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만료 앞둔 증권사 CEO들, 라임사태 제재 향방에 울고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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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만료 앞둔 증권사 CEO들, 라임사태 제재 향방에 울고 웃는다
  • 황동현 기자
  • 승인 2020.11.24 18:1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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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감원 증권선물위원회 25일 개최…증권사 CEO 등 징계안 심의·의결 예정
- 연말~내년주총 까지 KB,키움,하이투자증권 등 7개 증권사 CEO임기만료

연말 증권사 CEO들의 임기만료가 다가오는 가운데 당국의 라임사태 관련 제재가 각사 인사에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전현직 다수 증권사 CEO들이 라임사태 관련 징계대상자로 올라 있어 증선위 징계 여부가 확정되면 이에 따른 연쇄 인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오는 25일 정례회의를 열고 1조6000억원대 규모 사모펀드 환매 중단으로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힌 라임자산운용 펀드를 판매한 증권사와 전·현직 CEO(최고경영자)의 제재를 확정할 예정이다. 중징계 최종 확정은 12월 열리는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결정된다

과거 증권사 징계 사례를 보면 제재심 결정 이후 약 2주 후 증선위가 징계를 의결하고, 그 다음주 금융위가 최종 의결했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금융위의 최종 결론은 연내 이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다만 증선위 결론이 이번주에 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며 말을 아꼈다.

이번 제재 심의 대상은 김병철 전 신한금융투자 대표와 김성현 KB증권 대표, 김형진 전 신한금융투자 대표, 나재철 전 대신증권 대표(현 금융투자협회장), 박정림 KB증권 대표, 윤경은 전 KB증권 대표 등 전현직 CEO 6명이며, 신한금융투자와 KB증권, 대신증권 등 라임펀드 판매 증권사도 포함된다.

앞서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는 윤경은 전 대표와 김형진 전 대표, 나재철 전 대표에게 직무정지 처분을 결정했으며, 박정림 대표에게는 문책경고를, 김병철 전 대표와 김성현 대표에게는 주의적 경고를 내렸다. 또한 신한금투와 KB증권에는 업무 일부정지와 과태료를, 대신증권에는 반포WM센터 폐쇄와 과태료를 부과했다.

금융회사 임원에 대한 제재 수위가 해임 권고·직무 정지·문책 경고·주의적 경고·주의 등 5단계로 나뉘는 가운데 문책경고 이상이면 3~5년간 연임 또는 금융권 취업이 안되는 중징계로 분류된다. 

만일 CEO 뿐만 아니라 이번 라임사태와 관련해 해당 업무를 담당한 증권사 임직원들 역시 징계가 확정될 경우 그 자리를 놓고 연말 연초 도미노급 인사가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박정림 KB증권 각자 대표(WM부문), 김성현 KB증권 각자 대표(IB부문), 김경규 하이투자증권 대표 등이 내달 31일 임기가 만료된다. 또, 내년 초 정기주주총회까지 최현만·조웅기 미래에셋대우 대표,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대표, 이현 키움증권 대표들의 임기가 만료된다.

올해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실적이 좋아 대부분의 증권사 CEO들의 경영 성과는 훌륭하다. 그러나 연이은 사모펀드 사태로 이들의 향후 거취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박정림·김성현 KB증권 각자 대표(사진왼쪽부터)
박정림·김성현 KB증권 각자 대표(사진왼쪽부터)

박정림 KB증권 대표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중징계인 '문책경고(3년간 금융사 임원 선임제한)'를 받으며 연임이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물론 증선위와 금융위 심의 과정에서 징계 수위가 더 낮아질 가능성도 있고, 징계가 확정되더라도 징계 취소 행정소송과 효력정지 가처분 등을 통해 이 문제를 법정으로 끌고 갈 수도 있다. 내달 KB금융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가 징계 여부를 앞둔 상황에서 연임 여부를 결정하기에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적만 놓고 보면 박 대표의 그룹 내 입지는 견고하다. 올해 3분기 KB증권의 당기순이익은 3385억원으로 은행 다음으로 기여도가 높다.

