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생분해성 신소재 개발하고도 양산은 5년 뒤..."왜이리 늦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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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생분해성 신소재 개발하고도 양산은 5년 뒤..."왜이리 늦나?"
  • 김국헌 기자
  • 승인 2020.10.28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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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합성수지와 동등한 성질 구현하는 100% 생분해성 신소재 개발 대대적 홍보
신소재의 양산시점은 2025년...고객에게 테스트를 받는 시제품 평가 시기도 2022년
신소재 개발해도 경제성 없어 양산체제 실패사례 많아...경제성 확보가 관건
LG화학 "신소재를 독자 개발했다는데 의의"...경제성 확보하고 양산체제 앞당기도록 노력할 것

LG화학(대표 신학철)이 세계 최초로 생분해성 신소재를 개발했다고 홍보했으나 제품의 양산시점이 2025년으로 알려지면서 뒷 말이 나오고 있다. 경제성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LG화학은 지난 19일 합성수지와 동등한 성질을 구현하는 100% 생분해성 신소재를 개발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LG화학은 옥수수 포도당 성분과 폐글리세롤을 활용해 개발한 이 신소재가 폴리프로필렌(PP) 등 합성수지와 동등한 기계적인 성질(물성)과 투명성을 구현한다고 소개했다. 단일소재로는 전세계에서 최초라는 설명이다. 

이 소재의 가장 큰 특징은 4개월 뒤면 자연 분해돼 사라지는 친환경 제품이라는 점이다. LG화학은 독일의 국제인증기관 딘 서스코(DIN CERTCO)로부터 유럽의 산업 생분해성 인증 기준에 따라 120일 이내에 90% 이상 생분해된다는 결과를 통보받았다. 

기존 생분해성 소재는 물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른 플라스틱 소재나 첨가제를 섞어야 하지만 LG화학이 개발한 신소재는 다른 소재나 첨가재가 들어가지 않는 단일소재여서 고객이 원하는 품질을 온전히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연성도 기존 생분해성 제품보다 최대 20배나 개선됐다. 

상용화만 된다면 생분해성 소재를 많이 쓰는 친환경 포장재 업계의 선택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비닐봉투·에어캡 완충재·일회용 컵·발포 제품·마스크 부직포 등의 다양한 분야로도 확대 적용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생분해성 신소재는 LG화학 미래기술연구센터의 작품인데, LG화학은 현재 국내외에서 생분해성 관련 원천 특허 25건을 보유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등에 따르면 생분해성 소재 시장은 지난해 4조2000억원에서 2025년 9조7000억원 규모로 연평균 약 15%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는 물론이고 제품을 생산해 전 세계를 무대로 판매하는 기업들은 너나 없이 환경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처지다. 예를 들어 유럽연합(EU)의 내연기관차 평균 이산화탄소(CO2) 배출 규제와 탄소 국경세 등은 자동차업계에 친환경 변화를 요구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수소차, 전기차가 대안으로 떠오른 상황이다. 소비자들도 환경에 관한 인식이 대폭 개선되면서 기업들은 생산하는 제품에 친환경성을 부여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있다. 

문제는 LG화학이 개발한 신소재의 양산 시점이 너무 늦다는 점이다. LG화학이 계획한 이 신소재의 양산시점은 2025년으로 지금부터 5년이나 걸린다. 고객에게 테스트를 받는 시제품 평가 시기도 2022년으로, 2년 뒤 얘기다. 

아직 고객 시제품 평가도 하지 않았고, 경제성에 기초한 양산계획이 5년이나 남았음에도 생분해성 원천 소재를 개발했다는 것만으로 대대적인 홍보를 하기엔 다소 뜬금 없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한 화학업체 관계자는 "많은 기업들이 신소재를 개발해 놓고도 경제성이 없어서 양산화에 실패해 알려지지 않은 사례들이 수없이 많다"며 "우리도 비슷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지만 문제는 경제성이다. 양산체제로 가려면 반드시 마진을 확보해야 하는데 생산원가가 높아 5년 뒤에는 양산에 실패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친환경 소재를 개발했지만 높은 생산원가로 시장확대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는 꽤 찾을 수 있다. 산수음료는 최근 생수병은 물론 라벨과 뚜껑까지 100% 생분해되는 ‘친환경 생수병’을 세계 최초로 자체 개발했다. 산수음료는 생수사업 뿐 아니라 자체적인 페트병 생산도 하는 업체다. PLA 용기는 옥수수와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원료로 만든 PLA(Polylactic Acid) 소재만을 100% 사용했다. 이 제품을 특정 조건 하에 매립하면 물과 이산화탄소, 퇴비로 완전히 생분해된다. 옥수수를 사용하고 180일 내에 생분해 된다는 점에서 LG화학이 개발했다는 기술과 비슷하다. 
 
하지만 PLA 용기를 쓴 생수 판매를 늘리기란 쉽지 않다. 바이오 페트병 제품은 일반 페트병에 비해 1.5배 비싸고, 100% 생분해되는 PLA 제품은 4배 더 비싸기 때문이다. 원료가 다르다보니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게 산수음료 측의 설명이다. 생산성도 기존 페트병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비싸더라도 친환경적인 제품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기를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시장확대가 매우 더디게 진행된 사례도 있다. 효성그룹 화학섬유 계열사인 효성티앤씨는 2000년대 중반 ‘리젠’을 생산하고 양산해왔다. 버려진 플라스틱 페트병에서 만든 폴리에스테르 원사 제품이다. 초기에는 제조에 많은 비용이 들어가고 품질은 기존 제품보다 떨어지는데다 불량률도 높아 판매 확대에 어려움을 겪었다. 15년이 지난 최근에서야 친환경 붐에 힘입어 리젠 판매량은 조금씩 늘고 있는 상황이다. LG화학이 5년 뒤 양산체제에 성공하더라도 판매 확대는 또 다른 과제라는 얘기다. 

LG화학은 생분해성 신소재를 독자개발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말한다. 관련 특허를 차곡차곡 쌓아놓고 있는 만큼 향후 대폭 커질 친환경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양산시기도 앞당기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LG화학 관계자는 "기술을 개발하고 상용화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양산시점을 2025년으로 잡은 것"이라며 "양산까지 5년 이상 걸리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또 "친환경 관련 기술을 특허를 통해 확보해 나가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생분해성 신소재도 양산체제로 갈 수 있도록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친환경 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만큼 양산체제 시기를 더욱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국헌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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