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늘어나는 충당금에 수익도 급감···취임 첫해 윤종원 행장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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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늘어나는 충당금에 수익도 급감···취임 첫해 윤종원 행장 '비상'
  • 김지우 기자
  • 승인 2020.11.09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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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영향 정책금융 역할 수행, 수익성 위주 경영 펼치기 어려워 '진퇴양난'
- 3분기 누적순익 9764억원으로 1년만에 20% 감소, 비은행 자회사는 상대적으로 선방
- 디스커버리펀드 사태 수습 향후 행보 중요할 듯, 리스크관리 역량 향상 과제
윤종원 IBK기업은행장 [사진=연합뉴스]
윤종원 IBK기업은행장 [사진=연합뉴스]

저금리 기조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 영향 등으로 올해 IBK기업은행이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사모사태 연루 등으로 리스크관리에 헛점이 노출되면서 취임 첫해 윤종원 은행장에게 비상이 걸렸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올해 1월 우여곡절 끝에 취임한 윤 행장은 동요했던 내부조직을 추스르고 중소기업들을 방문하는 등 현장경영에도 앞장서고 있지만 중소기업들의 신용부실, 금융사고, 고객분쟁 등이 연이어 터지며 만만치 않은 장애물에 직면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의 3분기 실적은 연결기준 순이익 3666억 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4% 감소했는데, 순이익마진율(NIM)은 1.48%로 지난해 동기보다 0.33%포인트(33bp), 전분기보다 0.12%포인트(12bp)나 떨어졌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이자이익은 6조2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 감소했다.

자회사를 제외한 기업은행 별도기준 누적 순이익은 9764억 원으로 같은 기간 20%나 줄었지만 다행히 비은행 자회사 누적 순이익은 2939억 원으로 32.4% 증가해 손실을 상당부분 만회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경기 악화에 대비하기 위한 추가 충당금을 적립한 게 순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기업은행의 주가는 지난해 12월 1만2500원으로 최고치를 찍은 이후, 올해 3월 5860원으로 급락했다가 이후 점차 올라 근래 8500원대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기업은행은 수익성 위주의 경영을 펼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비우호적인 시장 상황에서 정책금융 역할을 담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건전성 지표가 꾸준한 개선세를 보이고 있어 기업은행의 실적 개선이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른 한편으로, 기업은행은 끊이지 않는 금융사고로 국회에서 집중적인 질타를 받기도 했다

지난달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정문 의원이 금융감독원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국내은행 금융사고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185건의 은행 금융사고 총 4792억원의 피해액 중 기업은행이 1337억원으로 가장 많은 금융사고 피해액을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 산업은행 1297억원, 농협은행 673억원, 우리은행 490억원, 부산은행 301억원 순이다.

기업은행은 이 의원으로부터 지난해 금융사고 4건 중 2건과 올해 3건 모두 내부적으로 적발하지 못했다며 내부감사 성과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받기도 했다.

윤 행장이 '디스커버리펀드' 환매 중단 사태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도 관건이다. 사모펀드 리스크문제는 자산관리 부문에 큰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기업은행은 순이익 하락세에 있는 만큼 비은행 부문 수익 확대를 통해 실적 개선을 도모해야 하는 상황이다.

기업은행은 디스커버리 펀드 최대 판매사였다. 지난 2017년부터 2019년동안 판매된 디스커버리 펀드는 부동산담보대출을 통해 얻은 이자를 통해 수익률을 얻는 펀드로 두 종류로 나눠 디스커버리US핀테크글로벌채권펀드와 디스커버리US부동산선순위채권펀드로 판매됐다. 

당시 핀테크글로벌채권펀드는 약 3612억원, 부동산선순위채권펀드는 약 3180억원 판매됐는데, 현재 각각 695억원, 219억원 가량이 환매 지연된 상태다. 투자 피해자들은 은행과 IBK투자증권, 금감원을 상대로 확성기 소음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디스커버리 핀테크 글로벌(선순위) 채권 펀드에 투자한 이들에게 원금의 50%를 선지급하기로 한 상태다. 

국정감사 당시 윤 행장은 "국책은행의 고객들인데 이런 사태가 난 것에 송구하다"며 "고객 대표분들을 이사회 전에 한번 만났으며, 전체 금융사 중 가장 먼저 선지급 방안을 만들어 불편을 조금 줄여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이 불완전 판매 사례가 있으면 충분히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금감원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디스커버리펀드 환매중단 사태에 직면해 IBK기업은행의 최고 현안은 유사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리스크관리 역량과 금융소비자 보호역량의 향상이라는 점이 드러났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기업은행은 올해 코로나 19 사태로 타격을 받고 있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들의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시중은행들과 다른 국책은행으로서 올해 노출된 내부통제와 리스크관리 부문에서의 헛점들이 가장 시급하게 보완해야할 해결과제로 꼽힌다는 점에서 윤 행장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김지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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