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그후]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 4년...'신의 한수' 평가 불구 아직은 '미생'
상태바
[그날 그후]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 4년...'신의 한수' 평가 불구 아직은 '미생'
  • 김국헌 기자
  • 승인 2020.11.12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80억 달러에 하만 인수 발표, 당시 한국 역사상 최대규모 M&A...장미빛 전망 쏟아져
자동차 전장시장 지위 단기간 끌어올리며 매출 10조 달성했지만 수익성은 기대이하 평가
미래차 시장 확대에 따라 하만 수익성 차츰 개선 예상...'미생', '완생'될까 주목

2016년 11월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오디오 전장업체인 하만(Harman)을 인수했다고 발표하자 시장은 이재용 부회장이 둔 '신의 한수'라며 환호했다. 이 80억짜리 인수 합병은 정확히 4년이 지난 지금 애초의 갈채 대신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된다. 매출은 늘었지만 수익성 측면에서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간의 평가가 어떻든, 삼성전자 전장사업의 발전가능성이 높고 그 중심에 하만이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절반의 성공'이 '완전한 성공'으로 바뀔지, 그 시점은 언제인지, 삼성전자와 하만의 앞날은 여전히 주목받고 있다. 

◆ 그날 

80억 달러에 하만 인수 발표, 당시 한국 역사상 최대규모 M&A...쏟아진 장미빛 전망
 
2016년 11월 14일, 삼성전자는 80억 달러(한화 9조4000억원)에 하만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9조원이 넘는 돈이 들어간 하만 인수는 이전의 기록을 깬 국내 최대 M&A였고, 향후 글로벌 전장사업에서 삼성이 치고 올라갈 수 있다는 점에서 세간의 화제를 모은 일대 '사건'이었다. 최근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 사업부를 10조4000억원에 인수하면서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는 역대 2위로 밀렸다. 

인수금액도 금액이지만, 발표 전까지 이를 먼저 안 시장 관계자들이 전무했기에 세간의 놀라움은 더욱 컸다. 삼성전자는 해외 투자은행인 에버코어 파트너스와 로펌인 폴헤이스팅스만 고용해 인수거래를 단행하는 등 보안에 철저히 신경을 썼다.

자동차 전장사업은 투자비용이 막대한 하이테크 분야로 불린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래 먹거리로 키우는 이 사업은 당장 눈앞의 실적은 미미하지만 전자업계의 블루오션으로 통한다. 삼성전자는 미래먹거리를 책임질 사업으로 전장사업을 낙점하고 2015년 12월 사내 사업팀을 꾸리며 전장사업 진출을 공표했지만 지지부진한 상황이었다.

하만은 삼성전자가 전장 사업 강화를 위해 오랜 시간 매물을 살펴보다가 낙점한 기업이다. 시드니 하먼 박사가 동업자 버나드 카든과 함께 1953년 설립한 오디오, 내비게이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회사다. 공연장의 전문 음향 장비에서 부터 가정용 홈씨어터 및 자동차용 오디오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업영역을 가졌다.

특히 하만은 AKG(헤드폰, 마이크), 하만/카돈(가정, 차량용 오디오), 인피니티(중가 앰프), REVEL(홈오디오 스피커), JBL(중고가 스피커 브랜드.), 렉시콘(고가 오디오), 마크 레빈슨(초고가 앰프), 크라운(카 오디오), B&W(고가 스피커) 등을 거느린 세계 최대의 오디오, 전자장비 업체다. 삼성전자는 전장부품 사업에 강점을 가진 하만을 품고 자사 전장 사업과의 시너지를 통해 전기차와 자율차 등 미래차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디네쉬 팔리월(가운데)하만 CEO와 손영권(왼쪽) 삼성전자 사장, 박종환 삼성전자 전장사업팀 부사장 등이 지난 2016년 11월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서 하만 인수 관련 미디어 간담회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디네쉬 팔리월(가운데)하만 CEO와 손영권(왼쪽) 삼성전자 사장, 박종환 삼성전자 전장사업팀 부사장 등이 지난 2016년 11월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서 하만 인수 관련 미디어 간담회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인수 발표가 난지 얼마 지나지 않은 2016년 11월 21일 하만의 디네쉬 팔리월 CEO가 한국에 찾아왔다. 팔리월 CEO는 이날 서울 삼성 서초사옥에서 삼성전자 손영권 전략혁신센터 사장, 박종환 전장사업팀 부사장 등과 함께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디네쉬 팔리월 CEO는 "삼성이 하만 인수를 통해 목표로 하는 것은 스마트 자동차 시대에 1티어 솔루션 공급업체가 되는 것이지 완성차업체가 되는 게 목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전장사업 부문에서 하만은 시스템에 대한 기술과 개발경험을 비롯해 오랫동안 관계를 구축한 고객들이 있고 생태계를 잘 이해하고 있다"며 "하만이 갖고 있지 않은 삼성의 센서, IT, 모빌리티 5G 기술 등을 더하면 완벽한 솔루션을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호 윈윈의 조합을 강조한 것이다.

