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그룹, '비건 시장' 본격 공략···'채식 험지' 극복이 관건
상태바
SPC그룹, '비건 시장' 본격 공략···'채식 험지' 극복이 관건
  • 박금재 기자
  • 승인 2020.12.03 16: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젊은층, 가치소비 중시 트렌드에 채식 각광
채식 사업 공격적 투자로 '시장 선점' 노림수
피그인더가든이 서울 광화문에 새 매장을 열었다.
피그인더가든 광화문점 사진.

그동안 우리나라를 놓고 '채식 험지'라는 평가를 내리는 사람이 많았다. 바베큐 문화가 오래 전부터 자리잡은 데다가 '채식 메뉴는 비싸고 맛이 없다'는 편견을 가진 소비자들이 대다수였기 때문이다. 채식을 하는 소비자들의 수가 적은 탓에 관련 제품의 개발 또한 더뎠다.

하지만 최근에는 급격하게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 가치소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MZ세대가 소비층의 중심으로 떠오르며 채식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채식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을 펼치는 기업 가운데 SPC그룹의 행보가 가장 눈에 띈다. SPC그룹이 채식 험지인 우리나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지를 놓고 관심이 모이고 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국내 채식 인구는 약 150만명으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 2008년 15만명에서 10배 늘어난 수치다. 아직 전체 인구 대비 높은 수치라고는 볼 수 없지만 성장세는 입증된 셈이다. 

SPC그룹은 이처럼 급성장을 이루고 있는 채식 시장 선점을 위해 힘을 쏟고 있다.

먼저 미국 푸드테크 기업 '저스트'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채식 시장 공략의 시작을 알렸다.

저스트는 녹두에서 추출한 식물성 단백질로 만든 달걀 '저스트 에그' 등 지속 가능한 식품을 만드는 푸드테크 기업이다. 

저스트와의 파트너십 체결을 통해 SPC삼립은 향후 프라이, 패티, 오믈렛 등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비건 제품을 개발해 푸드 사업 역량을 강화할 계획을 세웠다. 업계에 따르면 전세계 식물성 단백질 시장은 2019년 약 16조원 규모로 2023년도에는 약 42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SPC삼립 관계자는 "식물성 단백질 식품 시장은 전세계적으로 매해 10% 이상 성장하는 등 미래 성장 가능성이 무한하다"고 말했다.

SPC그룹은 지난해 미국 브런치 카페인 '징크 카페&마켓'을 운영하는 징크 엔터프라이즈에 직접 지분 투자를 하기도 했다. 해당 카페의 특징은 고기류를 넣지 않은 비건을 위한 메뉴로만 구성돼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비건을 위한 맛집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SPC그룹이 징크 카페&마켓을 국내에서 선보일 가능성도 높다고 바라보고 있다. SPC그룹은 최근 몇 년 동안 '쉐이크쉑', '에그슬럿' 등 미국의 유명 외식 브랜드를 국내에 적극 도입해왔는데, 징크 카페&마켓이 비건 외식 시장을 선점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편 SPC그룹의 샐러드 전문점인 '피그인더가든' 또한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매장 수를 늘려가고 있다. 피그인더가든은 고품질의 샐러드를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는 파인 캐주얼 샐러드 전문점을 지향한다.

아직 국내에서는 생소한 개념의 매장인 '샐러드 전문점'을 SPC그룹이 강화하는 배경에는 샐러드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가 놓여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19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샐러드, 간편과일, 새싹채소 등을 포함한 신선편의식품의 출하 규모는 2016년 1100억원에서 2018년 1956억원까지 성장했다. 

실제로 SPC그룹에 따르면 피그인더가든의 성과에도 샐러드 시장 성장세가 그대로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피그인더가든의 매출은 2017년 여의도 1호점이 오픈한 이후 연평균 20~30%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채식 부문의 실적은 SPC그룹 전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SPC그룹의 공격적인 채식 관련 투자를 놓고 긍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현재의 채식 시장 성장세를 고려할 때 SPC그룹이 향후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SPC그룹은 식품 기업 가운데 채식 카테고리 내에서 가장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면서 "국내 채식 시장이 커진다면 SPC그룹 채식 사업도 본격적으로 그룹 전체의 실적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market@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