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네이버 연합, 풀필먼트로 이커머스 지각변동 신호탄 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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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네이버 연합, 풀필먼트로 이커머스 지각변동 신호탄 쏘다
  • 양현석 기자
  • 승인 2020.10.15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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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쇼핑 확장성에 CJ대한통운 배송 경쟁력 시너지 상상불가
로켓배송 앞세워 빠른 성장 거둔 ‘쿠팡’에게 가장 위협적 예상
풀필먼트 시스템이 갖춰진 CJ대한통운 곤지암 허브의 구조도.[사진=CJ대한통운]
풀필먼트 시스템이 갖춰진 CJ대한통운 곤지암 허브의 구조도.[사진=CJ대한통운]

 

“체급과 클래스가 다른 온라인 유통 공룡의 등장이다”

지난 14일 CJ그룹과 네이버의 협력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 유통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CJ그룹과 네이버의 연합은 지금까지 이커머스 생태계와는 전혀 이질적인 존재의 등장으로 해석되고 있다.

CJ그룹, 그 중에서도 물류 1위 기업인 CJ대한통운과 네이버쇼핑이 연합할 경우 그 파급력이 막대할 것이라는 전망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이미 포털로서의 경쟁력만으로도 네이버쇼핑(네이버페이 매출 제외)은 지난해 기준 온라인 쇼핑 업체 ‘탑3’ 안에 든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올해는 쇼핑만으로 거래액 20조원을 돌파하며 1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올 정도로 네이버의 파괴력은 강력하다.

네이버가 보유하고 있는 수천만명의 고객 데이터를 통해 활용할 수 있는 쇼핑 서비스는 무궁무진하다. 따라서 네이버가 이커머스 영역에 본격적으로 들어올 경우 가장 위협적인 상대가 될 것이라는 시나리오는 기존 이커머스 기업들에게는 주지의 사실이었다.

그럼에도 이커머스 기업들은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네이버가 물류 시스템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네이버의 이커머스 시장 본격 진입에 대응할 시간이 충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그러나 네이버는 이런 물류 장벽을 한 번에 허물 것으로 보인다. 그것도 물류 1위 기업인 CJ대한통운과의 연합을 통해 별다른 준비 없이도 가장 강력한 배송시스템을 보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CJ대한통운은 지난 상반기 풀필먼트 서비스를 구축해 운영 중이다. 풀필먼트는 이커머스 판매자의 물류 프로세스를 대행해주는 것을 의미한다. 이커머스를 통한 상품판매는 재고관리, 주문접수, 주문에 맞춰 상품을 선별해 골라내는 피킹(Picking), 포장, 라스트마일 배송, 반품회수 등의 물류업무가 발생한다. 이러한 물류업무들을 이커머스 플랫폼 사업자나 물류업체가 대행해주는 것이 풀필먼트다.

CJ대한통운 곤지암 풀필먼트 센터에서 작업자가 LG생활건강 제품을 주문에 맞게 선별하고 있다.
CJ대한통운 곤지암 풀필먼트 센터에서 작업자가 LG생활건강 제품을 주문에 맞게 선별하고 있다.[사진=CJ대한통운]

 

CJ대한통운은 지난 4월 LG생활건강과 풀필먼트 계약을 맺고 네이버 브랜드스토어에서 판매되는 LG생활건강의 상품을 고객에게 24시간 내 배송해주는 풀필먼트 서비스의 제공을 개시했다. 6월에는 생활용품 전문업체 생활공작소도 CJ대한통운 풀필먼트 서비스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즉, 쿠팡이 수조원을 투입해 구축한 ‘로켓배송’ 서비스를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의 협력으로 손쉽게 따라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에 더해 만약 네이버와 CJ대한통운이 자사 주식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상호 2대 주주가 된다면, CJ대한통운은 네이버쇼핑의 상품을 우선적으로 처리하거나 전용 라인을 제공하는 등의 혜택을 줄 수도 있다.

유통가에서는 이런 가능성 때문에 CJ와 네이버의 연합이 쿠팡에게 가장 위협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쿠팡은 자체 물류 시스템을 구축해 빠르고 안전한 ‘로켓배송’이라는 이커머스 최대 히트 상품을 내 놓으며 성장했다.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 하는 말이 나오게 하겠다”는 김범석 쿠팡 대표의 자신감처럼 대체 불가능한 ‘로켓배송’ 서비스는 쿠팡의 상징과도 같았다.

마치 ‘전가의 보도’와도 같았던 ‘로켓배송’의 경쟁력을 네이버도 보유하게 될 경우 쿠팡의 입지는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 유통가 전반의 분석이다.

한편, 이커머스 업계는 힘들게 성장시켜 온 이커머스 시장에 포털이 본격 진입하는 것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토로하기도 한다.

한 이커머스 관계자는 “네이버 같은 초대형 포털이 마음먹고 진출하면 장악하지 못할 온라인 영역이 얼마나 되겠나?”며 “네이버가 플랫폼 기능을 넘어서 배송 시스템까지 가진 ‘플레이어’로 뛴다면 결국 온라인 쇼핑은 포털의 하위 영역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제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측되는 CJ와 네이버의 연합이 이커머스 영역에는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업계 전체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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