삼성전자 손영권 사장은 "작년(2015년)부터 자동차 사업을 위해 유기적 성장이나 M&A 등 여러 옵션을 검토했으며, 전략적인 면에서 M&A를 통해 규모도 있고 고객과 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하만과 함께 하는 게 빠르다는 쪽으로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그는 "하만은 이 시장의 고객들과 관계를 갖고 있고, 이 시장을 잘 알고 있는 전문가들을 보유하고 있어 삼성전자의 소프트웨어 기술과 부품 기술을 활용하면 더 좋은 부품 기술을 만들 수 있는 플랫폼이 되기 때문에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고 인수 배경을 설명했다. 

물론 인수 발표 이후 잡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인수 소문이 돌지 않고 갑작스러운 발표가 난 만큼 기존 하만 주주들이 제 가치를 받지 못했다는 반발도 있었다. 미국 헤지펀드와 일부 주주가 합병 반대 의사를 표명하며 하만 경영진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내는 일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이러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2017년 2월 17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삼성전자의 인수안은 별 탈없이 통과됐다.

이날 주총에는 하만의 전체 보통주 6988만3605주 가운데 70.78%에 해당하는 4946만322주의 주주가 참여했다. 투표 결과 4692만1832주의 찬성표가 나와 합병안이 통과됐다. 반대는 210만7178주, 기권은 43만1312주에 그쳤다. 안건은 주주 50%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가결된다.

인수는 삼성전자 미국법인(SEA)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인 실크델라웨어를 존속법인인 하만이 합병하는 형태였다. SEA가 보유한 실크델라웨어 지분 100%가 하만 지분 100%로 전환되면서 삼성전자가 하만의 지배주주가 되는 구조였다. 이 대가로 SEA는 기존 하만 주주들에게 주당 112억달러를 지불했다. 삼성전자는 2017년 상반기까지 미국과 한국을 비롯해 유럽연합(EU), 중국, 남아프리카 등 경쟁 당국의 승인 절차까지 모두 받아내며 하만 인수절차를 마무리했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하만 인수는 당시 '신의 한수'로 평가됐다.

하만 인수 발표를 즈음한 시기, 기실 삼성은 여러 악재에 부딪혀 있었다. 헤지펀드 엘리엇의 공격이 있었고, 갤럭시노트7은 배터리 불량으로 단종되며 치명상을 입었다. 이에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전자 등기이사 선임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이번엔 정치권 비리에 휘말리면서 8년만에 검찰에 소환되는 와중이었다.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는 이재용 부회장의 검찰 조사 하루 뒤에 발표됐다. 당시 등기이사에 오른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인수 과정을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이 여러 악재에 휘말린 가운데 이를 한번에 돌파할 '결정적 한방'이 바로 하만 인수였다는 게 재계의 평가였다. 뿐만 아니라 증권가에서는 막대한 인수자금에도 불구, 삼성전자가 글로벌 선두 전장기업으로 도약하는데 10여년을 단축할 것이란 예상까지 나왔다. 

◆ 그후

자동차 전장시장 지위 단기간 끌어올리며 매출 10조 달성했지만 수익성은 기대이하

삼성전자는 하만 인수로 단숨에 글로벌 자동차 전장사업 부문의 '블루칩'으로 등극했다. 삼성전자가 하만의 음향장비 판매 거래처였던 기존 글로벌 자동차사들과 대등하게 사업논의를 할 수 있는 협상력을 갖게 된 것이다. 

첫 성과는 2019년 2월에 이뤄졌다. 삼성전자가 아우디에 2021년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구축을 위한 차량용 반도체 ‘엑시노스 오토 V9’를 공급한 것이다. 차량용 AP 엑시노스 오토를 공개한 지 불과 석 달 만의 일이었다. 하만이 쌓아온 글로벌 고객사 네트워크를 통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잡는다는 작전이 보기좋게 맞아 떨어진 것이다.

