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속 지방은행···디지털 금융 강화에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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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속 지방은행···디지털 금융 강화에 '사활'
  • 김지우 기자
  • 승인 2020.11.17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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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은행들 상반기 총 순이익 5900억원대···전년 동기 대비 17.2% 감소
지역경제 악화, 이자 마진 감소, 시중은행·인터넷은행의 경쟁력에 밀려
IT기술 적극 도입, 자체 앱 강화 및 오프라인 서비스 개선에 활용, 핀테크와 협력 등
DGB금융지주, BNK금융지주, JB금융지주[사진=각 사 제공]
(사진왼쪽부터) DGB금융, BNK금융, JB금융그룹 [사진=각 사 제공]

 

저금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등으로 지방경기가 악화된 가운데 지방은행들이 순이자 마진 감소, 대비한 대손충당금 적립 증가, 경쟁 심화 등으로 수익성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지방은행들은 디지털 금융 강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부산·BNK경남·DGB대구·광주·전북·제주은행 등 6개 지방은행들의 올해 상반기 연결누적 당기순이익은 총 5876억원이다. 지난해 동기 대비 17.2% 감소한 규모다.

지방은행들은 시중은행들과 마찬가지로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이자 마진이 줄어들었다. 게다가 특히 올해 초부터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지역경제는 더욱 어려워진 상태다. 게다가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높은 지방은행들의 올 상반기 부실 채권 비율은 0.79%로 시중은행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한 충당금을 적립하면서 순이익이 줄어든 데다, 지방은행들은 지역에서조차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의 지방 진출 등으로 경쟁력에서 점차 밀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부정적인 요인들로 위기에 처한 가운데, 지방은행들은 비대면 시대에 맞춰 디지털 금융으로 전환에 나서는 모습이다. 각 은행들은 IT기술을 적극 이용하거나, 자체 모바일 뱅킹 애플리케이션(앱)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앱을 활용한 오프라인 서비스 개선, 핀테크 기업과의 협력 등을 진행하고 있다.

먼저, JB금융지주의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은 비대면 문화에 발맞춰 모바일 뱅킹 앱 서비스를 강화했다. 광주은행은 스마트뱅킹 앱을 통해 ATM에서 카드 없이 현금 인출이 가능한 출금 서비스를 지난달부터 시행하고 있다. 또한 기존 영업점 창구에서 이용 가능했던 로보어드바이저(인공지능 자산관리사) 서비스인 ‘KJ마이봇’을 스마트뱅킹에 적용했다. 시장상황과 빅데이터를 분석해 투자성향에 적합한 펀드상품을 추천하고 상품가입까지 가능한 고객 맞춤형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한다.

전북은행은 모바일 앱 서비스를 개선해 영업점 이용 환경을 개선했다. 지난 2일부터 ‘영업점 가장 붐비는 시간 안내 서비스’를 통해 모바일 앱에서 영업점별 가장 붐비는 일자, 요일, 시간대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지난 9월 ‘모바일 외화꾸러미 서비스’를 출시했다. 앱에서 별도 계좌 개설 없이 외화를 환전하고 보관이 가능해진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고객의 디지털 생활에 초점을 맞춰 디지털 콘텐츠 ‘1st Link on’ 신용카드를 선보였다. 비대면 경제가 활성화되면서 온라인 간편결제 시 해당 카드를 이용하면 할인 혜택과 캐시백 이벤트 등을 제공해 고객을 유치하겠다는 전략이다.

DGB대구은행도 모바일 앱 IM뱅크와 IM샵을 통해 비대면으로 외화적금 가입부터 포항페이 등 지역 제로페이, 지역사랑상품권 등록 등도 가능해 지역 이용자들의 편의를 높였다. 또한 무인자동화기기(ATM) 서비스를 늘렸다. ‘DGB셀프창구’는 화상상담과 바이오인증 등 IT기술을 활용해 고객이 스스로 영업점 창구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기존에는 ATM을 통해 입출금, 송금 등의 업무만 가능했지만 계좌개설, 체크카드 발급, 해외송금 등이 가능해졌다.

또한 대구은행은 기업 대상 통합자금관리서비스인 'DGB아이브랜치(i-Branch)'를 개편했다. 해당 서비스는 중견·대기업을 대상으로 은행, 증권, 카드사 등의 금융기관과 기업 내부시스템을 연계해 자금 업무를 지원한다. 기업경쟁력을 강화하는 통합정보시스템 ERP가 연계된 대금지급, 다수 출금계좌의 대량 지급과 분산된 자금의 모계좌 집금 등 자금관리업무를 지원한다. 또, 전 은행 B2B매출내역 실시간 조회, 실시간 자금보고서 제공한다.

BNK금융그룹의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핀테크인 카카오와 함께 디지털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경남은행은 카카오페이와 금융상품·서비스를 개발 협력을 추진키로 했다. 경남은행과 카카오페이는 △중소상공인 금융서비스 지원 △대출업무 관련 금융상품·서비스 공동 개발 △혁신금융 대출모집업무 고도화 서비스 공동 개발 △금융 UI·UX 개발 △플랫폼 활성화 홍보ㆍ마케팅 등을 함께 진행한다. 앞서 지난 6월에는 카카오페이의 ‘내 대출 한도 서비스’에 모바일신용대출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부산은행은 카카오 플랫폼을 기반으로 디지털 금융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BNK금융그룹은 신규 고객 유입을 위해 카카오톡 채널을 개설하고 비대면 상담·영업을 위해 AI 기반의 ‘카카오워크’ 등의 플랫폼을 활용키로 했다. 모바일 영업을 활성화해 고객의 기반 확대, 내부 업무 효율화 등 디지털 혁신을 도모한다는 것이다. 추가적으로 카카오 플랫폼에 특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전담조직을 구성하고, 인적자원 교류와 상호 벤치마킹 등을 통해 협업 모델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신한금융그룹의 자회사인 제주은행은 지난 6월부터 그룹 전체 대상인 ‘신한 N.E.O.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디지로그(Diglog)’사업을 착수했다. 디지로그는 디지털 기기와 아날로그의 합성어로, 두 부문의 사용자들 모두를 포섭하겠다는 것이다. 신한금융은 금융사 전체의 디지털 핵심기술 후견인 제도를 통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블록체인, 헬스케어 등 종합적인 제도 관리를 진행 중이다. 이 중 제주은행은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블록체인, 헬스케어 등 전 분야에 투입된다. 사업 추진을 통해 고객에게 차별화된 혁신 상품·서비스를 제공하겠는 것이다.

지방은행들의 이러한 노력들은 시중은행들과 인터넷은행 또한 디지털 금융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한다. 다만 고객의 편의를 높이고 지역 대면 영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금융을 강화하는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방은행들이 디지털화에 힘쓰는 것은 은행업 전반적으로 대면 영업에 한계에 직면했을 뿐 아니라 비대면 사회가 활성화되면서 고객들을 유치하고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필수적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김지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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