코로나19로 4~5차례 연기된 소송 건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밝혀진 사실은 판결이 연기됐는 것 하나 뿐인데, 기간 연장과 양사 합의 가능성에는 개연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히려 '최종 판결' 결정이 빨리 내려지는 게 양사가 '합의'를 해나가는 데 도움이 될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양사 합의급 차이가 수조원에서 수백억 차이인데, 이를 좁히려면 잘잘못을 따질 결과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해석에는 완성차, 각국 정부 등 여러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양사가 최종 판결 이후 항소로 소송을 이끌고 가기 어렵게 됐을 거라는 상황 변화도 고려됐다.

또 다른 증권투자업계 관계자는 "최종 판결이 내려져야 누가 승리했는지, 귀책 사유가 누구에게 더 많은지를 명확히 알 수 있다"며 "이 결과가 있어야만 양사가 금액 조정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사 역시 연기를 놓고 약간의 해석차만 존재할 뿐 입장 차가 크게 바뀌지는 않은 모양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 외에 나오는 해석들은 SK이노베이션의 희망사항이 아닐까 싶다"며 "우리로서는 SK이노베이션이 진정성 있게 나올 경우 합의에 대해 고려해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ITC 연기 결정에는 차기 정부에서 밀고 있는 친환경 산업 등을 면밀하게 살펴보려는 의도가 있지 않나 싶다"면서 "양사가 현명하게 판단해 조속히 분쟁을 종료하고 사업 본연에 매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답변했다.

서창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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