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인식 지식융합연구소장 “포스트 코로나, 지속가능 해법은 청색기술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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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인식 지식융합연구소장 “포스트 코로나, 지속가능 해법은 청색기술 혁명”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0.11.2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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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색기술’은 ‘풀뿌리 과학기술’...경북, 전남 등 지역에서 먼저 정책 및 산업화
- 국회 '청색기술 개발 촉진법안' 발의 후 공청회 등 본격 법제화 단계 돌입
- 이인식 "경제와 환경 조화가 가능한 지속가능 발전 솔루션"..."우리나라가 블루오션 선도해야"

“포스트 코로나 패러다임 변화에서 지속가능 발전 해법은 ‘청색기술’입니다. 경제와 환경이 조화롭게 발전할 수 있는 솔루션이 ‘청색경제’이죠.”

‘청색기술’ 창안자인 이인식 지식융합연구소장의 얘기다. 이 소장은 청색기술 관련 강연, 집필, 산학연구 등으로 요즘 바쁘다.

이 소장은 지난 17일 '청색기술 개발 촉진법안에 대한 공청회'에 진술인으로 참석해 법안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이 법안은 지난 6월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의원이 대표 발의했다. 생물체의 특성에 기반한 '청색기술'의 연구기반을 조성하고 체계적인 지원이 가능하도록 한 법안이다. 이날 공청회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차원에서 전문지식을 요하는 중요 안건 심사에 앞서 전문가 의견을 청취하기 위한 자리였다. 이 소장은 다음 날, 광주과학기술원(GIST)에서 ’청색기술 혁명‘을 주제로 특별 초청 강연을 했다.

이 소장은 자연의 원리에서 영감을 얻거나 생물을 모방하는 친환경 기술인 ‘청색기술(blue technology)’ 개념을 만든 권위자다. 이 소장은 지난 2012년 <자연은 위대한 스승이다>라는 책을 출간해 지속가능 성장 모델로 ‘청색기술’을 널리 알리고 있다. <녹색경제신문>은 이 소장을 만나 ‘청색기술’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인식 소장이 지난 17일 국회 '청색기술 개발 촉진법안에 대한 공청회'에 참석해 청색기술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사진은 이날 비공개 공청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국회 마무리 진술에서 청색경제를 처음 제안한 군터 파울리의 우화에 관해 언급했어요. 그는 아이들이 날마다 한 권씩 읽고 청색경제를 공부하도록 우화집을 365권 집필하고 있지요. 현재 250권 정도 집필한 것 같습니다. 놀랍게도, 중국 정부는 파울리 우화집을 모두 번역해서  초등학생들에게 나눠주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파울리 부부를 해마다 중국으로 초청해서 중국 아이들과 어울리게 하고 있어요. 중국 아이들은 지구의 기후위기에 대해 저절로 관심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장면을 보고 있으면 가슴이 아픕니다. 우리도 아이들에게 이런 기회를 조속히 제공하게 되길 기대합니다. 아마도 의원들도  느끼는 바가 있었을 것 같아요.”

이 소장은 박완주 의원을 비롯한 정치인들이 ‘청색기술’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법안 논의 단계까지 왔다고 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외 정세 변화 속에서도 청색기술 필요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지구상의 난제인 기후 변화, 기후 위기, 지속가능 발전 이렇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는데 모두를 관통하는 키워드가 청색기술입니다. 지속가능 발전은 탄소 중립, 그린 뉴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 미국 바이든의 환경 대통령, 코로나19 등 많은 환경시대와 연관돼 있죠. 그렇다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패러다임은 ‘청색경제’와 '청색기술'입니다.”

"청색기술은 자연친화적이며 지속가능 발전을 약속"

그렇다면 왜 ‘청색기술’일까. 이 소장은 결국 환경문제도 자연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구나 바다가 청색이듯이 ‘청색기술’이 환경과 경제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해법이라는 것.

