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당선 우리 경제 영향은③ 자동차] 친환경차 시장 커진다...현대기아차 '가속 페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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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당선 우리 경제 영향은③ 자동차] 친환경차 시장 커진다...현대기아차 '가속 페달'
  • 김명현 기자
  • 승인 2020.11.05 1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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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업계, 친환경차 성장 가속화 기대감 커져
- 바이든 당선, 고관세 우려도 상당부분 해소
- 김필수 교수 "관세 5%만 부과돼도 대미수출 못해"
- 친환경차 전환 미흡한 제작사, 발빠르게 움직여야

미국 대선 실시간 개표 결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 유력해지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에게 미칠 여파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반도체를 포함한 IT·전자업계와 친환경성이 대두되는 화학, 자동차, 전기차 배터리 등의 업체들은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경영환경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IT·전자, 화학·배터리, 자동차 등 세가지 산업에서 바이든이 당선된다면 국내 기업들에게 어떠한 변화가 올까. [편집자주]

연설하는 바이든. [사진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가장 중요한 공약 중 하나는 친환경차 육성 정책이다. 업계에선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친환경 자동차 산업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지속적으로 나왔다. 이는 트럼프의 재선 시 전통적 에너지 기업을 지원하는 정책을 펼 것이란 전망과 대비된다.

블룸버그는 바이든 당선 시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들을 토대로 '바이든 지수'를 만들었는데, 이 지수에 편입된 총 30개의 기업 중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포함돼 이목을 끌기도 했다.  바이든의 주요 공약을 살펴보면 친환경차의 고성장이 어렵지 않게 관측된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 ▲향후 4년간 친환경 에너지, 관련 인프라에 2조 달러 투자 ▲2030년 말까지 50만개 이상의 신규 공공 전기차 충전소 배치 ▲정부 관용차 친환경차로 교체 ▲100% 청정에너지 경제 실현, 2050년까지 탄소제로 ▲친환경차 생산업체 인센티브 ▲내연기관 차주 친환경차 변경 시 인센티브 ▲친환경 에너지 투자 통한 일자리 창출 등을 공약했다. 

또한 바이든은 한 공개석상에서 "석유는 서서히 재생 에너지에 의해 대체돼야 한다"며 "(대통령이 되면) 석유 산업에 대한 지원은 중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바이든 후보의 당선이 기정사실화 되면서 완성차 업체들의 친환경차 확대 전략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자동차업계는 각국 정부의 환경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전기차 보조금 등 우호적인 정부 정책이 소비자들에게 유의미한 구매유인으로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의 예로 유럽은 2020년 징벌적 벌금을 부과하는 등 탄소배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중국을 제치고 전기차(EV) 최대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유럽은 올해 EV 판매량이 100만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유럽연합의 이산화탄소 규제 강화, 주요 국가들의 EV 정책 확대 등으로 전기차 침투율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유럽의 폭발적인 전기차 판매 성장은 눈으로 확인됐고, 미국도 바이든이 유력해지면서 예상보다 (EV 시장) 재성장세로의 전환이 빨라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현대·기아차 등 국내 車업계, '친환경차 전환' 가속페달...고(高)관세 우려 해소도

우선 바이든의 친환경차 지원책이 실행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현대·기아차의 친환경차 판매 및 생산 계획이 더욱 앞당겨질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기아차는 이미 자동차 산업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차원에서 최근 전기차 전용 브랜드 '아이오닉'을 출범시켰다. 내년에는 첫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적용해 완성도와 경제성을 높인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특히 현대차는 지난 9월 수소전기차 ‘넥쏘’ 2대, 수소전기버스 ‘일렉시티 FCEV’ 2대 등을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출했다. 지난 6월에는 세계 최초로 대형 수소트럭 '엑시언트'를 스위스로 수출했는데, 2025년까지 1600대를 수출할 계획이다. 2022년에는 미국에서 수소트럭 상용화를 본격 추진할 방침이다.

쌍용차도 내년 1분기 첫 전기차 출시를 앞두고 막바지 점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쌍용의 첫 전기차 'E100'은 코란도를 기반으로 개발됐는데,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처음 소개되는 준중형 SUV다.

국내 자동차 업체들의 친환경차 전환은 문재인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에 힘입어 속도감 있게 전개되고 있다는 평가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현대차 울산공장을 방문해 "2022년을 미래차 대중화의 원년으로 삼아 미래차 보급에 속도를 내겠다"며 "2025년까지 전기차 113만대, 수소차 20만대를 보급하고 북미, 유럽, 중국 시장 진출을 촉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관련업계에선 바이든의 친환경 정책이 문 대통령의 '그린뉴딜'과 맥을 같이 하면서, 정부 정책간의 연계를 통한 협력 방안이 도출될 것이란 기대감도 모이고 있다.

현대차 울산 선착장. [사진 연합뉴스]

아울러 바이든의 당선으로 자동차 부문에 대한 고(高)관세 우려가 상당 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한국은 연 60만대 가량을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트럼프는 자국 우선 순위를 강조했고, 특히 자동차 분야는 이전에 트럼프가 주장한 '20% 관세부과' 부분이 아직 유효한 상태다. 해당 관세는 독일과 일본을 주타겟으로 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며 "한국에 자동차 관세가 5%만 부과돼도 대미 수출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바이든의 '100% 청정에너지' 정책으로 전기차, 수소차가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내연기관 중심의 전통적인 완성차 기업들은 환경규제 강화에 재빨리 대응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필수 교수는 "현대·기아차는 친환경차 전환에 대한 준비가 잘 돼있는 기업이지만 준비가 미흡한 자동차 제작사들은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자동차 관련 수출이 당분간 어려운 환경에 놓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 4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 30년간의 대미 수출액 추이를 분석한 결과 미국 대선 다음해 수출액 성장률은 전년 대비 평균 4.2% 감소했다고 밝혔는데, 자동차(-6.9%) 부문이 철강(-8.1%) 다음으로 큰 수치로 하락했다. 

김명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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