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조 교수의 즐거운 골프룰]9.어떤 클럽을 사용했는지 물어보면 벌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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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조 교수의 즐거운 골프룰]9.어떤 클럽을 사용했는지 물어보면 벌타?
  • 안성찬 골프전문기자
  • 승인 2020.10.14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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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인행 필유아사(三人行 必有我師)’라는 논어에 나오는 공자님 말씀이 있다. ‘세 사람이 길을 걸으면 그 중에 반드시 스승이 있다’는 뜻으로 그 가운데 좋은 것은 가려서 따르고 좋지 않은 점은 고치라는 가르침이다. 그런데, 1팀 4인이 골프코스를 걸으면 그 중에 스승이 무려 3명이다. 어제 골프 시작한 사람이 오늘 골프 시작한 사람한테 레슨하는 것이 골프라지만 스승이 너무 많다. 
 
골프에서 어드바이스(advice)란 플레이하는 동안에 클럽선택, 스트로크 방법, 플레이하는 방법 등을 결정하는데 영향을 줄 의도로 하는 말이나 행동을 말한다. 하지만, 골프규칙, 홀이나 퍼팅그린, 벙커 등의 위치,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까지의 거리는 어드바이스에 포함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필드위의 플레이어는 자기 혼자 전략과 전술을 세워야 한다. 라운드 동안 플레이어는 그 경기가 열리고 있는 코스의 어느 누구에게도 어드바이스를 해서는 안 되고, 자신의 캐디 이외의 어느 누구에게도 어드바이스를 요청해서는 안 되며. 정보를 얻기 위하여 그 플레이어의 클럽이나 골프백을 만져서도 안 된다. 

주말골퍼들이 파3 홀에서 플레이하는 풍경은 규칙 위반 대잔치다. 내리막이 많거나 바람이 부는 날이면 먼저 샷 한 동반자에게 거리는 얼마를 보고 몇 번 클럽을 쳤냐고 물어본다. 그러면 그 골퍼는 친절하게 자신의 클럽을 보여주고 주의사항까지 얘기해주며 공략방향도 알려준다. 주말골퍼들이 동반자에게 어느 쪽을 보고 어떤 방식으로 몇 미터를 치라고 말해주는 것은 규칙 위반이고, 자신의 샷이 끝난 후에는 상관없지만, 자신보다 먼저 플레이한 동반자에게 몇 번으로 샷을 했는지 묻는 것도 규칙 위반으로 2벌타다. 궁금하면 몰래 봐야한다. 

플레이어가 라운드 동안 규칙에 의해 공식적으로 어드바이스를 요청할 수 있는 사람은 자신의 클럽을 운반하고 그 밖의 도움을 주는 캐디뿐이다. 캐디는 클럽선택, 스트로크 방법, 플레이하는 방법 등을 알려줄 수 있고, 돌, 나뭇잎, 나뭇가지 같은 루스임페디먼트와 고무래, 방송카메라, 거리나 페널티구역 표시말뚝, 고무호스 같은 움직일 수 있는 장해물도 제거할 수 있다, 

하지만 상대방에게 컨시드하기, 드롭하기, 구제결정하기 등은 할 수 없고, 특히 플레이어가 스트로크를 위한 스탠스를 취하면 고의로 플레이 선이나 그 선 가까이에 서있으면 안 된다. 또한, 플레이어가 집어든 볼을 놓아줘서도 안 된다. 라운드 동안 캐디가 한 행동에 대한 책임은 플레이어에게 있으며, 캐디가 규칙을 위반하는 경우에는 플레이어가 페널티를 받게 된다.

리 하오통(중국)이 2019년 1월 유러피언투어 두바이데저트클래식 마지막 라운드 18번홀(파5) 그린에서 캐디가 1m 남짓 되는 내리막 버디 퍼팅의 얼라인먼트(alignment: 정렬)를 도왔다는 이유로 2벌타를 받아 10만 달러의 손해를 봤고, 애덤 솅크(미국)는 2019년 3월 PGA투어 혼다 클래식 2라운드 17번홀(파3)에서 벙커샷을 하는 상황에서 캐디가 공의 후방에 서있었기 때문에 규칙 10-2b 4항 '캐디의 위치 제한' 위반으로 2벌타를 받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본인이 아닌 캐디가 규칙을 위반한 것이지만 플레이어가 그 책임을 진 것이다.  

이렇게 중요한 캐디도 주말골퍼 4명이 1명의 캐디를 쓰듯이 둘 이상의 플레이어들이 한명의 캐디를 공동으로 쓸 수도 있지만, 어떤 경우든 한 번에 두 명 이상의 캐디를 동시에 써서는 안 되며 위반 시에는 2벌타다. 결국 한 여자를 두고 두 남자가 벌이는 삼각관계의 사랑싸움은 괜찮지만 한 남자가 동시에 두 여자를 사귀는 양다리는 규칙위반이라는 것이다. 

형제처럼 지내며 늘 함께 라운드를 하는 동료들 중의 한 사람인 이교수는 자기 아내를 끔찍이 사랑하는 사람이다. 한 번은 원주 근교 P골프장에서 라운드를 하는데 그 날도 이교수의 친절한(?) 필드레슨이 계속되었다. 보다 못한 캐디가 후반엔 진행상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충고를 했고, 결론적으로 전반 9홀 53타로 헤매던 혜옥씨는 후반 보기 1개, 더블 보기 1개로 39타를 기록하며 서방님으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했다고 한다. 사랑이 일방적이면 집착이 되듯 요구하지 않은 일방적인 레슨은 간섭일 뿐이다.

글/정경조 한국골프대학교 교수, 영문학 박사. 저서: 말맛으로 보는 한국인의 문화, 손맛으로 보는 한국인의 문화, 살맛나는 한국인의 문화, 詩가 있는 골프에 山다, 주말골퍼들이 코스따라가며 찾아보는 골프규칙(공저)
 

안성찬 골프전문기자  golf@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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