또 회사 전체적으로는 전장사업에서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이미 원활하게 돌아가고 있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서 전장사업 관련 투자를 집중적으로 할 수 있게 된 것. 오디오 부문 업계 1위 업체를 인수함으로써 관련 연구개발의 기회 비용을 줄이게 된 것은 덤이라 할 만하다.

삼성전자는 자사의 TV, 스마트폰, VR, 웨어러블 등에 하만의 음향 기술과 브랜드를 자유롭게 적용할 수 있게 됐다. 삼성에서 내놓는 스마트폰, 포터블 오디오나 사운드 바, 홈시어터에도 하만 그룹 산하 오디오 브랜드의 기술력이 담긴 제품이 나왔다.

삼성전자가 발표한 신형 태블릿 갤럭시 탭 S3에 AKG 튜닝 스피커가 탑재된 것을 시작으로, 갤럭시 버즈 라이브와 '갤럭시 탭 S7·S7+'에는 하만의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인 AKG가 사용됐다. 또 갤럭시 S8의 번들 이어폰도 하만의 브랜드인 AKG가 장착돼 나왔다. 갤럭시 S9에 AKG 튜닝 스테레오 스피커가 탑재되었으며, AKG Y50BT가 사은품으로 뿌려졌다. 하만의 기술력으로 기존의 삼성 제품보다 음질이 좋아졌다는 평가가 많았다.

전장사업부에서의 양사 협업 폭도 점점 넓어졌다. 올해 9월에는 하만 브랜드인 AKG가 GM의 2021캐딜락 에스컬레이드 전용 오디오 시스템으로 선정되는 성과를 올렸다. 제네시스 GV80에는 하만의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 '렉시콘'의 18 스피커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이 적용됐다. 

CES2019에 출품된 삼성전자 디지털 콕핏.
CES2019에 출품된 삼성전자 디지털 콕핏.

삼성전자와 하만이 전장사업 관련해서 처음으로 공동 개발한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 ‘디지털 콕핏(Digital cockpit)’은 지속적인 업그레이드가 이뤄지면서 확연한 성장세를 보였다. 디지털 콕핏은 차량용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기반으로 구동되며, 삼성전자의 통합 사물인터넷(IoT) 서비스인 ‘스마트싱스’와 인공지능(AI) 서비스 '뉴 빅스비'가 적용돼 집 안과 차량을 연결한다. 디지털콕핏의 올 상반기 시장점유율은 27.1%로 전년말에 비해 2.3%포인트 상승했다. 

내년에는 공동개발한 5세대(5G) TCU(차량용 통신 장비)가 BMW의 전기차 '아이넥스트(iNEXT)'에 탑재될 예정이다. 이번 공급은 삼성전자와 하만이 공동 개발한 제품의 첫 수주로 내년부터 성과가 본격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하만은 삼성전자에 인수된 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시너지 효과를 증명했다. 2016년 8조5000억원이었던 하만의 매출은 2017년 7조원대에 머물렀지만 2018년 8조8437억원, 지난해 10조771억원으로 사상 처음 10조원 벽을 뚫었다. 오디오 부문이 포함된 수치지만 전장 부문의 실적도 성장세다.

하지만 하만 인수 이후 매출 성장세가 확연함에도 불구, 수익성은 아직 기대 이하라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경쟁 심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영업이익은 인수 이전인 2016년 7200억원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하만의 영업이익은 M&A에 따른 분기별 인수대금이 영향을 미치면서 2017년 574억원으로 급감했다가 2019년 3223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제 수익성이 정상궤도에 오르나 싶더니 올해 들어 코로나19 여파로 완성차 시장이 침체하자 상반기 28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현재 하만의 자산규모는 삼성전자 미국 판매법인(SEA)과 베트남 타이응웬성 생산법인(SEVT) 다음으로 크다. 올 상반기 삼성전자 주요 종속기업 25개 중 적자 법인은 하만과 삼성디스플레이 베트남법인(SDV) 뿐이다. 특히 3년동안 하만이 벌어들인 순이익 규모보다 올 상반기에 낸 손실이 큰 것은 뼈아픈 대목.

다행히 올해 3분기에 하만은 15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상반기에 비해서는 회복세를 보이면서 다소 상황이 나아진 것으로 보인다. 또 글로벌 오디오매장들의 셧다운 등이 풀리면서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파악된다.

