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티볼리 에어, '차박'에 혹하고 '주행감'에 놀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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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티볼리 에어, '차박'에 혹하고 '주행감'에 놀라다
  • 김명현 기자
  • 승인 2020.10.21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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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볼리보다 255㎜ 길고 25㎜ 높아....차급 뛰어넘는 '웅장함'
- 컬러감 돋보이는 디지털 클러스터 만족도 UP...2열 무릎공간도 '넉넉'
- 주행감 '기대이상'...캠핑용으로 개조한 티볼리 에어 '눈길'

티볼리 에어가 '차박(자동차+숙박)' 바람을 타고 1년 만에 재출시 됐다. 쌍용차의 운명을 한몸에 걸머진 뉴티볼리. 과연 티볼리 시리즈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지, 직접 시승해봤다.

쌍용차는 티볼리 에어의 마케팅 포인트를 차박에 뒀고, 이와 관련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차박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어서다.

업계 안팎에선 티볼리 에어가 판매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쌍용차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를 놓고 큰 관심이다.

티볼리 에어는 소형SUV 단점인 적재공간을 보완하기 위해 2016년 출시한 모델로, 한 때는 월 평균 1000대가량 판매된 쌍용차 대표 효자차량이다. 하지만 신형 코란도와 차체 크기, 가격대 등이 겹치면서 지난해 판매량이 급감한 후 회복되지 않자 같은 해 8월 단종되는 아픔을 겪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티볼리 에어의 부활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며 "코란도의 부진을 만회하고 회사 주력 모델로서 실적을 견인할 중책을 맡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새롭게 돌아온 티볼리 에어가 몹시 궁금해졌다.

지난 14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 호텔에서 열린 미디어 시승회에서 2021 티볼리 에어를 처음 만났다. 

시승 코스는 경기 양평군의 한 카페를 반환점으로 143km 구간에서 이뤄졌다. 서울 도심과 국도, 고속도로 등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 티볼리 에어를 경험할 수 있었다.

티볼리 에어는 총 두 가지(A1, A3) 트림으로 판매되는데, 기자가 시승한 모델은 A3였다.

2021 티볼리 에어. [김명현 기자]

◇ 소형이지만 '웅장하고 넉넉'...시선끄는 디지털 클러스터 '만족도 UP'

티볼리 에어의 첫 느낌은 익숙함, 그리고 차급을 뛰어넘는 웅장함이었다. 전면부는 지난해 중순 부분변경을 거친 티볼리의 최신 디자인을 입고 있었다. LED 안개등을 감싼 일체형 범퍼는 실제 크기보다 더욱 커보이는 효과를 줬다. 

티볼리 에어가 티볼리의 롱바디 버전이라는 점은 단연 측면부에서 두드러졌다. 티볼리 에어의 전장·전폭·전고는 각각 4480㎜, 1810㎜, 1645㎜로, 티볼리보다 전장은 255㎜ 길고 전고는 25㎜ 높다. 후면부는 2019년형 티볼리 에어와 거의 흡사했다. 다만, 리어 범퍼 부분이 입체적으로 디자인되면서 SUV 특유의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

실내는 10.25인치 디지털 클러스터(계기판)와 9인치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가 장착돼 있었다. 컬러감이 돋보이는 디지털 클러스터는 예상보다 훨씬 고급스러웠고 또한 유용했다. 기자는 내비게이션의 주행정보를 클러스터에 연동해 각종 정보를 한눈에 살피며 편하게 운전할 수 있었다. 내부 마감이 조금만 더 고급스러웠으면 좋았겠다라는 아쉬움은 남았다.

티볼리는 2열 좌석이 다소 불편하다는 말을 들었던 터라 직접 확인해 봤다. 170cm 조금 넘는 기자가 뒷좌석에 앉아보니 무릎부터 앞 좌석까지 주먹 두 개 반, 머리부터 천장까지는 주먹 두 개 정도가 들어갔다. 경쟁모델 대비 뛰어난 2열 공간감은 가족 등과 동승할 일이 많은 예비 차주에게 매력적인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행감 '기대 이상'...캠핑용으로 개조한 티볼리에어 '눈길'

주행감은 소형 SUV라는 점을 생각했을 때 놀라울 정도로 우수했다. 속도를 빨리내도 차체는 흔들림이 거의 없었고, 큰 감속 없이도 안정적인 코너링을 자랑했다. 정숙성도 기대 이상이었다. 오랜 주행에도 피로도가 크지 않았던 이유였다.

티볼리 에어는 1.5L 가솔린 터보 엔진이 장착돼 최고출력 163마력, 최대 토크 26.5kg·m의 성능을 낸다. 공인 연비는 휠 크기에 따라 L당 11.8~12.0km인데, 시승 연비는 13.2km/L로 이보다 우수했다. 이석우 쌍용차 상품운영팀장은 시승에 앞서 진행한 프레젠테이션에서 "경쟁사 동급 차량과 비교하면 출력대비 연비는 가장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또한 차량에는 정차 상황에서 엔진을 일시적으로 정지해 연비를 향상시키는 공회전 제한시스템(ISG)이 탑재돼 있었다. 처음에는 엔진이 다시 켜지는 소리와 진동감에 살짝 놀랐으나 뒤로 갈수록 적응이 됐다. 만약 이 부분이 신경쓰인다면 시스템 작동을 해제하면 된다.

기존 티볼리보다 페달 감각도 훨씬 좋아진 느낌이었다. 특히 브레이크보단 가속페달 성능에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속도를 올리기 위해 미세하게 압을 가해도 차는 기민하게 반응했다. 차급을 감안하면 주행안전 보조시스템도 충실히 갖췄다.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차선을 이탈하면 경보가 울렸고 차선중앙유지보조, 후측방 접근충돌방지보조, 탑승객하차보조 등이 제공됐다. 

2열 시트를 제거하고 차박용으로 개조한 모습. [김명현 기자]
뒷좌석을 접은 티볼리 에어는 성인 2명이 누울 수 있는 공간으로 충분했다. [김명현 기자]

이날 쌍용차는 시승 반환지점인 양평의 한 카페에서 캠핑용으로 개조한 티볼리 에어도 선보였다. 이 차량은 2열 시트를 완전히 제거해 2인승으로 만들어졌고, 냉장고와 추가 배터리 등이 탑재됐다. 현장에 있었던 회사 관계자는 "3000만원 이내로 한 달 내 출시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티볼리의 트렁크 용량은 720L이고, 2열 좌석을 접으면 적재공간이 1440L(길이 1879mm)나 확보된다. 1열 좌석까지 최대로 당기면 성인 2명이 누울 수 있는 공간으로 충분했다. 캠핑 감성이 물씬 풍기는 전시 차량을 보면서 티볼리 에어가 어떤 자신감으로 재출시 됐는지, 회사 측에서 왜 마케팅 포인트로 차박을 강조하는지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티볼리 에어와 국도와 고속도로를 넘나드는 긴 주행을 함께하면서, 초반엔 '차박' 기능에 혹했지만 점차 장·단거리 출퇴근용으로 손색이 없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특히, 지갑이 얇은 2030에게 이만한 가성비 모델을 찾긴 힘들 것 같다. 

티볼리 에어의 판매 가격은 A1 1890만~1920만원, A3 2170만~2200만원이다. 

김명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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