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코나EV 화재로 우려 증폭...신뢰도 하락에 구상권 행사까지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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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코나EV 화재로 우려 증폭...신뢰도 하락에 구상권 행사까지 가능
  • 김국헌 기자
  • 승인 2020.10.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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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7만7000대 글로벌 리콜 실시, 리콜비용 조단위 예상...배터리 문제시 LG화학에 구상권 행사 가능
LG화학의 배터리 안전성 이미지에 치명타 ...배터리 문제 입증되면 고객 이탈 우려

코나EV에 대한 화재 원인으로 국토부가 '배터리 셀 제조불량' 가능성을 지목한 가운데, 이를 제조한 LG화학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현대차가 배터리 안전성 이미지 저하로 인한 고객 이탈은 물론 최악의 경우 배터리 문제로 결론 났을 경우 비단 천문학적 액수의 리콜관련 구상권 배상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코나 리콜정보.
코나 리콜정보.(국토부)

지난 8일 국토부는 차량 충전 완료 후 코나 전기차에서 고전압 배터리의 셀 제조 불량으로 인한 합선으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에 LG화학은 곧바로 국토부의 ‘배터리 셀 제조 불량’, ‘제조 공정상 품질 불량’ 발표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LG화학은 “국토부가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표했다”며 발표 일체를 부정했다. 

같은 날 현대차가 "(책임을) 인정한다"면서 "완벽하진 않지만 솔루션(해결책)을 일부 찾았고 리콜할 계획"이라며 화재 사고를 어느정도 인정한 것과 대조적이다. 

LG화학 입장은 코나 전기차에 LG화학의 배터리셀, 현대차의 배터리관리시스템, 현대모비스의 냉각시스템 등 여러 장치와 시스템이 들어가 있어서 단순히 배터리셀 문제로 보기 어렵다는 것.

또 코나 EV에 공급된 LG화학 배터리 셀은 르노, GM 등의 전기차에도 사용됐는데 화재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도 근거로 꼽고 있다. 

LG화학이 당국의 발표를 수긍하지 않는 이유는 ‘배터리 셀’이 화재의 원인으로 지목되면 책임을 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배터리 셀을 제조해 납품한 것이 LG화학이므로 이를 인정할 경우 화재의 최종 책임이 LG화학으로 향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이 정부의 공식 발표를 인정할 수 없다고 나선 것인데 LG화학으로서는 그만큼 심각하고 절박한 사안이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베터리 셀 문제로 확정되면 현대차 리콜비용 청구가능

LG화학과 관련된 가장 큰 우려는 현대자동차의 리콜비용 구상권 청구다. 현대차는 원인이 베터리 셀로 확정되면 대규모 리콜에 따른 비용에 대한 구상권을 LG화학에 청구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코나EV의 리콜 사태로 조 단위의 비용이 들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2017년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제작된 코나EV 7만7000대를 리콜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지난 8일 국내에서 2만5564대를 리콜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북미 1만1137대, 유럽 3만7366대, 중국과 인도 등 기타 지역 3000여대 등 해외에서도 5만1000여대를 리콜하게 된다.

해외에서도 리콜을 진행하는 것은 화재사고가 해외에서도 일어났기 때문이다. 
 
코나EV는 작년 7월 캐나다에서 주차 중 화재가 접수되고 같은 해 9월 오스트리아에서 주행 중 불이 나는 사고가 확인되는 등 해외에서만 그동안 총 4건의 불이 난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에서는 지난 4일 대구 달성군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난 화재를 포함해 9건의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발적 리콜로써 문제해결의 의지를 현대차가 드러냈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긍정적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지난 4일 오전 대구 달성군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코나EV 화재 사고가 일어났다.
지난 4일 오전 대구 달성군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코나EV 화재 사고.

문제는 LG화학이다. 막대한 리콜비용을 현대차가 구상권 행사하게 되면 LG화학은 회사가 휘청일 만한 손실을 입을 수 있다. 더구나 LG화학은 배터리사업부분을 분사해 12월1일부로 'LG에너지솔루션'으로 분사할 계획인데 이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우려할 만한 대목이다.
 