이와 달리 김성현 대표의 경우 이번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호주 부동산 펀드'와 관련해 경징계인 '주의적 경고'로 결정돼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했다. 업계에서는 그간 성과를 미뤄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김경규 대표,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 (사진 왼쪽부터)
하이투자증권 김경규 대표,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 이현 키움증권 대표 (사진 왼쪽부터)

하이투자증권 김경규 대표는 실적 개선, 기업금융 강화 등 성공적인 조직개편, 그룹 계열사와 협업 강화 등 그룹사 대내외적으로 큰 성과를 달성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2018년 순이익이 459억원, 2019년 849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올해 그룹 순익의 31.1%를 차지하며 효자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하이투자증권은 옵티머스자산운용 사태로 기관투자자인 에이치엘비와 소송(300억원) 이 걸려 있는데, 이 문제가 김 대표의 연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하이투자증권이 일반투자자가 아닌 기관투자자에게 판매했다는 점, 현재 논란이 된 펀드 상품과 다른 상품인 점, 또 소속 임직원의 관여 사실이나 의혹 등이 현재로선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이 이 관측의 근거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의 연임은 올해 실적만을 놓고 보면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3분기 순이익으로 2589억 원을 기록하며 지난 분기에 이은 2000억 원대 순이익 달성에 성공했다. 만약 정 사장이 이번에도 연임에 성공할 경우 재임기간은 3년2개월이 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라임펀드, 옵티머스펀드, 팝펀딩 사태 등 다양한 펀드 환매중단 사태와 얽혀 있다. 정 사장은 사모펀드 피해자 구제에 앞장서고 있다는 평가다.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환매중단 사태로 피해를 본 투자자를 대상으로 자발적 선보상에 나서 중단된 펀드 투자자뿐 아니라 아직 만기가 돌아오지 않은 펀드 투자자에게도 원금의 70%를 선지급하기로 했다

이현 키움증권 대표의 임기는 2021년 3월 22일까지다. 3분기 당기순이익(연결기준)이 전년 동기 대비 295% 오른 2634억원, 영업이익은 314% 급등한 3555억원을 기록하면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키움증권은 지난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에 이어 3분기도 최대 실적을 연달아 갈아치우며 실적잔치를 이어갔다.

다만, 젠투파트너스 펀드의 자금회수가 지지부진해 지면서 이 펀드에 거액을 투자한 키움증권에도 비상이 걸린 상태다. 빠른 상환 조치를 위해 국내 판매사들은 홍콩 금융당국에 젠투 관련 민원을 넣고, 금감원도 홍콩당국과 정보 교환 등을 하며 감사를 요청하고 있지만 젠투와 환매중단 펀드 모두 영국령 조세피난처에 법인 등록을 해놓아 조사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현만, 조웅기 미래에셋대우 부회장,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대표 (사진왼쪽부터)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하나금융투자도 내년 3월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최현만·조웅기 미래에셋대우 대표의 임기는 2021년 3월까지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미래에셋대우의 3분기 누적 세전 순이익은 8723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최초로 올해 세전 기준 순이익 1조원 돌파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는 상황인 데다가 사모펀드 사태에서 비켜나 있는 것이 연임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의 임기도 내년 3월까지다. 삼성증권은 3분기 누적 순이익이 3809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25.9% 증가했다. 지난 2018년 하반기 취임한 장 대표는 당시 불거졌던 '우리사주 배당사고'를 원만히 수습하고 회사를 정상궤도에 올려놓았다. 

다만 장 대표도 사모펀드 사태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수 없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한다. 삼성증권은 젠투펀드를 1400억원 가량 판매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대표의 임기도 내년 3월 까지다. 2016년 하나금투 대표 취임 후 초대형 IB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무난히 연임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3분기까지 순이익 2880억 원을 거두면서 처음으로 연간 순이익 30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지주 전체 순이익에서 비은행 계열사의 비중이 30%를 웃돈 것도 하나금융투자의 역할이 컸다. 그는 차기 그룹 회장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대부분의 증권사 CEO들의 경영 성과는 훌륭하지만 사모사태와 각종 금융사고에 얽혀 있는 점이 발목을 잡고 있어 관련자들의 경우 어느 때 보다 연임을 예측하기 어려운 때로 보인다" 고 말했다

황동현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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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객 2020-12-12 22:07:16
국민의 피같은 노후자금을 젠투펀드 사기판매로 1조800억을 사기친 금융사 (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은행)은 100% 배상하고 경영진을 구속수사 하라 !! 젠투펀드 피해자 모임 까페https://cafe.naver.com/gen2partn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