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그후] 토스뱅크 설립 예비인가 1년 '이승건의 자신감', 카카오뱅크 뛰어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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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그후] 토스뱅크 설립 예비인가 1년 '이승건의 자신감', 카카오뱅크 뛰어넘을까
  • 황동현 기자
  • 승인 2020.12.1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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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스뱅크, "금융 소외 계층에 최적 금융 서비스 제공 목표" 기치
- 앞서 출범한 카카오뱅크, 조기 흑자전환으로 시중은행 위협 

지난해 12월, 모바일 금융 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주도하는 토스뱅크 컨소시엄이 제3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예비인가를 획득했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토스가 보유한 포괄적인 금융 데이터, 혁신상품 출시 경험, 압도적인 사용자 경험, 혁신적 조직 구조를 통해 혁신적 서비스 제공이 가능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토스뱅크의 출범으로 기존 시중은행은 물론 앞서 출범한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 사이의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토스뱅크는 인터넷 전문은행의 후발주자로 ‘절대강자’인 카카오뱅크를 뛰어넘을 수 있을지, 또 금융혁신을 이끌어 은행권의 경쟁력을 한단계 끌어올릴 수 있을 지 주목되고 있다. 

◆ 그날

토스뱅크 컨소시엄 케뱅,카뱅 이어 제3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예비인가 획득

2019년 12월 16일, 모바일 금융 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대표 이승건)가 주도하는 토스뱅크 컨소시엄이 제3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한 예비인가를 획득했다

토스뱅크는 최대 주주인 비바리퍼블리카가 지난 5년여간 핀테크 사업 운영을 통해 쌓아온 경험과 혁신성을 바탕으로 출범 준비에 나섰다. 하나은행, SC제일은행 등 시중은행과 한화투자증권, 웰컴저축은행 등 금융회사들이 주주로 참여해 자본 안정성을 크게 강화했다. 중소기업중앙회, 이랜드월드, 한국전자인증, 글로벌 투자사(VC) 등도 주주로 참여했다

토스뱅크는 금융 소외 계층에 최적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다. 전통 금융권에서 소외되어 온 중신용 개인 고객 및 소상공인(SOHO) 고객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박재민 비바리퍼블리카 사업총괄 이사가 제 3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 예비인가 신청서를 들고 있다
박재민 비바리퍼블리카 사업총괄 이사가 제 3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 예비인가 신청서를 들고 있다 (사진=토스 제공)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토스가 보유한 포괄적인 금융 데이터, 혁신상품 출시 경험, 압도적인 사용자 경험, 혁신적 조직 구조를 통해 기존의 은행이 할 수 없었던 서비스를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자신했다. 

토스뱅크는 저신용자나 금융이력이 부족한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대출 서비스로 'POS 대출'을 선보일 예정이다. 신용카드 할부 서비스 등을 제대로 이용하기 어려운 사람이 대상으로, 새로운 이커머스 무이자 할부 결제 서비스가 될 예정이다.

토스뱅크의 출범으로 기존 시중은행과의 경쟁과 더불어 인터넷 은행 사이의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까지 인터넷 은행 중 가장 성공한 모델로 꼽히는 카카오뱅크는 카카오톡이라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기반으로 친숙함과 간편함을 무기로 내세웠다.

 

◆ 그후

앞서 출범한 카뱅, 케뱅 본격 출범한지 3년···카카오뱅크 조기 흑자전환 시중은행 위협 

케이뱅크는 대주주 문제를 해결하고 시중은행과 본격적인 영업경쟁에 들어갔다. 카카오뱅크는 내년 상장을 목표로 흑자폭을 늘려가고 있다.    

하지만 시중은행들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신한은행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1조765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9763억원) 대비 10.7% 감소했다. 국민은행(1조8824억원, -6.2%), 우리은행(1조1590억원, -10.3%), 하나은행(1조6544억원, -7.6%), 농협은행(1.1155억원, -6.4%) 등 주요 시중은행들의 순이익이 적게는 6%, 많게는 10%대까지 줄어들었다.

시중은행들의 실적은 저금리 기조에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대손충당금을 늘린 게 가장 큰 원인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빅테크의 시장 영향력이 커지며 점유율을 점차 늘려간 것이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토스 홈페이지)

IT기술로 무장한 빅테크들은 금융시장에서 영역을 넓히며 순이익을 늘렸다. 인터넷은행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00억원 증가해 흑자 전환했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당초 예상보다 조기에 흑자로 전환했다. 3분기 순이익 406억원, 누적순이익은 859억원을 거둬 점차 흑자폭을 늘렸다. 

현재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은 이미 간편결제, 송금, 예적금, 대출, 펀드, 보험 등을 제공하고 있다. 포털사이트, 메신저 등을 기반으로 친숙한 브랜드 인지도를 내세워 금융소비자들에게 높은 접근성을 통해 공략한 것이다. 게다가 풍부한 빅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금융서비스, 포털 기능을 살린 광고 등으로 금융 창구를 확보하고 있다.

