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파운드리 시장서 TSMC 맹추격...시설투자·물량 확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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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파운드리 시장서 TSMC 맹추격...시설투자·물량 확보 관건
  • 김지우 기자
  • 승인 2020.10.19 1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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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공정 기술 격차 줄이려면...선단·후공정 기술 시설투자 필요
TSMC 공장가동률 포화상태...삼성전자, 해당 고객사 물량 확보 관건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업체) TSMC를 향한 삼성전자의 추격이 이어지고 있다. 양사 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차이가 36.5%로 추가적인 시설투자가 필요한 가운데 TSMC의 고객사 물량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중요한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3년간 파운드리 사업에서 고속성장을 하고 있다. TSMC는 1987년부터, 삼성전자는 2005년부터 파운드리 사업을 착수했다. 사업시작 시점이 늦었지만 착실히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은 2018년부터 급성장하기 시작한다. 시장 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2015년 5.3%, 2016년 7.9%, 2017년 6.7%에 불과했지만 2018년 15%로 상승하더니, 2019년 18.5%까지 올랐다. 올해 1분기에는 15.9%로 살짝 주춤했으나 2분기 18.8%로 역대최대를 찍었고, 3분기에는 17.4%를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점유율을 많이 끌어올리기는 했지만 TSMC와 비교하면 아직 갈길이 멀었다는 평가다. 

3분기 TSMC의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점유율은 53.9%로 양사의 점유율 격차는 36.5%포인트를 보이고 있다. TSMC는 전분기보다 2.5% 상승했고, 삼성전자는 1.4% 하락하면서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TSMC가 먼저 33년간 기술과 신뢰를 쌓아 시장을 이끌어온 만큼 삼성전자가 급격하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을 TSMC를 단숨에 따라잡기는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1위를 하겠다는 목표를 잡고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8월 보도자료를 내고 “2019년부터 2020년 말까지 시스템반도체에 26조 원가량을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투자의 일환으로 삼성전자는 경기도 화성에 이어 평택에도 첨단 반도체 파운드리를 만들고 있다. 2021년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할 계획이다. 규모나 시점은 특정되지 않았지만 인프라투자 2.5~3.0조원 내외, 이후 설비투자 7~8조원 내외 규모의 대형 투자 프로젝트다. 

TSMC는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연내 시설투자 계획을 160억 달러(18조) 대에서 170억 달러(19조) 가량으로 상향 조정하며 맞불을 놓고 있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TSMC와 격차를 좁히기 위해서는 선단공정에 관한 시설투자가 지속해서 필요하다”며 “2021년 삼성전자의 선단공정 시설투자 규모는 2020년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시장 점유율에는 큰 차이가 있지만 기술면에서는 과거에도 삼성전자가 TSMC에 밀리지 않았다. 지난 2015년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주요 제품은 모바일 AP(앱 프로세서)로 반도체를 3차원으로 쌓는 ‘핀펫’ 기술을 적용해 14나노 미세 공정으로 모바일 AP를 만드는 기술력을 확보했었다. 그와 달리 TSMC의 모바일 AP 미세 공정 수준은 16나노에 머물러 있었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는 팹리스(제조 공장이 없는 설계 전문 기업)기업인 애플, 퀄컴 등이 TSMC에 맡겼던 모바일 AP를 물량 일부를 맡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7나노 공정 이후 TSMC와의 격차를 점점 더 좁혀가고 있다는 평가다. 

현재 세계에서 5nm 공정이 가능한 곳은 TSMC와 삼성전자 두 기업뿐이다. TSMC는 5나노 공정을 양산 중이며, 2022년 하반기에야 3나노 공정 시험 양산에 들어갈 전망이다. 반면에 삼성전자는 EUV를 활용한 GAA(Gate All Around)를 통해 2021년 본격 양산을 시작해 3나노를 상용화할 계획으로 기술적으로 선도할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삼성전자, TSMC가 감당 못한 고객사 물량 확보하나

TSMC는 이미 올 하반기부터 5나노 생산라인을 전체 가동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5G 스마트폰 AP, HPC, IoT 등 첨단 공정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번 아이폰12 시리즈에 탑재된 A14 바이오닉 칩셋을 위탁생산한데다, AMD, 미디어텍, 퀄컴 등 대형 고객사들의 주문이 이어졌다.

올 4분기까지 TSMC의 5나노 라인이 완전 가동체제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삼성전자가 TSMC가 감당하지 못한 물량을 얼마나 받아올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됐다.

최근 삼성전자는 IBM의 차세대 서버용 CPU ‘파워 10’을 EUV(극자외선) 기반 7나노 공정으로 위탁 생산하게 됐다. 또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지포스 RTX 30’시리즈를 EUV 없이 8나노 공정으로 생산했다. 이번 엔비디아의 물량 확보를 발판으로 TSMC와의 점유율 격차를 좁혀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객사와의 네트워크 강화도 과제로 꼽힌다. TSMC는 기술력이 뛰어난 협력사들과의 끈끈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TSMC에 뒤지지 않는 공정 미세화 기술력을 갖추고 있지만 파운드리 전·후 공정과 연계한 서비스에서는 경쟁력을 더 갖춰 고객을 뺏어와야 하는 상황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은 5G, HPC, AI, 네트워크 등 신규 응용처 확산에 따라 초미세 공정 중심의 성장이 예상되며,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모바일 칩을 필두로 하이엔드 모바일 및 신규 응용처로 첨단 EUV 공정 적용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김지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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