현대차는 리콜 대상 차량의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을 업데이트한 뒤 배터리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배터리를 교체해줄 방침이다.

리콜대상차량 중 1만3000대가 배터리팩 전체를 교환할 경우 약 2000억원이 소요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리콜대상차량이 7만7000대에 이르므로 배터리팩 교환 규모에 따라 리콜비용이 1조원을 넘길 수도 있는 상황이다. 배터리업계에서는 배터리로 인한 화재라는 것이 입증되면 LG화학이 배터리 교체 비용 대부분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예상한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명확히 비용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배터리 교체 규모에 따라 현대차의 리콜 비용도 커지게 되고, 구상권 행사시 LG화학의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며 "구상권 행사 규모에 따라 회사가 심각한 영업이익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올해 LG화학의 영업이익은 2조1649억원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리콜비용이 포함되지 않은 것이다. LG화학은 지난해 ESS 화재사고로 인해 영업이익이 8956억원으로 전년보다 60% 감소한 바 있다. 

물론 배터리 자체결함임이 입증되더라도 현대차가 구상권을 행사하지 않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삼성전자도 갤럭시노트7 발화사고 후 배터리가 발화사고의 원인이라고 밝혔지만 삼성SDI와 중국 ATL에 구상권을 청구하지 않았다. 

배터리 안전성 이미지 타격입을까 우려 커져

중장기적인 이미지 타격도 문제다. 화재사고 원인으로 배터리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 입증될 경우 LG화학의 배터리 안전성 이미지에 치명타가 예상된다. 

LG화학은 이미 ESS(에너지저장장치) 화재사고로 안전성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연이어 발생한 ESS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정부 주도 원인조사위원회는 지난해 6월 1차 발표 당시 관리부실 등 외부 요인이 더 중요하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ESS 화재가 추가로 발생하자 올해 초 2차 발표 때는 배터리 이상을 지목했다. LG화학과 삼성SDI는 배터리 이상이 아니라고 부인했으나 최근까지도 책임공방이 이어졌다. LG화학은 ESS 화재로 4543억원의 영업손실을 봐야 했다. 지금도 삼성화재 등이 LG화학에 ESS화재로 인한 구상권 청구소송을 진행하는 중이다. 

이번 코나EV 화재는 ESS 사태보다 심각할 수 있다는게 업계의 예상이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ESS보다 훨씬 큰 데다 전기차 배터리 화재는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자료: SNE리서치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LG화학의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25%로 전세계 1위다. LG화학의 배터리 관련 특허도 2만2016건으로 세계 1위다. 

자칫 코나EV 화재사고가 국토부 발표대로 배터리 제조상의 문제라면 LG화학은 고객사인 자동차업체들의 신뢰를 잃을 수 있고, 이는 시장점유율 하락으로 연결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현대차와 거래가 끊길 가능성도 있다. 현대차 뿐만 아니라 테슬라, 포르쉐, 아우디, 르노, 쥐엠 등 LG화학으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는 업체들도 물량을 줄이거나 공급 중단을 선언할 수 있다. 반대로 점유율을 높이려는 SK이노베이션, 삼성SDI, 중국 CATL에게는 호재가 된다. 

이번 사건은 LG화학의 뒤를 바짝 쫒고 있는 중국 배터리 업체 CATL 배터리의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이 생기며 상대적으로 안전한 LG화학 배터리의 평가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일어났다. 지난 8월 12일과 23일 CATL 배터리를 탑제한 중국 광저우기차(GAC)의 모델 ‘아이온S’가 갑자기 불타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9월까지만 해도 업계에서는 CATL 화재 덕분에 LG화학을 위협하던 불안 요소가 많이 사라졌다고 내다봤지만 지금은 (LG화학 배터리) 신뢰도나 이미지에 타격이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코나EV 화재사고는 현재 당국주도로 현대차, 현대모비스, LG화학 등의 합동 조사가 진행 중인데 이르면 다음달 조사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셀 쪽의 문제인지 아니면 제조상의, 결합상의 문제인지를 확인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이같은 우려들과 관련 "코나19 화재 원인과 관련한 합동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으며 아직 결론난 것이 없는 만큼 이번 코나 EV 화재 사고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말씀 드릴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김국헌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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