빅테크를 통한 대출도 급증하고 있다. 실제 한국은행 금융시장 통계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말 인터넷은행 대출액은 18조60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1% 급증한 반면, 같은 기간 일반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8.4%에 그쳤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총대출로 보면 국내은행 비중은 68%로 2010년 말 62.8%에 비해 감소했다. 여전히 높은 비중이기는 하지만, 대출이 더 줄어들 경우 수익성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내년에는 은행산업이 빅테크, 핀테크 등의 거센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은행 플랫폼의 개방성을 높이고 디지털 채널의 만족도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내 최대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는 내년께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 추진을 결의했다. 카카오페이지도 상장을 위한 주관사를 선정한 상태고, 케이뱅크도 대주주 문제를 해결하고 본격적인 덩치키우기에 나섰다.

금융업계 전문가는 "디지털에 특화된 빅테크들과 은행이 디지털 채널로만 경쟁해서는 승산이 없다"며 "점포와 자동화기기(ATM) 등 모든 채널을 동원해 고객의 편의성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한편으로 1, 2 인터넷전문은행이 본격 출범한지 3년을 훌쩍 넘었음에도 시장에 이렇다 할 변화를 이끌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한때 은행간 금리 경쟁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금융위에 따르면 대출의 경우 카카오뱅크의 출범 이후 은행권 가계신용대출 평균금리가 하락하기 시작했다. 지난 2017년 7월 4.56%였던 평균금리는 2개월 만에 0.17%포인트 하락한 4.39%로 낮아졌다. 그러나 '메기 효과'는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은 금리를 조금씩 올리더니 지금은 시중은행과 큰 차이가 없어졌다.

또 기존 가계대출에 집중하는 시중은행들의 영업행태를 답습하고 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DLF(파생결합펀드) 사태를 만든 우리·하나은행에 못지않게 불만도 나온다. 카카오뱅크는 소비자 10만명당 민원 건수가 은행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 토스 이승건 대표 (사진 = 토스 제공)
▲ 토스 이승건 대표 (사진 = 토스 제공)

'토스'는 올해 6월 이용 고객 명의를 도용한 부정 결제 사고가 터지며, 보안 이슈에 휩싸이기도 했다. 3곳의 온라인 가맹점을 통해 8명의 고객 명의를 도용한 부정 결제가 발생했다. 

토스는 "부정 결제에 사용된 고객 정보는 사용자 이름과 전화번호, 생년월일, 비밀번호"며 "비밀번호의 경우 토스 서버에 저장하지 않기 때문에 유출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토스는 고객 4명으로부터 부정 결제에 대한 민원을 접수한 즉시, 해당 계정을 차단했으며 가맹점 결제 내역을 전수 조사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추가 피해 고객 4명을 발견해 조치를 취하고 내용을 안내했다는 것. 8명의 고객들이 입은 피해금액은 모두 938만원이었고, 토스측은 사고 발생 하루만인 6월 4일 전액 환불 조치를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부정 결제 사고는 웹 결제 가맹점에서 벌어진 것이다. 웹 결제 방식은 실물 거래 기반 가맹점 등 일부 가맹점에 적용됐던 방식으로, 사용자의 개인정보 및 비밀번호를 모두 입력하는 경우에만 결제가 가능한 구조다. 토스는 차후 웹 결제 방식 적용 전체 가맹점을 대상으로 고환금성 거래 여부 등을 면밀히 확인해, 방식 변경이 필요할 경우 가맹점과 협의를 거쳐 적용할 예정이다.

비록 일부 도용 시도 건에 대해 토스가 이상거래 감지 시스템을 통해 차단 조치했다고는 하지만, 고객의 신상 정보와 비밀번호를 3자가 도용해 악용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보안 위협에 대해 우려하던 현실이 벌어진 것.

토스는 "궁극적으로 도용된 고객의 정보라 할지라도 부정 결제가 이뤄질 수 없도록 더욱 고도화된 이상 거래 감지 및 대응 시스템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토스를 통해 일어나는 명의도용 및 보이스피싱 피해 보호를 위해 '고객 피해 전액 책임제'를 그 다음달 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사고를 통해 기존 이용 고객들의 불신도가 높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일각에선 향후 또 다른 사고를 우려해 기존의 편리한 서비스를 애써 불편하게 만들 것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 

이승건 대표는 “토스에서의 금전 거래가 대면 서비스만큼 안전하게 인식될 수 있어야 한다"며 "금융 사기 피해에 대해서도 토스를 통해 일어난 일이라면 모두 책임지는 것이 진정한 고객 중심이라는 점에 토스팀 모두 깊게 공감해 이번 정책을 시행하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 그리고, 앞으로

후발주자인 토스뱅크···인터넷 은행 ‘절대강자’ 카카오뱅크 뛰어넘을 수 있을지 주목

사진=토스
사진=토스

과연 후발주자인 토스뱅크가 인터넷 은행의 ‘절대강자’ 카카오뱅크를 뛰어넘을 수 있을지, 또 금융혁신을 이끌어 은행권의 경쟁력을 한단계 끌어올릴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토스뱅크의 본인가는 내년 초로 예상된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경우를 감안하면, 토스뱅크의 공식 출범은 내년 중반 정도로 가늠된다.