"환경문제를 How to, 즉 어떻게 풀까 이것이 문제이죠. 청색기술은 자연친화적이며 지속가능 발전을 약속합니다. 청색기술로 청색행성인 지구의 환경을 보존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에게 생물영감과 생물모방은 단순한 과학기술이 아닙니다. 지속가능한 발전을 담보할 수 있는 혁신적인 접근 방법이죠. 무엇보다 지구의 환경이 위험수위에 다달은 지금 인류사회에 가장 필요한 기술이죠. 경제와 환경의 양립 조화가 가능한 지속가능 발전 솔루션이라 할 수 있습니다."

청색기술은 이인식 소장이 지난 2012년 저술한 '자연은 위대한 스승이다'라는 책에 처음 소개됐다.

학계와 정치권, 기업 등에서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자연으로부터 영감을 얻은 미래 모빌리티 기술 및 디자인 연구 차원에서 미국 로드아일랜드스쿨과 협업에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이 소장은 경북, 전남 등 지방에서 먼저 청색기술이 정책으로 시작된 것을 ‘풀뿌리 과학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영남대는 청색기술연구소를 통해 자율주행차 개발 등에 나섰습니다. 현대차는 생물모방 관련 기술 선점에서 앞서 있죠. SK, LG화학 등이 ESG경영에 활발한 것도 고무적이죠. 경북은 작년 4월 신경북형 5대 미래전략산업을 발표했는데 첫 번째가 청색산업이었어요. 경산시는 산업화에도 나섰어요. 전남은 2016년 이낙연 지사 시절에 청색기술추진단을 만들었고 현 김영록 지사가 ‘블루 이코노미’를 강조하고 있어요. 영호남이 화합해 ‘2018 국제 청색경제 포럼’도 개최했어요, ‘청색기술’은 그야말로 ‘풀뿌리 과학기술’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 소장은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녹색기술을 넘어 청색기술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인식 지식융합연구소장

“사실 녹색기술은 그 자체로 산업화된 사례가 없어요. 탄소저감 정책을 위해 개발된  녹색제품이 있나요? 그린뉴딜은 친환경자동차와 재생에너지 두 가지 축인데요. 환경문제의 진정한 해결책은 아니죠. 청색기술은 생물모방이기 때문에 차원이 달라요. 녹색기술은 환경오염이 발생한 뒤의 사후 처리적 대응 측면이 강한 반면에 청색기술은 환경오염 물질의 발생을 사전에 원천적으로 억제하려는 기술이죠. 생물이 화석연료를 고갈시키지 않고 지구를 오염시키지 않는 것처럼. 가령 황사 문제의 경우 청색기술 녹화로 해결이 가능합니다. 미국 하버드 대학은 생물모방연구소에 1억 2500만 달러 이상을 투자해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약 25조 원의 국가 R&D(연구개발) 예산 중 생물모방 관련 예산은 환경부와 과기부 합쳐 약 50억원에 불과해요. 한심한 상황이죠.”

이 소장은 청색기술 관련 사례도 이미 많이 나와 있다고 했다. 따라서 청색기술 관련 법이 통과되면 우리나라가 글로벌 미래기술 시대를 선도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일본의 경우 1983년생 청년 엔지니어가 2007년 창업한 인공 거미줄 생산 회사가 유니콘 기업이 될 정도로 대박이 나기도 했어요.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인 인공지능 등은 대부분 선진국이 지배하는 레드오션이지만 청색기술은 경쟁자가 많지않은 블루오션입니다. 일자리 창출 측면에서도 4차 산업혁명은 대량 실업이 불가피하지만 청색기술 혁명은 수백만 개의 제조업 일자리가 생겨나죠. 청색기술 혁명은 우리나라가 세계시장을 개척하는 선도자(First-mover)가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죠.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도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과 융합적 사고를 함양할 수 있는 것이 청색기술의 큰 효과입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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