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리브엠'을 어찌할꼬 ·· 가입자 안늘고 노조와는 갈등 고조, 법위반 소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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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리브엠'을 어찌할꼬 ·· 가입자 안늘고 노조와는 갈등 고조, 법위반 소지까지
  • 박소연 기자
  • 승인 2020.11.20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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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브엠' 현재 가입자 8만여명 수준, 당초 목표 100만명 한참 못미쳐
- 금융위 상품 승인 조건 위반 소지...노조와 갈등 키워
-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무색, 과도한 혜택제공은 수익성 문제 야기
2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알뜰폰 스퀘어에서 열린 개소식에서 장석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왼쪽부터), 김형진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장, 박천용 KB업무지원본부장이 개소 축하 버튼을 누르고 있다.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KB국민은행 알뜰폰 스퀘어에서 열린 개소식 장면 (사진=연합뉴스)

KB국민은행이 '금융·통신 결합'이라며 내놓은 알뜰폰 리브엠(Liiv M) 판매가 상품 승인 조건 위반의 소지가 있음에도 이를 강행해 노조와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4월 금융위원회는 KB국민은행에 알뜰폰(MVNO) 사업을 승인해주면서 '통신사업이 은행 고유업무 수행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도록 한다'는 부가조건을 달았는데, 은행의 알뜰폰 판매 독려로 인해 행원들이 불가피하게 이 조건을 위반하고 있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19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이하 국민은행 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소비자가 '10% 금리 적금이 있다는데 어떤 상품이냐'고 질문하면 직원들은 알뜰폰을 설명할 수 밖에 없다"며 "이와 같은 응대는 금융위 승인조건 위반"이라고 밝혔다. 다시 말해 '은행 고유의 업무'인 '더주는 리브엠 적금' 상품에 대해 문의하면 창구에서는 통신 상품인 '더주는 LTE 요금제'를 설명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는 것이다.

KB국민은행이 통신에선 수익을 내지 않고 금융상품과 서비스에서 혁신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출발한 리브엠은 지난해 10월 론칭했다. 금융회사가 통신사업에 진출한 첫 사례인데다 알뜰폰 업계 최초 5G 요금제를 선보여 금융업계는 물론 통신업계에서도 높은 관심을 모았다. 

5G 기준 리브엠 요금제는 스페셜 요금제와 라이트 요금제 두 가지로 나뉘는데 기본요금은 각각 6만6000원, 4만4000원이다. 기본요금에 은행, 카드 등 금융 거래에 따라 받을 수 있는 최대 혜택 3만7000원을 적용해 요금을 각각 2만9000원, 7000원까지 낮출 수 있다.

문제는 KB국민은행이 지역영업그룹대표의 역령평가에 리브엠의 판매실적을 반영하고, 이로 인해 직원들이 실적경쟁으로 내몰리면서 은행 고유업무 수행에 지장이 생기는 등 내부 갈등이 불어져 나왔다는 점이다. 본업에 더해 알뜰폰 판매까지 경쟁 해야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는 당초 금융위가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하면서 우려했던 부분이 현실화 된것이기도 하다.

원래 은행법령 해석상 알뜰폰 사업은 은행 고유업무와의 연관성이 없어 은행의 부수업무로 인정할 수 없는 사업이다. 그러나 금융과 통신업의 높은 시너지효과를 감안해 비금융업인 가상이동통신망사업을 은행의 부수업무로 시험적(금융규제 샌드박스)으로 인정하고 추후 제도화여부를 검토한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의도였다.

