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정의선·최태원·구광모 '4인 동맹', 잇단 회동 이유는..."국내외 환경 공동 대응 역할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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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정의선·최태원·구광모 '4인 동맹', 잇단 회동 이유는..."국내외 환경 공동 대응 역할 모색"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0.11.09 1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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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월 비공개 모임 이후 2달 만에 4인 회동...최태원 회장 주선, 워커힐 호텔서 만나
- 신동빈 롯데 회장은 4인 모임과 정서적 공감대 등 달라...외국 국빈 방한 '승지원' 모임에는 참석
- 미국-중국 무역분쟁, 코로나19 사태, 사법 리스크 등 대내외 환경 변화에 공동 대응 필요성 커져
- 해외 유학파 출신, 한남동 거주, IT기술 기반 등 성장 과정과 경영적 공감대 비슷...'호형호제' 사이
- 창업자 시대 저물면서 젊은 총수로의 변화 따라 뉴리더 모임 확대 '주목'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 등 4대 그룹 총수의 이른바 '4인 동맹' 모임이 수시로 이어지면서 재계 대표로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을 비롯 정의선(50)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60) SK 회장, 구광모(42) ㈜LG 대표가 지난 5일 저녁 SK그룹이 운영하는 서울 워커힐 호텔 내 애스톤하우스에서 만나 비공개 만찬을 했다. 지난 9월 비공식 모임에 이어 두 달 만에 총수들이 다시 만나면서 '4인 모임'이 사실상 정례화된 모습이다. 

이날 모임은 '맏형'격인 최 회장이 주선한 자리로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장례를 치른 이 부회장을 위로하고, 미국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 이후 경제협력 등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자리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4인은 저녁 7시를 전후해 만나 11시쯤 헤어졌다. 무려 4시간이라는 장시간에 걸쳐 모임을 가진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고 이 회장의 빈소에는 4대 그룹 총수 모두가 조문한 바 있다. 

(오른쪽부터)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 대표가 신년 모임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는 장면 [사진 연합뉴스]

따라서 4대 그룹 총수 모임이 잦아지는 이유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우선 과거 4대 그룹 창업주가 중심이 됐던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순실 국정농단'에 연루돼 적폐로 몰리면서 재계를 대표할 새로운 리더십 필요성이 대두된다.

재계 관계자는 "4인 총수는 과거부터 호형호제(呼兄呼弟)하는 사이여서 자연스런 모임"이라며 "이건희 회장 등이 부재한 재계에서 이제 젊은 리더의 시대라는 상징성을 갖는다"고 평가했다.  

이날 자리에서 대한상공회의소 차기 회장에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최 회장이 수락 의견을 보였는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대한상의는 내년 3월이면 박용만 회장이 임기가 만료된다. 박 회장은 차기 회장으로 최 회장을 적극 추천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 회장은 재계 뉴리더 '맏형'으로서 역할이 있는 만큼 회장직 수락 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 정부 들어 재계 창구 역할을 하는 대한상의 회장직은 상징적 의미가 크기 때문. 

젊은 리더들이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코로나19 사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 '사법 리스크' 증대 등 급변하는 국내외 환경에 공동 대처해야 할 사안이 많아지면서 뭉치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들이 융합과 오픈이노베이션 등을 강조하는 배경이다. 

이날 4인 총수는 기업 규제 3법 등 정책 현안,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와 미국 대선 이후 배터리·자동차 등 국내 산업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한 의견 교환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구광모 LG 대표가 지난 6월 '배터리 회동'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앞서 지난 9월 비공개 회동에서는 총수들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산업계 위기 극복 등 현안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특히 4대 그룹  총수들은 지난 5월에서 9월까지 정 회장을 중심으로 공식 릴레이 연쇄 회동을 진행했다. 정 회장은 5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6월 구광모 LG 회장, 9월 최태원 SK 회장을 각각 만나 전기차 배터리 및 미래차 사업 협력 방안을 중심으로 협력 체제 구축에 나섰다. 정 회장의 현대차그룹이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의 한 축인 '그린 뉴딜' 대표주자 역할을 담당하고 있어 가교에 나선 것이란 얘기도 흘러나온다. 

4인 총수가 해외 유학파 출신, 한남동 거주, IT기술 기반 등 성장 과정은 물론 실용주의, 고객 중심, 사회적 가치 등 경영적 공감대가 비슷한 점도 '4인 동맹' 배경으로 꼽힌다. 

오일선 CXO연구소 소장은 "융합이 중시되는 4차산업혁명시대 환경에서 총수간 교류는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며 "젊은 총수가 주축이 된 새로운 재계 단체 필요성이 커졌다. 단지 폐쇄적 이익단체가 아닌 사회에 기여하는 공동 연구 및 공공 발전 성격을 지닌 오픈 모임은 명분도 있다"고 밝혔다.

재계 5위 롯데그룹의 신동빈 회장의 경우 사업 영역, 정서적 공감대 등이 달라 이들 모임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외국 국빈 방문 등에서는 함께 하기도 했다. 지난 6월, 사우디아라비아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방한 당시 신 회장을 비롯 5대 그룹 총수들이 삼성그룹 영빈관인 ‘승지원(承志園)’에 모인 바 있다. 재계 총수들이 승지원에서 모인 것은 2010년 10월 전경련 회장단 만찬 이후 약 9년 만이다.

200대 그룹 1966년 이후 출생 회장급 오너 [출처 CXO연구소]

일각에서는 4인 총수 만남이 재계 뉴리더 모임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재계가 창업자 시대가 저물면서 젊은 1960~70년대생, 3~4세 총수 체제로 급속한 세대교체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이해욱 대림그룹 회장, 김남호 DB그룹 회장 등이 이들이다. 최근 한화, 현대중공업, GS, LS 등 여타 그룹들도 경영승계 작업에 들어갔다. 

CXO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주요 200대 그룹에서 공식적으로 회장·부회장 타이틀을 갖고 있는 올해 한국 나이 55세 이하인 젊은 오너 경영자는 36명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회장 명함을 갖고 있는 오너급은 14명인데 1966~1969년생 6명, 1970년 이후 출생자 8명으로 구분된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70년대생 경영 3세 모임도 메이저와 마이너가 존재해왔다. 마이너에 일부 문제가 많은 인물도 있다"며 "하지만 기존 창업 세대가 물러나면서 젊은 총수들이 책임감으로 인해 달라진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 이들은 선대 회장의 성과를 뛰어넘는 성적표로 경영능력을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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