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판매 '고공비행' 현대차그룹, '전기차 대전'서 살아 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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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판매 '고공비행' 현대차그룹, '전기차 대전'서 살아 남을까
  • 김명현 기자
  • 승인 2020.11.27 1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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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올 1~10월 전기차 수출 10만대 육박...전년비 71.3%↑
- 테슬라 이어 폭스바겐, GM 등 전기차 전환 가속화...대규모 생산체제 구축
- 내년 중반 전기차 진검승부 펼쳐져...김필수 교수 "현대차는 전기차에 집중적 투자 필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EV) 판매량이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내년 EV 전용 플랫폼 E-GMP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내년 글로벌 자동차사들의 전기차 투자성과 본격화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면서 현대기아차가 전기차 관련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녹색경제신문과 통화에서 "현대차의 EV 전용 플랫폼 E-GMP가 완성도가 높지만 글로벌 메이커들은 전기차에 집중하고 있어 수소차 투자 비중이 높은 부분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올 1~10월 수출한 전기차가 9만8505대로 전년 동기(5만7517대) 대비 71.3% 늘었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전기차(EV·PHEV) 시장에서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올 1~9월 세계 77개국을 대상으로 약 13만대를 판매했는데, 이는 전년동기대비 40.7% 증가한 수치다. 

판매 성장은 니로EV와 코나EV뿐만 아니라 기아차 시드 PHEV, 현대차 포터2 일렉트릭 트럭 등이 견인했다. 판매순위 역시 3계단 상승했으며 점유율은 지난해 5.7%에서 올해 7.2%로 1.5%p 늘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2021년을 전기차 도약의 원년으로 삼겠다"며 "2025년까지 전기차 23종을 출시해 100만대를 판매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러나 내년에는 글로벌 완성차 간 본격적인 '전기차 격돌'이 예고돼 있어 현대차그룹이 올해와 같은 성장세를 유지하기 힘들 것이란 관측이다.

내년에는 핵심 시장인 유럽에서만 200개 이상의 EV 모델이 출시될 전망이고, 무엇보다 글로벌 자동차업계가 연구개발과 생산시설 확충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는 등 전사적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전기차 1위 테슬라는 미국 2곳과 중국에 이어 독일 베를린에 네 번째 '기가팩토리(완성차 공장)'를 짓는 중이다. 베를린 공장에서는 올 연말부터 '모델X'의 보급형 차종인 '모델Y'를 생산할 예정이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37만대를 판매한 테슬라는 2년 내 100만대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폭스바겐그룹은 최근 독일 츠비카우 공장을 유럽 내 최대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바꿨다. EV 전용 플랫폼인 'MEB' 기반의 생산 공장이다. 해당 공장에선 폭스바겐 첫 전기차인 'ID.3'뿐만 아니라 'ID.4'와 아우디 'e-트론' 등을 생산한다. 올 하반기부터 공장을 본격적으로 가동해 연간 33만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BMW그룹은 중국 선양에 전기차 공장을 짓고 올 하반기 첫 순수전기 SUV인 'iX3' 양산에 들어갔다. 독일에서도 연간 100만대 전기차에 공급할 수 있는 'e-드라이브(전기모터와 구동계 부품)' 공장을 완공했다. 그룹은 내년까지 순수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을 합쳐 누적 100만대 이상을 판매하겠다는 각오다.

GM 역시 'EV 가속화' 전략을 발표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GM은 지난주 2025년까지 전기차분야에 270억 달러(약 30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주요 완성차 업체의 전기차 플랜. [자료 유진투자증권]

현대차 'E-GMP' 완성도 높아... 김필수 교수 "전기차에 집중적 투자 필요"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앞세워 전기차 대전에 뛰어들 계획이다. 스케이트보드 방식인 E-GMP는 소형 세단부터 대형 SUV까지 적용 가능하다. 그룹은 내년 해당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아이오닉5'와 제네시스 'JW'를, 기아차 'CV'를 내놓을 예정이다. 제네시스의 고급 세단인 G80의 전기차 모델도 내년 2분기에 공개된다.

현대차그룹은 내년 울산공장 내 2개 생산라인을 E-GMP로 전환할 예정이고, 2024년까지 공장 2곳을 EV 전용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2025년까지 연간 10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에 따라 생산시설 확충에 속도를 높이는 모습이다.

다만,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시장에서 존재감을 발휘하기 위해 보다 집중적인 투자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차 E-GMP를 기반으로 한 모델들이 세계 시장에서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완성도가 높을 것으로 보이나, 글로벌 업체들이 몇 년내 자국서는 전기차만 생산하겠다며 공격적으로 나오는 상황에서 수소차 투자 비중이 높은 부분은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돈은 무한정 있는 게 아니고 제로섬 게임과 같다. 한 쪽에 쏟아부으면 나머지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 중반 이후부터 전기차 진검승부가 펼쳐진다"면서 "배터리 내재화, 대량생산체제 등 유력 주자들이 전기차에 승부를 거머쥘 수 있는 장점이 누적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현대차의 전기차 투자가 비교적 적은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가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을지 고민해볼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아이오닉 6, 아이오닉7, 아이오닉 5. [사진 현대차그룹]
아이오닉 6, 아이오닉7, 아이오닉 5. [사진 현대차그룹]

 

김명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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