아울러 당국이 우려했던 것은 부작용이었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주요 승인조건으로 금융상품 판매시 스마트폰 판매, 요금제 가입 등을 유도하는 구속행위를 방지하고, 통신사업이 은행 고유업무 수행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도록 내부통제 장치를 마련하라는 단서를 달았다. 예를 들자면 통신서비스 판매 관련 영업점간 또는 은행 직원들의 과당 실적 경쟁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 10월 국정감사에서도 리브엠에 대한 국회의원들과 피감기관장 모두 KB의 알뜰폰 사업에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동시에 터져나왔다. 국회 정무위원회가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진행한 국정감사에서는 금융위가 사업을 허가하며 내건 부가조건이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은 리브엠 판매 실적을 KB국민은행이 지역영업그룹대표의 역량 평가에 반영하고 있는 것은 부가조건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배진교 의원도 금융당국에 MVNO 사업에 대한 현장 모니터링 강화를 주문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이해를 못하겠다”며 MVNO사업 관리에 문제가 있음을 인정했다. 이런 지적에도 KB국민은행은 알뜰폰 영업점 판매 시도를 강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노사 갈등은 더욱 증폭됐다. 

국민은행 노조는 사측에 리브엠 판매 실적을 지역영업그룹 대표 역량평가에서 제외하고 KPI(핵심성과지표)에 반영하는 것을 금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영업점(창구)을 통한 판매의 경우 승인 부가조건 위반 우려가 크다며 사전에 노사간 협의를 거칠 것을 주장했다. 그러나 은행측은 영업점 판매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이에 대해 "이는 작년 9월 조회사에서 허인 은행장이 말한 '일선 영업점 판매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제3 채널을 통해 판매하겠다'는 발언과도 어긋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류제강 KB국민은행 노조 위원장은 “영업점 판매는 은행 고유업무 수행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도록 한 금융위원회의 승인 부가조건을 위반할 수 밖에 없으며, 과당경쟁과 실적경쟁을 유발할 수 밖에 없다”며 “사측이 영업점 판매 입장을 끝내 철회하지 않을 경우 MVNO사업에 대한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취소 투쟁까지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에 방문한 고객이 리브엠 무제한 요금제 가입을 위해 직원에게 상담 받는 모습. [LG유플러스 제공]
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에 방문한 고객이 리브엠 무제한 요금제 가입을 위해 직원에게 상담 받는 모습. [사진=LG유플러스]

당초 100만명을 목표로 출발한 KB국민은행의 알뜰폰 브랜드 '리브엠'의 현재 가입자는 약 8만여명 수준이다. 하지만 8만명의 기존 고객도 이탈할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은행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리브엠이 월 기본료 4만4000원의 'LTE 11GB+ 3Mbps' 요금제를 1년 동안 반값에 제공하는 이벤트가 연장 끝에 내년 중순경 만료기한이 도래하기 때문이다. 고정적으로 이용하는 주거래은행과 달리 통신시장은 '갈아타기'가 쉬운 속성이 있다는 점에서 그나마의 고객수도 유지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KB국민은행은 통신 데이터를 기반으로 금융거래가 거의 없는 고객들에게도 대출을 해줄 수 있는 혁신안을 구상했으나, 이는 구상에 그치고 있는 상태다. 여기에 신용대출 규제도 점점 강화되고 있어 상황이 녹록치 않다.

리브엠은 올해 말까지 가입한 고객에게 6개월간 1만3200원을 깎아주는 할인 프로모션을 펼치고 있는데 론칭 초기와 비교하면 혜택의 폭이 많이 줄어들었다. 또 KB국민카드는 신용카드의 사용액만큼 리브엠 이용비를 차감해주고 있으나 가입자 유치를 위해 고비용을 계속 태우는데 따른 수익성 악화 문제와 부딪힌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금융과 통신을 결합한 결과물로 적금상품을 내놨고, 멤버십 제도도 새로 도입했다"며 "리브엠은 통신사업을 영위하면서 모은 데이터를 활용해 다양한 금융서비스로 연결, 확장하기 위한 시도"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단순히 예적금·카드할인에 연계되는 수준인 리브엠이 다른 알뜰폰 업체의 상품과 크게 차별화됐다고 보긴 어렵다는 게 금융과 통신 업계의 대체적 시각이다.

박소연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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