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조 교수의 즐거운 골프룰]10.고도나 경사도 측정하면 2벌타
상태바
[정경조 교수의 즐거운 골프룰]10.고도나 경사도 측정하면 2벌타
  • 안성찬 골프전문기자
  • 승인 2020.10.21 21: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해슬리 나인브릿지. 사진=CJ그룹

주말골퍼들의 필드필수품 중에는 거리측정기가 있다. 거리를 친절하게 알려주는 예쁜 캐디가 있는 라운드를 하면서도 팔에는 GPS(Global Positioning System) 손목시계를 차고, 뒷주머니 쪽에는 레이저측정기를 하나씩 달고 있다. 정말로 꼼꼼하게 거리와 경사도를 측정한다. 문제는 그 거리만큼 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2019개정규칙 4.3a(장비의 사용이 허용되는 경우와 금지되는 경우)에 의하면 플레이어는 라운드 동안 자신의 플레이에 도움이 되는 장비를 사용할 수 있지만, 볼을 플레이하는 데 본질적으로 필요한 기술이나 판단을 덜어주는 장비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 이를 위반하면 첫 번째는 2벌타, 두 번째는 실격이다. 

거리측정기나 나침반을 사용하여 거리나 방향에 관한 정보를 알아보는 것은 허용되지만 고도 변화를 측정하는 경우와 플레이어의 볼 위치에 맞는 플레이 선이나 클럽을 추천해주는 기기를 사용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로컬룰 모델 G-5에 의하여 거리측정기의 사용을 금지하는 로컬룰을 채택할 수 있어서 대부분의 프로골프 시합에서는 거리측정기를 사용하지 않는다.

코스에서 기온과 습도를 측정하는 것은 허용되지만 풍속을 측정하는 경우나 풍향을 알아보기 위해 손수건 같은 인공물을 사용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으며, 플레이 중인 경기와 무관한 오디오·비디오를 듣거나 보는 것은 괜찮지만 플레이어 자신이나 다른 플레이어가 그 경기에서 한 플레이를 보여주는 영상을 시청하는 것은 금지된다. 로컬룰 모델 G-8에 의해 위원회는 라운드 동안 오디오·비디오 기기의 사용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로컬룰을 채택할 수 있다.

레진이나 파우더 등을 사용하거나 수건이나 헝겊으로 그립을 감싸는 것은 허용되지만 손의 위치나 그립의 강도에 부당한 이익을 주는 장비를 사용할 수 없다. 또한, 스트레칭용 장비는 허용되지만 스윙용 도구(얼라인먼트 스틱·무거운 헤드커버·도넛 모양의 스윙보조기) 또는 부적합한 클럽을 연습 스윙이나 스트로크를 준비하거나 실행하는데 사용할 수 없다. 테이프 또는 그와 유사한 의료용품은 부상을 방지하거나 기존의 부상을 보호할 목적의 의료적인 이유가 있는 경우 사용할 수 있지만 플레이어가 클럽으로 스윙을 하는 데 도움이 될 정도로 관절을 고정시켜주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텍텍텍 거리측정기

요즘처럼 날이 점점 쌀쌀해지면 주말골퍼들은 몸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서 핫팩을 찾기 시작하는데 이것으로 볼을 데워 사용하면 첫 위반 시 일반페널티(2벌타), 그 이후는 실격이다. 골프규칙 4.2a에 의하면 플레이어는 긁어서 흠을 내거나 가열하거나 어떤 물질(세척용 물질은 제외)을 바른 볼처럼 그 성능을 고의로 변화시킨 볼에 스트로크를 해서는 안 된다. 날씨가 차가워지면 탄성이 줄어들어 볼이 고유의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는데, 미국 골프다이제스트의 로봇 실험에 따르면 영하 3도에서는 섭씨 18도에 비해 캐리가 4.8야드, 런이 5.5야드나 줄어들었다. 겨울철에는 결과적으로 한 클럽 차이에 해당하는 10.3야드(9.4m) 이상 덜 날아간다는 것이다. 

골프를 즐기는데 도움을 주는 많은 장비들이 개발되고 있다. 지금 이 순간도 어느 연구실에선가는 주말골퍼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퍼팅라인 읽는데 필요한 라인을 표시해주는 레이저 기기를 개발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프랑스의 철학자 앙리 베르그송(Henri Bergson) 은 인간을 ‘도구의 인간’, 즉, 호모 파베르(Homo Faber)라 칭하며 인간은 유형, 무형의 도구를 만드는 동시에 자기 자신도 만든다고 했다. 인간은 몸을 진화시키는 대신 도구를 만들었고, 그 도구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는 인간의 ‘지성’에 달려있다. 골프를 즐기는 것은 골퍼, 즉 사람이지 골프 장비가 아니다. 원하는 거리를 알아서 날아가 주는 볼과 항상 똑바로 멀리 쳐주는 클럽을 가지고 필드에 나가길 원한다면 차라리 컴퓨터오락을 해라. 베르그송이 인간이 좋은 머리로 자살 도구와 자살 방법을 생각해 스스로를 없애려는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시했듯이, 장비에만 의존해 쉽고 편한 라운드만 하려고 하는 것은 골프의 재미를 없애려는 자살행위다. 그냥 O.B랑 쓰리퍼트랑 같이 좀 살자.

글/정경조 한국골프대학교 교수, 영문학 박사. 저서: 말맛으로 보는 한국인의 문화, 손맛으로 보는 한국인의 문화, 살맛나는 한국인의 문화, 詩가 있는 골프에 山다, 주말골퍼들이 코스따라가며 찾아보는 골프규칙(공저)

안성찬 골프전문기자  golf@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