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의 엔드 콘텐츠, MMORPG의 꽃 '공성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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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엔드 콘텐츠, MMORPG의 꽃 '공성전'
  • 김민희 게임전문기자
  • 승인 2020.11.12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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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패키지게임은 그 끝이 '엔딩'이다. 1스테이지, 2스테이지, 3스테이지를 넘기면서 스토리를 따라가다 보면 영화처럼 엔딩롤이 흐른다. 그렇게 엔딩은 게임의 엔드 콘텐츠이자 꽃이었다. 하지만 네트워크 게임이 자리를 잡으면서 엔드 콘텐츠의 개념이 변했다. 게임 장르의 가장 끝에 존재하는 것은 MMORPG다. 그 속에는 액션도 있고, 어드벤처도 있으며, 전략도 있다. 게임을 집대성한 것이 MMORPG이며 그 속에는 '경쟁'도 '협력'도 있다. 그 끝에는 ‘엔딩’이 아닌 '공성전'이 존재한다.

MMORPG에는 PK, PVP, 이벤트 등 다양한 콘텐츠가 존재하지만 '공성전'은 MMORPG의 꽃으로 불릴 만큼 특별한 의미가 있다. 개별적으로 사냥을 하면서 퀘스트를 완료하고, 획득한 장비를 업그레이드하면서 레벨업을 하면서 캐릭터를 키우는 이유는 어쩌면 '공성전'을 위해서일 수 있다. 크게는 RVR(Realm vs Realm)의 개념에 속하는 이 콘텐츠는 진영대 진영, 즉 진영간의 싸움이다. RVR이란 월드오브 워크래프트의 호드와 얼라이언스 진영간의 싸움을 의미하는 것이지만, 말 그대로 성을 함락시켜서 빼앗는 '공성전'도 여기에 포함된다.

블루포션게임즈 ‘에오스레드’ 대홍마 공성전 누적세금 화면

'공성전'은 특히 중국 대륙을 배경으로 한 삼국지 게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나의 성을 함락시키기 위해서는 혼자서는 힘든 일이다. 공성전은 3~4명이서 모이는 파티로서도 불가능한 일이며, 엄청난 세력과 세력, 주로 길드나 국가 단위로 모여서 붙는 쟁(爭)이 RVR이다.

'공성전'이라고 하면 떠 오르는 인물이 있다. 야설록이다. 그는 '패온라인'이라는 PC MMORPG를 서비스하던 게임사의 대표기도 하지만, 한때 잘 나가던 온라인게임의 서버 1인자였다. 그는 온라인게임 초창기 가장 잘 나가던 MMORPG에서 성의 주인, ‘성주(城主)’였다. 당시 성 한 채의 값은 3,000만 원이나 될 정도로 값진 것이었다. 그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처음으로 공성전에서 성을 탈환하고 성좌에 앉던 당시를 떠올리며 회상에 젖었다. 요던(요정던전)에서 +8강 검을 획득했을 때, 서버의 모든 성을 굴복시키고 성을 지인들에게 나누어주던 때의 기억을 얘기하는 최 회장은 한껏 상기된 얼굴이었다.

 

리니지 공성전 중 한 장면

최 회장이 그때 느꼈을 그 마음을 우리는 '호승심'이라고 부른다. 남에게 이기기를 좋아하는 마음이다. 현실에서는 이루기 힘든 그것을 게임에서는 이룰 수 있다. 그래서인지 1998년 리니지 이후 MMORPG에서는 공성전이 지속적으로 등장한다. 곧 서비스될 게임도 마찬가지다. 2020년 말 현재 두 종의 MMORPG가 서비스를 앞두고 있다. '엘리온'과 '미르4'다. 두 게임은 ‘공성전’과 ‘RVR’을 엔드 콘텐츠로 내세우고 있다.

우선 '미르4'의 공성전은 '비천 공성전'이라고 명명되어 있다. '비천 공성전'을 소개하는 영상에는 이런 내용이 나온다. "드디어 오늘 결전의 날이 밝았다. 나 자신을 넘기 위한 기나긴 모험, 문파원과의 생과 사를 넘나드는 도전, 미르 대륙의 주인이 되기 위한 길고 길었던 원정의 마지막"이라며 공성전이 게임의 엔도 콘텐츠임을 드러내고 있다.

‘미르4’의 공성전은 2주에 한 번 진행되며, 참여하기 위해서는 문파 재화를 이용해 ‘공성 경매’에서 낙찰을 받아야만 한다. 요즘 와서 살짝 달리진 풍경이다. ‘미르4’의 공성전은 공성문파의 별동대가 공성탑을 이용해 공중에서 침투를 시도하고 주력부대가 성문으로 진격하며 시작되며, 1시간 동안 치열한 접전이 치러진다.

 

공성탑을 통해 공중 침투를 시도하는 공성문파의 별동대(미르4)

비천성주가 되면 서버 최강의 왕좌의 명예와 거래세 징수 등의 경제적 혜택이 주어진다. '미르4'의 성에서는 거래소를 통해 물건을 사고팔 때 발생하는 금화 일부를 세금으로 하여 ‘영지창고’에 보관해야 한다. 성을 점령한 문파는 그간 ‘영지창고’에 쌓인 금화를 문파 창고로 인출할 권리를 얻을 수 있다. 성주 혹은 인사 권한이 있는 문파원은 ‘영지창고’에 보관 중인 세금을 이용해 혁혁한 공을 세운 인원을 선발해 포상을 지급할 수도 있다. 게임에서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이다.

엘리온의 진영전 개념도, 승리진영 포탈 진입 기회

‘미르4’의 엔드 콘텐츠가 '비천 공성전'이라면 ‘엘리온’의 엔드 콘텐츠는 차원 포탈을 통한 '진영전'이다. ‘엘리온’은 공중전에서 이 공성전의 재미를 찾으려고 했지만 대대적인 변화로 인해 육상전이 메인 콘텐츠가 되면서 공중전이 핵심이 아닌 하나의 콘텐츠로 활용된다. 대신 '차원 포탈'이라는 대규모 전장이 핵심이 된다. 일반 이용자들은 클랜원과 함께 또는 클랜의 용병으로 ‘진영전’에 참여한다. ‘진영전’에서 승리한 진영은 포탈 ‘엘리온’을 통해 서버 간 대전에 참여한다. 수백 명의 플레이어가 한 전장에서 펼치는 MMORPG 특유의 대규모 전투(떼쟁)인 ‘진영전’이 엘리온의 핵심 콘텐츠다. 싸워서 이긴 그룹끼리 또 붙는, 끊임없이 경쟁하고 맞붙는 구조다.

연말 대작으로 꼽히는 두 작품의 끝은 명확하다. 강자가 세상을, 게임을 지배하는 개념이다. 끝을 명확하게 만들어 두고 사용자들을 내달리도록 하고 있다. 어느 작품이 사용자들을 호승심을 더 자극하는가에 더 큰 성공이 달려 있다. ‘미르4’는 PC도 가능해서 완전한 PC플랫폼인 ‘엘리온’과 맞붙을 만하다. 얼마 남지 않은 두 게임의 경쟁이 기대된다.

김민희 게임전문기자  gamey@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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