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종태 박사, '세계의 전쟁 유적지를 찾아서' 3권 발간...10년 동안 70개국 직접 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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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신종태 박사, '세계의 전쟁 유적지를 찾아서' 3권 발간...10년 동안 70개국 직접 답사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0.11.26 22: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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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을 잊은 민족에게 평화는 허상일 수도 있다...젊은이들에게 전쟁을 제대로 가르쳐 줄 필요 있어"
신종태 박사가 펴낸 전쟁답사기 시리즈 [사진=녹색경제]

지난 10일 예비역 육군대령이 10년 동안 공들인 책이 세상에 나왔다. 세계 70여개국의 전쟁 유적지를 직접 찾아가 사진을 찍고 여행을 다니며 생긴 에피소드를 3권의 책으로 엮어냈다. 

이 책을 펴낸 이는 신종태(육사 33기, 65세, 예)육군 대령) 박사다. 신 박사는 지난 2009년 군에서 전역한 후 오랫동안 마음에 품어왔던 꿈을 현실로 만들기 시작했다. 자비로 세계 약 70개국의 군사박물관·격전지를 직접 방문해 일일이 사진을 찍고 기록했다. 특히 배낭여행을 하면서 현지 주민들과 참전군인들의 증언을 채취해 생생한 목소리를 전하려 애쓴 흔적이 페이지를 넘길 때 마다 역력하게 느껴진다. 

녹색경제신문은 26일 용산전쟁기념관 내 통일안보전략연구소에서 책임연구원으로 있는 신 박사를 만나 책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편집자 주>>

신종태 박사가 책의 내용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사진=녹색경제]

▲이 책들을 펴내기로 결심한 것은 언제인지 말씀해달라

어쩌면 아주 오래전일 수도 있겠다. 내 고향은 6.25전쟁의 격전지였던 낙동강 근처 마을이고, 6.25전쟁이 끝난 직후에 태어났다. 아주 어려서부터 철모와 포탄피, 전투기 바퀴들이 일상 속에 있었다. 어른들은 늘 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전쟁에 대한 관심이 많을 수 밖에 없었고, 그래서 육군사관학교에 진학하게 됐던 것으로 기억한다. 다만, 시간과 경제적 여건이 허락된 시기가 전역을 했던 2009년 이어서 그때부터 가능한 범위에서 여행을 다니기 시작했다. 

 

3권의 구성은 어떻게 했는지 

지역별로 했다. 1권은 서유럽과 북유럽지역의 군사박물관과 전쟁유적지를 방문한 기록을 담았다. 이들 나라들은 대부분 선진국으로 전쟁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역시 배울 점이 많았다. 후손들이 또 다시 아픔을 겪지 않도록 전쟁의 흔적을 잘 보존하고 교육의 장으로 십분활용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었다. 

2권은 동유럽과 남부유럽 그리고 북아프리카 지역의 전쟁 유적지를 기록했다. 이들 지역은 전사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막상 가 보면 깜짝 놀랄만한 유적지들이 생각보다 많다. 다만, 교육보다는 관광지같은 느낌의 유적지가 더 많았던 것 같다. 

3권은 중동지역과 태평양, 호주, 아시아 지역을 묶어 펴냈다. 주로 태평양 전쟁과 관련한 유적지가 많고 국내 전쟁 유적지들도 여기에서 다뤘다. 

 

가장 기억에 남는 방문지가 있었다면 어디인가

프랑스 마지노 요새다. 막상 그곳을 찾아 직접 보면 누구라도 그 규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들이 얼마나 전쟁에 대해 철저히 준비했는지 알 수 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노 요새는 프랑스인들에게는 쓰라린 기억으로 남았지만, 이 현장을 찾은 프랑스인들은 나라를 지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소중한 일인지 금방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뿐 아니라, 마지노 요새 맞은 편 국경도시 메츠지역에 있는 독일군 지하요새 게트랑제도 엄청난 전쟁 유적지다. 마지노는 잘 알려져 있는 반면 독일군이 건설한 요새들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는데 막상 가서 보면 정말 대단한 규모임을 알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마지노 요새와 마찬가지로 독일군도 정작 실전에서는 이 요새를 사용해 보지는 못했다. 

책에 실려있는 독일군의 게트랑제 요새 사진 [사진=녹색경제]

또 유명한 고전 전쟁영화 '새벽의 7인'의 실제 현장인 체코 프라하의 메쏘디우스 대성당에서 받은 감명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여전히 선명한 총탄 자국과 현장에 있는 당시의 사진들이 감동을 더해준다. 

 

세계 70개국을 방문하면서 힘들었던 일들도 많았을 것 같은데 기억나는 것이 있다면

'집 떠나면 고생'이란 말이 있듯이 여러가지 어려운 일들은 항상 있지만, 그것은 여행의 묘미이기도 하다.

하지만, 역시 경제환경이 열악한 나라들을 여행하면서 음식을 먹고 탈이 나는 경우가 많았다. 체력적으로 정말 힘들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좀더 젊었을 때 했더라면 더 수월했을 것 같다. (웃음)

또 한가지는, 전쟁 유적지를 다니면서 심정적으로 힘든 점이 있었다. 이런 전쟁 유적지에는 생각보다 많은 세계 여러나라의 젊은이들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명품 상점이나 음식점에서는 쉽게 볼 수 있었는데, 전쟁 유적지에서는 우리나라 젊은이들을 거의 보지 못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내일이 없듯이 전쟁을 잊은 민족에게 평화는 허상일 수도 있다. 

신종태 박사가 펴낸 전쟁 답사기 시리즈 [사진=녹색경제]

◇신종태(예, 육군 대령) 박사 약력 

▲육사 33기(이학사), 연세대 행정학 석사, 영국 런던 킹스칼리지 전쟁학 연수, 충남대 군사학 박사

▲현 통일안보전략연구소 책임연구원, 융합안보연구원 전쟁사 센터장, 육군군사연구소 자문위원장

▲전 조선대 군사학과 초빙교수, 육군교육사 지상전연구소 연구위원, 합동군사대 군전임교수, 함참전략본부 군구조발전과장

▲주요 저서; 대화도의 영웅들 

 

 

 

 

 

 

김의철 기자  re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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