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인수, 여기저기 '암초'...시민단체 정치권 등 "특혜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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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인수, 여기저기 '암초'...시민단체 정치권 등 "특혜 반대"
  • 김국헌 기자
  • 승인 2020.11.19 08: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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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와 노조, KCGI, 정치권까지 강력한 반대입장 표명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곳곳에서 암초를 만나고 있다. 시민단체와 노조, KCGI, 정치권까지 강력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나서면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예상보다 어렵게 흘러갈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KCGI는 18일 산업은행에 배정하는 한진칼의 유상증자 결의와 관련해 신주 발행을 금지하는 가처분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KCGI는 "졸속 결정된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한진칼 이사회가 현재의 지분 구도를 크게 변동시키는 내용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한 데에 대해 법원에 긴급히 가처분 신청을 했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KCGI는 "경영권 방어를 위해 제3자에게 신주를 배정하는 것은 주주들의 신주 인수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주주들의 의견 수렴 절차도 거치지 않고, 심지어 아시아나항공 실사조차 하지 않은 채 졸속으로 신주발행을 강행했다"고 비판했다.

KCGI, 반도건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으로 구성된 3자 연합은 조원태 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하고 있다. 산업은행이 제3자 배정 방식으로 5000억원 규모의 한진칼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건 조 회장의 경영권을 강화해 주는 특혜라고 주장하고 있다. 

양사 노동조합 5곳 역시 공동 입장문을 통해 “양사 노동자들의 의견이 배제된 일방적인 인수합병을 반대한다”며 ‘노사정 협의체’를 구성해 인수합병을 원점에서 재논의할 것을 요구했다. 노조 측은 "동종업계 인수는 중복 인력 발생으로 고용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며 "항공산업 전반으로 확산에 우려를 금치 못한다"고도 밝혔다.

시민단체들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경실련은 18일 입장을 발표하며 "지금까지 산은이 제시한 내용은 국민혈세로 재벌에게 특혜를 주는 내용과 항공산업의 독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판단된다"며 "재벌 총수일가에 특혜를 주고 항공산업의 경쟁환경을 저해하는 방식 등으로 양사의 통합이 추진되어서는 결코 안된다. 문재인 정부는 재벌 특혜와 경쟁제한 방지할 수 있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의 통합 추진책을 제시하라"고 주장했다. 

같은 날 경제개혁연대는 "정부와 산업은행의 이번 딜 구조가 막대한 외부 자본 유입에도 불구하고 대한항공에 대한 한진칼의 지배력을 약화시키지 않으면서 한진 총수일가의 그룹 지배권 안정시키고, 더 나아가서는 향후 항공산업 재편으로 인한 독점적 지위까지 추가적으로 보장해주는 ‘재벌 특혜’가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참여연대 역시 "기업 부실을 심화시킨 아시아나 경영진에 대한 책임있는 조치나 한진칼의 경영에 대한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 방침, 독과점 해소, 고용안정 등을 위한 구체적인 대안 없이 8000억원에 달하는 국민의 혈세를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공정위는 기업결합 심사과정에서 독과점 여부와 경쟁제한성을 철저히 심사하여 국내 항공산업의 독과점을 방지하기 위한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권에서의 비판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진보당은 논평을 통해 "두 항공사의 통합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무엇보다 독점 등 폐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두 회사의 자회사를 모두 합치면 국내선 점유율은 62.5%에 달한다. 시장에서의 우월 지위를 바탕으로 공정 경쟁을 해칠 가능성이 높다"고 비판했다. 

또 "조 회장이 '조양호 자녀'라는 점 외에 자신의 경영 능력을 보여준 것이 딱히 없다. 오히려 과거 70대 노인을 폭행해 입건되거나 그룹을 비판하는 시민단체 회원들에게 욕설을 내뱉은 전력으로 구설수에 오른 적이 있다. 이런 인물에게도 재벌이라는 이유로 특혜가 계속된다면 정상적인 사회라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국회의 이용우, 박용진, 민병덕, 민형배, 송재호, 오기형, 이정문 의원들은 공동 논평을 내고 "이번 통합방안을 추진하면 산업은행은 10.66%의 한진칼 지분을 보유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한진칼 및 대한항공 주주들의 지분가치는 희석될 것이고 아시아나항공 대주주의 이익은 배가될 것"이라며 "8000억원이라는 국민 혈세가 국가전략산업의 미래를 위한 것이 아닌 대한항공 총수 일가와 아시아나항공에 책임있는 대주주 및 채권단을 위해 사용되고 더 나아가 향후 항공산업의 독점에 이용된다는 우려도 존재한다"고 밝히며 국회 정무위원으로서 면밀하게 살펴보겠다고 약속했다. 

조원태 회장이 직접 '국민들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입장을 밝혔지만 좀처럼 반대 목소리가 진화되지 않으면서 논란은 더욱 커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반대와 우려의 목소리는 공정위의 기업결합심사통과에 영향을 끼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일단 공정위는 지난 13일 “시장점유율이 높은 두 회사가 결합하면 집중도가 높아져 문제의 소지가 다분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 정부에서 추진하는 이번 안을 공정위가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란 예상도 힘을 얻고 있다. 
 

 

 

김국헌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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