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최기일 교수 “방산전시회 없으면 방위산업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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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최기일 교수 “방산전시회 없으면 방위산업도 없다”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0.10.15 2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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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일 상지대학교 군사학과 학과장. 
최기일 교수 [사진=상지대]

◇ 최기일 상지대학교 군사학과 학과장 · 안보학전공 전임교수

전 세계가 코로나19(COVID-19)로 인해 혼돈의 초불확실성 시대에 진입하게 되었다. 기존의 인류 문명과 시대상을 뒤바꾸어 놓을 것으로 예측되면서 새로운 발상의 전환으로 미래 전망과 대응책 마련을 모색하기 위해 분주하다.

인류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 속에서 산업계도 비상이다. 산업 전반에서 내수감소와 수출저하의 이중침체 현상으로 더블딥(Double Dip)이 가시화되면서 경기침체 가 심화되고 있다.

국내 방위산업의 여건과 실정도 예외가 아니다. 기본적으로 제조업을 기반으로 하는 방위산업은 정부가 유일한 수요자이기 때문에 국내 제조업 업황과 정부 재정지출 기조변화에 따라 지대한 영향을 받는다. 앞으로 제조업의 가동률 저하와 정부 복지 및 방역예산이 늘어갈 것이 분명한 가운데, 국내 방위산업의 출구전략(Exit Strategy)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악화일로인 국가 방위산업에 새로운 바람과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해서는 ‘전시회’ 개최를 통하여 방산수출 활로 개척과 산업 전반을 선도하는 발상의 전환이 요구된다.

역사적으로도 우리 인류는 산업혁명을 거쳐 근대적인 산업화 시대에 접어들기 시작하면서부터 비로소 대규모 국제 전시회가 시작되었고, 이를 통하여 눈부신 산업 성장을 거듭하며 발전을 이룩할 수 있었다.

특히, 방위산업 전시회의 시초는 역사적으로 1851년 영국 런던에서 개최된 만국 박람회에서 찾을 수 있는데, 당시 미국인 발명가 사무엘 콜트의 리볼버(Revolver) 권총이 최초로 시연되어 화제가 되었다. 이러한 세계 각국의 최신 공산품들을 전시하여 자국 기술력 홍보의 장이 되었고, 만국 박람회는 대성공으로 이어져 세계 각국은 전시회를 개최하기 시작했다. 오늘날에 이르러 그 규모가 점차 커지면서 각 산업별로 세분화되었는데, 무기 분야에 특화된 것이 바로 ‘방위산업 전시회’이다.

가장 대표적인 산업전시회로는 전 세계인들과 산업계 전반의 이목이 집중되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Consumer Electronics Show)가 있다. 해마다 열리는 세계 최대 ICT기술 전시회인 CES는 금년 1월에도 어김없이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CES 2020'에서는 161개국에서 4500여개 기업들이 참가해 신기술 향연에 18만명이 참관했다. CES는 1967년 미국의 뉴욕에서 시작되어 1978년부터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로 개최지를 옮겨 진행해왔는데, 전시회의 위상은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전시회로서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방위산업 전시회로는 미국의 ‘AUSA’와 유럽의 ‘Eurosatory’ 그리고 중동의 ‘IDEX’를 들 수 있다.

미국 방산 전시회 AUSA는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을 보유한 미 육군협회에서 주최하는 행사로 해마다 워싱턴 DC에서 개최되며, 지난해까지 13회를 치렀다. 미국 국방부 조달시장 진출을 위한 필수 참가 전시회로서 매년 전 세계 각국의 600여개 이상의 주요 방산업체들이 참가하는 최대 국제 방위산업 전시회라는 명성을 지녔다. 아시아권 국가 중에는 한국이 유일하게 국가관을 구성해 2008년부터 계속 참가하고 있다.

유럽 방산 전시회 Eurosatory는 1967년 프랑스군 조달청의 주도로 30개 전시업체가 모여 시작했고, 오늘날 전 세계 모든 국가에 방위산업 관련 기술들을 선보이면서 유럽을 대표하는 전시회로 성장했다. 격년제로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되며, 60개국에서 1700여개 방산업체가 참여한다.

중동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의 국제 방위산업 전시회로는 IDEX를 꼽을 수 있다. 1993년에 처음으로 개최되었고, IDEX를 통해 중동국가들에게 새로운 무기체계를 소개함과 동시에 전시회 현장에서 천문학적인 무기거래 계약이 성사되기 때문에 각국 주요 방산업체들의 각축장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방산 전시회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인식한 미국이나 유럽의 선진국에서는 방산의 미래가 전시회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인식하고 있다. 각국은 저마다 국가적 수준의 대규모 국제 방산 전시회를 통해 기술선도형 첨단 고부가가치 무기체계 기술들을 선보이고, 타 산업과 동반성장할 수 있도록 파급효과를 도모하고 있는 것이다.

각국의 방위산업 현 주소를 체감하면서 미래 국방을 내다볼 수 있는 국제 방산 전시회는 방산의 혁신성장을 주도하고, 새로운 청사진을 제시하는 장이 된다. 아울러 기존의 현장 전시회와 함께 온라인 전시회가 병행 추진된다면, 융복합된 전시회로 언택트(Untact) 수출 채널도 활성화시킴으로써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극복하고 방산수출의 활로를 더욱 넓혀줄 수도 있을 것이다.

국내 방위산업이 코로나19 위기와 내수시장의 한계를 탈피하여 수출 주도형 산업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기 위해서는 국가적 차원의 국제 방산 전시회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 이를 통해 우리 국민들께 자랑스러운 ‘K-방산’을 알리는 동시에 해외 방산시장을 대상으로 기민하면서도 적극적인 홍보 전략을 펼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국내에서도 어려운 환경이지만 비교적 K-방역이 잘 관리되고 있어 코로나19 방역지침이 1단계로 하향됨에 따라 다음달 18일 'DX KOREA 2020'이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초청자 Only' 산업전시회로 정상 개최된다고 한다. 현재 UAE, 콜롬비아에서 육군총장급이 참석을 확정했고 방위사업청에서도 카자흐스탄 방사청장과 필리핀 획득차관, 필리핀 해군총장, 에스토니아 방산물자센터장을 초청하여 인도네시아, 영국, 미얀마를 비롯한 약 15개국 귀빈이 신속통로를 이용하여 공식 참석할 예정이다.

무엇보다도 완벽한 방역대책을 수립하여 어렵게 준비되는 방산전시회인 만큼 민이 주도하고 관이 적극 지원하는 협동성을 강화하여 침제된 방위산업의 신성장 동력의 계기가 마련 되기를 바란다.

김의철 기자  re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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