하만은 100여개가 넘던 자회사와 계열사를 정리하는 등 사업개편을 통해 경영효율을 높이고 있다. 특히 올해 미셸 마우저 신임 CEO(최고경영자)를 임명해 도약의 전기로 삼고 있다. 자동차 업황 개선과 컨슈머 오디오 판매 확대 등으로 향후 점진적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는 게 삼성 측의 설명이다. 

상반기 성적이 저조함에 따라 하만의 올해 성적은 썩 좋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3분기 누적 매출액은 6조2600억원이며 영업적자 규모는 1300억원이다. 인수 첫해인 2017년 성적도 어려울 수 있다.

◆ 그리고 앞으로

미래차 시장 확대에 따라 하만 수익성 차츰 개선 예상...'미생'을 '완생'으로 바꿀까 주목

올 상반기의 영업적자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하만의 장기적 성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업계에서도 미래차 시장 확대에 따라 하만의 수익성이 차츰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하만은 안정적인 카오디오 사업과 디지털 콕핏 등 전장제품을 양 날개로 무한한 성장성을 지닌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존 사업과 더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사업 전략 등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전장 사업을 두고 업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면서 제품 가격 하락이 심화하는 등 불확실성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완성차 업황 회복과 소비자용 오디오 판매 확대 등으로 하만의 실적 개선을 예상했다. 하지만 전장은 물론 오디오 시장에서도 경쟁이 심화하면서 수익성 개선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여전히 삼성전자와 중복되는 오디오 사업 등에 대한 추가적인 정리 작업은 물론,  사업 간 시너지를 위한 업무 효율화 작업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하만과의 시너지 확대와 전장사업 성장을 위해 추가적인 M&A 필요성도 제기된다. 하만 인수 당시 전장사업 성장을 위한 지속적 M&A가 예고됐지만 이후 추가로 이뤄진 인수합병 사례가 없는 실정이다. 

삼성전자의 디스플레이 사업과 하만의 극장용 음향시스템(조명 포함) 사업을 융합해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계획도 현실화시켜야 한다. 

하만은 텔레메틱스 시장 세계 1위를 노리고 있다.
하만은 텔레메틱스 시장 세계 1위를 노리고 있다.

텔레매틱스 콘트롤 유닛(TCU) 시장에서 세계 3위인 하만이 삼성전자와의 시너지로 업계 선두로 설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하만이 업계 1위를 목표로 잡고 있는 TCU 사업은 미래 자동차 분야의 격전지다. 하만은 기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외에 차량 대 사물 통신(V2X) 통합 솔루션인 TCU와 통신용 시스템반도체(SoC) 분야를 석권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분야의 현재 점유율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하만의 TCU 세계시장 점유율은 2018년 기준 LG전자(24.5%)·콘티넨탈(18.0%) 등에 이은 3위(14.0%)다. 매년 10% 이상 성장하는 TCU 분야에서 1위 LG전자는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 메르세데스-벤츠, 제너럴모터스(GM) 등 유수 완성차 업체와 공급계약을 맺고 있다.  
 
하만은 삼성전자의 5G 통신 기술을 등에 업고 텔레메틱스 시장 리더로 올라서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만은 올해 열린 ‘CES 2020’에서 독일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인 BMW와 5G 커넥티드카 협력을 발표하고 내년부터 TCU 및 커넥티비티 솔루션을 공급하기로 했다.  

통신용 SoC 분야의 경쟁도 만만치 않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미국 퀄컴과 경쟁 중인 삼성전자는 자동차용 SoC에서도 맞붙는다. 하만은 삼성전자가 만든 ‘엑시노스 오토 V9’을 탑재한 커넥티비티 솔루션으로 시장을 공략한다. 하지만 이보다는 퀄컴이 올 CES에서 발표한 저전력 초고속 연산칩 ‘스냅드래곤 라이드’가 한발 앞서 있는 상태라는 것이 대체적 판단이다.  

재계 관계자는 “완성차용 부품 시장은 시제품 적용에만 10년 이상 걸려 진입장벽이 높다”며 “하만 인수로 자동차용 전장 분야에 직접 진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선택은 적절했다고 볼 수 있지만 업계 선두에 올라서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말했다.

삼성의 하만 인수는 수익성에서 기대이하의 결과를 보여주며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전장사업 발전 가능성이 크게 열려있다는 점에서 하만은 아직 '미생'과 같다. '미생'이 '완생'으로 가는 길은 이제 막 시작됐다. 

 

김국헌 기자  lycao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