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코어 매각 24일 본입찰, DICC 우발부채가 중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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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인프라코어 매각 24일 본입찰, DICC 우발부채가 중대 변수
  • 서창완 기자
  • 승인 2020.11.23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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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예상 금액 버금가는 DICC 소송 우발부채가 입찰 핵심
두산그룹, DICC 소송 리스크 책임지겠다지만… "이행 쉽지 않을 것"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본입찰이 24일 진행된다. 사진은 두산인프라코어 굴착기 라인업 가운데 가장 큰 제품인  DX800LC.[사진=두산인프라코어]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본입찰이 24일 진행된다. 사진은 두산인프라코어 굴착기 라인업 가운데 가장 큰 제품인 DX800LC.[사진=두산인프라코어]

두산그룹 자구안의 핵심이 될 두산인프라코어의 매각 본입찰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두산인프라코어 예상 인수가는 9000억원 안팎으로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약속했던 연내 3조원 규모 자구안 마련의 최종 관문이 될 전망이다. 관건은 중국인프라코어차이나(DICC) 소송 우발부채인데, 이를 쉽게 뛰어넘기는 어려울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23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매각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를 통해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27% 전량에 대한 매각 본입찰을 24일 진행한다. 계획대로면 올해 안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수 있다.

지난달 초 예비입찰을 거쳐 선정된 적격인수후보군(숏리스트)은 현대중공업지주·KDB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 GS건설·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 유진그룹 등 전략적투자자(SI)와 MBK파트너스,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 이스트브릿지 등 재무적투자자(FI)로 대부분 본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입찰에 가장 큰 장애물로 꼽히는 부분은 DICC 소송 우발 부채 문제다. 두산인프라코어는 DICC의 FI인 IMM·미래에셋자산운용·하나금융투자프라이빗에쿼티(PE)와 소송가액 약 7000억원이라는 ‘주식 매매대금 지급’ 소송을 벌이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011년 DICC 투자를 유치하는 과정에 3년 내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금 회수를 약속했다. IPO가 되지 않으면 FI가 두산인프라코어의 DICC 보유 지분 80%를 묶어 제3자에게 매각할 수 있는 드래그얼롱(동반매도청구권)도 약정했다.

소송 쟁점은 중국 건설 경기 악화 등으로 IPO가 성사되지 않으면서 FI가 동반매도 청구권을 행사했을 때 두산인프라코어 측이 실사자료를 제공하지 못한 행위에 대한 과실 여부다. 1심 재판부는 두산인프라코어의 손을 들어줬으나 2심 재판부는 FI의 승소 판결을 내려 약 7000억원의 지급 판결을 내렸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여기에 지연 이자를 더해 DICC 지분 20%를 되사와야 한다. 현재 상고심인 3심이 진행되고 있다.

두산그룹은 이 우발부채를 떠안겠다며 두산인프라코어 원매자들을 안심시키는데 나섰다. 유력한 방안은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구조를 사업 회사와 두산밥캣을 지배하는 투자회사로 인적분할해 사업회사만 파는 형식이다. DICC 관련 우발부채는 투자회사에 남겨 놓고 매각 대상인 사업회사를 ‘클린컴퍼니’로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해당 방식이 지켜질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투자회사만 따로 떼어 소송 부담을 전가하려면 DICC FI와 금융 기관들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이를 넘어서기가 쉽지 않다.

두산그룹이 소송 관련 우발채무를 책임지겠다는 의사는 나타냈지만, 이를 이행하는데 필요한 절차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두산밥캣 지분과 우발채무만 남은 투자 회사가 소송가액을 책임지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서다. 두산중공업이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잡음'도 예상된다. 숏리스트 기업들이 두산그룹의 계획을 어느 정도 현실성이 있다고 판단하느냐가 본입찰 흥행의 결정적 변수가 될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DICC 우발 채무와 관련해서 두산 측이 제대로 된 확언을 하지는 않은 상황이라 입찰 흥행을 점치기 어렵다"며 "DICC FI들이 몇 년 동안 소송 문제로 시간을 끈 만큼 두산 측의 계산대로 쉽게 흘러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창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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