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당선 우리 경제 영향은 ②화학·배터리] 한화솔루션·LG화학 등 친환경업체들 "큰 장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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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당선 우리 경제 영향은 ②화학·배터리] 한화솔루션·LG화학 등 친환경업체들 "큰 장 선다"
  • 서창완 기자
  • 승인 2020.11.05 1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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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이어 미국 시장 더욱 커질 듯… 국내 배터리 3사 장기 기대감 상승
태양광 패널 5억개 공약… 한화솔루션·LG전자 등 수요 확대 수혜볼 듯

미국 대선 실시간 개표 결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 유력해지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에게 미칠 여파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반도체를 포함한 IT·전자업계와 친환경성이 대두되는 화학, 자동차, 전기차 배터리 등의 업체들은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경영환경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IT·전자, 화학·배터리, 자동차 등 세가지 산업에서 바이든이 당선된다면 국내 기업들에게 어떠한 변화가 올까. [편집자 주]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4일(현지시간) 입장 발표에 나서면서 주먹을 쥐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4일(현지시간) 입장 발표에 나서면서 주먹을 쥐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은 국내 배터리·태양광 등 친환경 관련 기업들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바이든이 승리선언과 함께 내놓은 일성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식 탈퇴한 파리기후협약에 가입하겠다는 것이다. 

승리 선언 이후 나온 바이든의 파리협약 재가입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와의 차이점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신호다. 2015년 12월 195개 국가가 채택한 파리협약은 산업화 이전 수준 대비 지구 평균온도가 2℃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량을 단계적으로 감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트럼프는 "지구 온난화 주장은 사기이며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따른 미국 규제가 중국 인도 등에 비해 너무 강하다"면서 2017년 6월 1일 협약 탈퇴를 선언한 바 있다. 트럼프는 2016년 11월 4일 협약 발효 이후 3년간 탈퇴를 금지하는 조항에 따라 2019년 11월 4일에야 탈퇴를 통보했다. 이후 통보일로부터 1년이 지나 최종 탈퇴가 공식적으로 이뤄졌다.

바이든은 파리협약 체제 복귀와 함께 2035년까지 전력부문의 탄소배출 제로 달성, 친환경차 산업 집중 투자, 2050년 탄소배출 제로 등을 공약으로 내세워왔다. 앞으로 4년간 이런 청정 에너지·인프라를 구축하는데 2조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신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경제 활성화를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그 누구보다 친환경과 신재생에너지를 강조한 미국 지도자가 나타난 것이다. 

전기차 배터리 업체, 태양광 업체들 성장속도 빨라질 것

바이든 당선으로 수혜가 기대되는 기업들은 먼저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전기차 배터리(이차전지) 생산 업체들이다. 당장 바이든 당선 윤곽이 잡힌 5일 국내 주식 시장에서 2~5% 가량의 주가가 상승했다.

주가보다 앞으로 기대되는 효과가 더 크다. 바이든 당선으로 전기차 산업의 성장 속도가 훨씬 더 빨라지게 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미 환경규제 강화에 나선 유럽연합(EU)에서는 전기차 산업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올해부터 EU에서 판매되는 자동차는 주행 거리 km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95g 이하로 낮춰야 한다. 해당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내년부터는 1대당 1g/km마다 95유로(약 13만원)의 벌금을 물린다. 유럽은 이런 강력한 환경규제를 바탕으로 전기차 판매량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전기차 시장 분석 업체 EV볼륨 조사를 보면 올해 상반기 유럽 전기차 판매량은 41만대로 중국(38만대)보다 높았다.

유럽 각국은 독일 2030년, 프랑스 2040년 등 앞다퉈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시기를 정해놓은 동시에 전기차 구매자를 대상으로 한 보조금 지원도 확대하고 있다. 올 한해 중국 시장이 주춤하고 유럽 시장이 확대된 영향을 톡톡히 봤던 전기차 배터리 업체로서는 바이든 당선과 함께 미국 시장에도 이런 효과가 나타날 거라는 기대감이 크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바이든 집권 이후 대규모 청정 에너지 인프라 지원과 배터리를 비롯한 생산과 구매 정책 강화가 예상되는 만큼 전기차 시대로 가는 속도가 한층 더 빨라질 것"이라며 "유럽에 이어 또 하나의 큰 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당선 효과가 기대되는 또 다른 분야는 태양광·수소·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기업들이다. 국내 기업 중 한화솔루션과 LG전자 등 태양광 업체들의 약진이 예상된다.

한화솔루션 태양광 부문인 한화큐셀과 LG전자는 미국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한화큐셀은 올 상반기 기준으로 미국 주거용 시장 점유율 22%, 상업용 태양광 시장 점유율 21.5%로 모두 1위를 기록했다. LG전자는 주거용 시장에서 12.8%로 2위, 상업용 시장에서는 5.1%로 5위를 차지했다.

바이든 후보는 2035년까지 미국 전역에 5억개의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국내 기업들이 미국 태양광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만큼 지금까지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패널 판매를 기대해 볼 수 있는 셈이다. 이들 업체 외에 신성이엔지와 현대중공업 계열인 현대에너지솔루션 등도 미국시장으로의 수출 확대에 나서고 있어 바이든 이후 미국 태양광 시장은 기회의 땅이 될 전망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든이 당선되면 약 800GW의 발전설비가 재생에너지로 전환된다"며 "현재 미국의 연간 태양광·풍력 발전설치량은 약 20~30GW 수준인데, '탄소배출 제로 전력' 공약을 달성하려면 이보다 3~5배까지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 연구원은 "바이든이 당선되면 중국, 영국에 이어 미국까지 동시에 그린산업을 육성하는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 나타나게 된다"며 "전세계가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지속가능한 산업을 육성하는데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서창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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