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선방 이마트, 자회사 '과다수혈'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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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선방 이마트, 자회사 '과다수혈' 괜찮을까?
  • 박종훈 기자
  • 승인 2020.12.01 08: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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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신세계조선호텔에 2700억 유상증자
- 여기저기 벌인 사업들, 제몫하는 자회사는 한 손에 꼽아
자료 = 전국이마트노조 제공
자료 = 전국이마트노조 제공

 

코로나19 여파에 '미묘한' 영향을 받고 있는 이마트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다양한 사업에 돈줄 역할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19일 호텔업을 영위하는 자회사 신세계조선호텔에 270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공시했다.

이마트는 지난 1993년 국내 최초로 대형마트를 개장한 이후 치열한 경쟁 속에서 현재 국내 대형마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대형마트는 이미 유통업계에서 뒤떨어진 트렌드가 됐다. 소비자들의 쇼핑 패턴이 온라인 채널로 옮아가며, 대형마트가 가진 강점으로 알려졌던 신선식품 등의 품목까지 경쟁자가 늘었다.

유통시장의 공룡으로 성장한 대형마트는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마트 역시 마찬가지인데, 공시 내용처럼 호텔사업을 비롯한 계열사 사업의 지원과 확장·리모델링을 통한 복합쇼핑몰화, 온라인 이커머스 부문 확대 등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관건은 이런 대량 수혈을 버텨낼 체력이 되겠냐는 점이다. 이마트의 올해 3분기까지 매출액은 11조547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3% 늘어났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258억원에서 2106억원으로 다소 줄었다.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감안하면 비교적 선방한 셈이라고 볼 수 있으나 최근 5년 사이 지속적인 영업이익률 감소 추세를 감안하면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2014년 이마트는 매출 10조8382억원, 영업이익 6568억원으로, 영업이익률 6.1%를 기록했다. 2017년까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다소간 등락이 있었지만 영업이익률은 시나브로 떨어졌다.

2018년에는 매출 13조1483억원, 영업이익 4893억원을 기록해 영업이익률이 3.7%로 곤두박질쳤다. 2019년엔 더 떨어져 영업이익률 1.9%를 기록한다. 매출액은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 2511억원으로, 2014년에 비해 1/3로 축소된 것. 온라인 이커머스 경쟁 업체의 출현 등으로 유통채널 다변화에 대응해야 했고, 롯데쇼핑,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경쟁업체 대비 우위를 점하기 위해 출점도 확대했던 탓이다.

같은 기간 이마트는 다양한 사업에 손을 뻗쳤다. 2014년엔 편의점 위드미를 인수해 이마트24를 론칭했다. 2015년엔 통합형 가전 전문매장 일렉트로마트를 열었다. 2016년 스타필드 하남을 시작으로 복합쇼핑몰도 계속 늘려가며 2017년엔 반려동물 브랜드 몰리스 펫샵을 시작했고, 2019년엔 이커머스 대응을 위해 SSG닷컴을 출범시켰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정용진·정유경 남매에게 그룹사 지분을 양도하며 신세계의 남매 분리경영이 본격화됐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이마트 지분 18.55%를 비롯해, 신세계푸드 467.87%, 신세계조선호텔 99.88%, 스타벅스커피코리아 50%, 신세계건설 42.7%, 이마트24 100%, 신세계프라퍼티 100%, SSG.COM 50.06%를 갖고 있다.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은 백화점과 패션브랜드, 센트럴시티 등의 지분을 갖고 역할을 나누고 있다.

신세계조선호텔의 유상증자 다음날에는 스타필드 사업을 총괄하는 신세계프라퍼티가 스타필드수원에 1990억원, 스타필드 창원에 920억원을 출자했다.

한국노총 소속의 전국이마트노조는 이와 같은 상황에 대해 "우려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주요 연결 자회사의 실적 자료를 바탕으로 다양한 신사업의 성과가 미진할 뿐만 아니라, 이마트에서 발생한 수익을 갉아먹고 있다고 지적한다.

아울러 노조는 "사원들은 27년간 그룹의 투자와 사세 확장을 위해 많은 노력과 희생을 해왔으나 수년간 연간 총소득은 성과급 등 대폭 감소하고, 전체 2만6000여명의 사원 가운데 0.8% 남짓인 연간 200여명 승진과 명예퇴직 활성화를 시행하려는 회사의 정책에 많은 이마트의 사원들이 회사에 배신감과 좌절감을 느끼며 미래를 불안해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가 함께 공개한 주요 자회사 실적을 보면 총 10개 자회사 중 신세계푸드, 에브리데이, 신세계 TV쇼핑, 신세계 I&C 등 4개 회사를 제외하고는 올해 누적 영업손익이 모두 적자다. 신세계 TV쇼핑과 신세계 I&C는 올해 6월부터 연결 실적에 잡히기 시작했다.

이마트는 2019년 정용진 부회장의 주도로 SSG.COM 출범 과정에서 해외 투자운용사 어피니티와 비알브이 등 두 곳의 투자와 함께, 점포의 세일앤리스백 등으로 1조원 가량을 마련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4월에는 스타필드 예정지였던 마곡부지를 8000억원에 매각했다.

추가적인 자산 매각의 가능성도 지속적으로 언급되고 있는데, 특히 적자 점포의 경우 더 그렇다. 노동조합은 이와 관련해 발생할 수 있는 고용불안 등의 이슈를 문제제기하려 애쓰고 있다. 비록 매각 후 재임대하는 세일앤리스백 형식이라곤 하지만, 유동성 마련을 위해 대책을 마련한 것이란 점을 감안하면 어떤 방식이든 사업 구조조정이 수반될 것은 당연한 이치다.

박종훈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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