이승건 대표는 토스뱅크를 '챌린저뱅크'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금융 소외계층인 중신용 개인 및 소상공인에 집중한 상품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대표가 토스뱅크를 챌린저뱅크로 키우는 데 부담이 커지고 있다. 2019년 예비인가 당시보다 중소상공인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6월 말 기준 개인사업자가 보유한 대출은 806조 원에 이를 정도로 시장 규모도 크다.

빅테크기업도 개인사업자대출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1일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입점사업자를 대상으로한 대출상품 ‘미래에셋캐피탈 스마트스토어 사업자대출’을 출시했다. 담보나 보증없이 최저 금리 연 3.2%에 최대 한도 5000만원까지 대출해준다.

토스뱅크는 1700만 토스 회원의 동의에 기반한 개인신용 정보와 중소기업중앙회 등의 데이터를 활용한 대안신용평가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 9월 SC제일은행과 'SC제일토스 소액대출'을 출시했다. 토스가 자체 개발한 신용평가모델을 활용한 것으로 대학생, 주부, 사회초년생 등과 같이 기존 금융권 거래 실적이 없거나 신용 정보가 풍부하지 않아 은행권 대출을 이용하기 어려웠던 금융 수요자들을 대상으로 대출을 실행하고 있다. 

기존 금융권이 다루지 않던 6,7등급 고객까지 대출 범위를 확대했는데 토스뱅크도 신용평가 시스템 고도화를 통해 금융 소외계층에 속하는 개인사업자 대출까지 확대할 수 있다면 경쟁력은 충분해 보인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앞서 LG유플러스 지급결제사업부문도 인수해 토스페이먼츠를 설립해 가맹점 데이터 확보에서도 시너지를 낼 부분이 적지 않다. 토스페이먼츠는 국내 PG 거래의 20%를 차지하는 8만 가맹점을 확보해 토스결제와 PG 서비스를 결합해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이커머스 분야 온라인 결제 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선점할 계획이다.

올해 8월 비바리퍼블리카(대표 이승건)는 주요 기존  투자사들로부터 1억7300만달러, 한화 약 206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는 회사 설립 후 이뤄진 단일 투자로는 최대 규모의 투자 유치로 총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은 약 6300억원이다. 참여한 기존 투자사는 에스펙스 매니지먼트(Aspex Management), 세콰이어 차이나(Sequoia Capital China), 클라이너퍼킨스(Kleiner Perkins), 알토스벤처스(Altos Ventures), 굿워터캐피탈(Goodwater Capital), 그레이하운드 캐피탈(Greyhound Capital) 등이다. 

올해 안에 출범을 계획하고 있는 모바일 증권사를 통해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차별화된 모바일 투자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내년 출범 이후 중금리 상품 등을 통해 기존 금융 소외계층에 1금융권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포용적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보험 계열사 ‘토스인슈어런스’는 고객 만족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상담 시도를 통해 높은 고객 만족을 이끌어내며 시장 혁신을 이뤄가고 있다. 

토스는 지난 3년간 약 4배의 월간활성사용자(MAU) 성장을 통해 현재 매달 1000만명이 사용하는 금융서비스로 자리매김했다. 매출액 역시 작년 매출 약 1187억원을 달성하며 수익화를 시작한 2016년 이래로 연평균  225%의 큰 성장을 이뤄왔고, 올해 4월 처음으로 월간 흑자를 달성했다. 

사업 확장에 따라 기업 규모도 큰 폭으로 확대돼 현재 계열사 포함 약 600여명의 임직원이 재직 중이며, 연말까지 약 500명 이상 추가 채용을 목표로 공격적 채용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토스 이승건 대표는 “토스팀은 금융의 모든 면에서 근본적인 혁신을 만들어 나갈 ‘금융의 수퍼앱’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며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이 꿈에 한 단계 더 다가갔다고 생각하며, 일상의 모든 금융 생활을 토스를 통해 바꿀 때까지 계속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토스뱅크의 출범은 은행산업 내에서 혁신의 촉매제 역할을 했다는 점에선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그러나 차별화된 사업모델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금융권의 관계자는 "당초 설립 및 인가 취지와 별개로 현재 인터넷전문은행의 저신용자 대상 중금리 대출의 활성화는 갈 길이 멀다"며,  "ICT와 은행업의 융합으로 신산업을 활성화시키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도 현재로선 답보상태"고 평가했다.

 

 

황동현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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