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정의선의 광폭 행보...대통령서부터 노조·4대그룹 총수 가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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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정의선의 광폭 행보...대통령서부터 노조·4대그룹 총수 가리지 않는다
  • 김국헌 기자
  • 승인 2020.11.12 13: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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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어 재계의 눈길을 끌고 있다.

회장에 오른 뒤 한달 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노조위원장, 축구선수 이동국, 문재인 대통령, 4대그룹 총수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만나며 '소통 경영'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정 회장은 지난 10월 14일 회장에 올랐다. 정 회장은 지난 2018년 9월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해 현대차그룹을 진두지휘 해 왔으며 지난 3월 정몽구 회장이 내려놓은 현대차 이사회 의장직을 물려받으면서 사실상 현대차그룹의 총수로서 역할을 해 왔다.

회장에 오른 뒤 약 한달간 정 회장의 행보는 예측이 힘들 만큼 영역이 넓어졌다는 평가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을 방문, 친환경 미래차 관련 설명을 들은 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0월 30일 오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을 방문, 친환경 미래차 관련 설명을 들은 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정 회장은 지난 10월 30일 문재인 대통령의 울산공장 방문시 동행했다. 

두 사람은 지난 7월 한국판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당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을 비대면으로 본 뒤 3개월 만에 다시 만났다. 수석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한 뒤로는 첫 만남으로 문 대통령은 "우리 회장님"이라고 말했고, 정 회장은 "너무 영광입니다"라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현대차가 친환경 미래차 양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정 회장에게 "현대차가 1등 기업"이라는 말을 네번이나 언급했다.

문재인 정부의 한국판 뉴딜정책 핵심 중 하나가 수소차다. 현대차가 수소차 부문에서 글로벌 1등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힘을 실어준 것이다. 

지난달 30일 현대차그룹 노사가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현대차 공영운 사장, 알버트 비어만 사장, 이상수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장, 정의선 회장, 하언태 사장, 이원희 사장, 송호성 기아차 사장.
지난달 30일 현대차그룹 노사가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현대차 공영운 사장, 알버트 비어만 사장, 이상수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장, 정의선 회장, 하언태 사장, 이원희 사장, 송호성 기아차 사장. (제공=현대차)

이 날 중요한 만남은 또 있었다. 정 회장은 문 대통령과의 울산공장 방문 일정을 마친 뒤 이상수 노조위원장 등과 오찬을 함께했다. 정 회장과 이 위원장은 1시간 30분 정도 노사 관계와 미래 자동차 대응, 품질 향상 등을 논의했다.

현대차그룹 회장이 노조 집행부를 만난 것은 19년 만의 일로써 업계에 파격적 행보라는 평가가 쏟아졌다. 정 회장 임명 이후 노조는 논평을 곧바로 내면서 "우리와 만나달라"라는 메세지를 보냈다. 여기에 정 회장이 바로 응답한 것이다. 

정 회장과 이 위원장은 미래 차 시대 대응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대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자동차 산업의 격변기를 노사가 함께 헤쳐 나가야 한다”며 “변화에 앞서 나갈 수 있도록 합심해 새롭게 해보자”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품질 문제에서는 노사가 따로 없는 만큼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며 “자주 대화를 나누고 세계 최고의 현대차를 만드는 데 노사가 함께하자”고 화답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오른쪽)이 지난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마지막 경기를 마친 전북 현대 이동국 선수에게 '2021년형 미니밴'을 선물로 전달한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오른쪽)이 지난 11월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마지막 경기를 마친 전북 현대 이동국 선수에게 '2021년형 미니밴'을 선물로 전달한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현대차)

정 회장의 파격적 행보는 곧바로 이어졌다. 

정 회장은 11월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라이온킹' 이동국 선수의 은퇴식에 참가했다. 이 날 열린 경기는 전북현대와 대구FC의 'K리그1 2020' 최종전이자, '라이언킹' 이동국 선수의 현역 마지막 경기였다. 정 회장은 전북현대 구단주로 있다.

정 회장은 이날 경기 중 이동국 선수의 등번호 20번을 기념하기 위해 팬들이 전반 20분부터 2분간 기립박수를 보내자, 단상에서 일어나 함께 박수를 치며 축하했다. 또 경기후 이어진 우승 세러머니와 함께 이 선수 은퇴식에도 직접 참석해 전북 현대 선수들에게 직접 메달을 수여하고 함께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정 회장은 이 선수에게 직접 감사패와 함께 현대차 2021년형 미니밴을 선물로 줬다. 이동국 선수는 사인 축구공으로 화답했다. 이 자리에서 정 회장은 이 선수에게 "종종 만나자"고 까지 말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이동국 선수는 "차 선물보다 회장님께서 '자주 연락하자'는 말씀이 더 큰 선물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또 "제가 은퇴한다고 회장님께서 직접 경기장에 찾아주셔서 잊지 못할 화려한 은퇴식이 됐다"고 말했다. 

지난 1월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정부 신년 인사회에서 같은 테이블에 앉은 4대 그룹 총수. 오른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제공=청와대)
지난 1월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정부 신년 인사회에서 같은 테이블에 앉은 4대 그룹 총수. 오른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제공=청와대)

11월 5일엔 또 다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일이 발생한다. 4대 그룹 총수가 2개월 만에 비공개 회동을 가진 것이다. 정의선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네명의 총수가 모였다. 

이들은 지난 5일 오후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의 에스턴하우스에서 만나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재계에서는 이들의 모임을 지난달 25일 별세한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상을 치른 이 부회장을 위로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한다. 최 회장의 대한상의 회장직 수락 여부와 미국 대선 결과, 공정경제 3법 추진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해 의견을 주고 받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4대그룹 회장들이 경쟁만 하던 모습에서 벗어나 3, 4세 젊은 총수들은 자주 교류하며, 협력과 친분을 쌓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시각이 많다. 4대 그룹은 모두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들의 협력사업과 경제계 현안 공동해결 등의 움직임이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취임 한달을 맞은 정의선 회장의 광폭행보가 역대 현대차 회장들 중 가장 적극적이고 소통의 리더쉽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김국헌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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